전부터 수 없이 들어왔던 쥬논 작가님의 앙신의 강림,
천마선 등.... 판타지나 무협에 발을 들인 사람이라면
한번씩은 다 읽어보는 작품으로 들었는데 읽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히 친구덕에 손에 들어와 읽게
됐습니다. 처음에 현실 그 이상으로 과장된 잔인한
묘사에 상당히 불쾌했지만 계속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내용전개도흥미롭고 필력도 나쁘지 않았고
저는 밤을 새며 빠져들었습니다. 겁쟁이지만 착한
베리오스가 한걸음씩 성장해 나가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베리오스와 커눌의
비밀에 대한 궁금증도 더 커져갔습니다. 그리고
커눌과 베리오스가 동일인임이 밝혀졌을때도 상당히
충격적이였고 읽었던 내용을 돌이켜보면서 잘
짜여져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베리오스가 그렇게 버려질 줄은 몰랐습니다.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 베리오스의 봉인 풀렸을 때 저는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베리오스란 캐릭터에
상당히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곤륜산에 들어갔을
때 저의 감정은 마치 티비 채널을 돌리다 격투기
채널이 나와서 잠깐 보는듯한 기분이였습니다.
마왕이 어떻게 되도 별 감정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종리권에 의해 계속 언급되었던
세 시녀와 시나아에 대한 비밀이 밝혀졌을 때
저에게는 한 번 더 배신감이 일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니 기분이 허무하더군요. 밤을 새어가며
읽었던 시간들이 부정당한 느낌이었습니다. 가슴
설렌 첫사랑을 떠올리던 베리오스와 시오나의
풋풋한 사랑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던 거미여왕과의
우정도, 착한 심성을 가진 베리오스도, 북해제에 대한
처절한 복수도, 단지 어디서 튀어나온 마왕이 서몬헬
쓰고 싶어서 설계한 장치라는 걸 알았을 때 상당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세 시녀가 마왕에게
축하를 건냈을 때는 그 셋이 인형같다고 느꼈습니다.
들어보지도 못하고 들을 수도 없겠지만 목소리도
특색없이 하나같을 것 같았습니다. 저에겐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말이었습니다.
//문피아에 글 올리는 건 처음인데 글이라곤 초등학교 때 일기도 제대로 안 쓰던
조악한 제 글을 읽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폰이라 줄이 좀 이상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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