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마공서까지는 아니지만 어처구니 없는 진행과
어이없는 문장 나열들 몇몇이 눈에 띄는군요..
요즘 장르문학에서 판을 치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원한을 갖고 집착을 갖는 (대부분은 내 자존심을 뭉개네 마네 하는데
이런류의 케릭터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정말 고고한 자존심을 가진
사람을 주변에서 못 봤나 봅니다.) 소영주는 그렇다고 넘어갔습니다.
수년만에 만난 동네 오빠가 밥 해주고 사채빚 갚아주고 해서 사랑에
빠진듯한 뉘앙스야 뭐 그럴 수 있겠죠.. 그러다보니 당연히 난생 처음 보는
암시장에서 뭐 갖고 싶다고 내색 팍팍 하며 된장짓 하는것도 넘길 수 있고요..
그런데...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던 소영주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간책이랍시고
쓰는게.. 대놓고 “걔가 시켰음, 넌 걔한테 속았음, 그리고 앞으론 이런 일이
벌어질 것임~“ .....
장난합니까? 명색이 왕국에서 내로라는 상단의 후계자고,
대영주라는 귀족가의 후계자 중 한 명입니다. 일이 벌어질 당시에야
경황이 없어 그런다 쳐도, 탈출하고 풀려나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사태 파악 해보면 누구나 다 알 법한 이간책 같잖은 국민학생이나 속을 행태인데,
그런 엘리트들이 저것에 속아넘어갑니다. 증거가 있든 없든 보통 저정도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수많은 경우의 수 를 상정하고 증거가 너무 명확해도
너무 명확한 증거에 의심을 품게끔 배워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어리다 쳐도,
그들의 보호자들은 너무나 간단히 “그럼 가서 쳐죽여” 라고 해버리죠.
그 상대가 조만간 백작이라는 한 왕국의 몇 안되는 대영주가 될 확률이 높은
귀족가 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나,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나 전혀
고려하지도, 숙고하지도, 의심해 보지도 않은 상태로 말이죠.
뭐 여기까지만 해도 그냥 넘길만 하다고 치겠습니다.
그런데, 본문에 나온 이 두 문장 때문에 읽는 내내 거슬려서 더 이상 읽기가
힘들어 지는군요.
앞서 언급한 이간책(?)을 쓸 때 기사급 인물을 마나 구속구를 채워서
납치합니다. 하지만 이간책을 쓴 후 (위에 언급했다시피 “여기 소영주가
니 형이랑 짜고 널 죽이려함”이 전부인....) 알아서 탈출하게끔
하기 위해서 일부러 작동하지 않는 마나 구속구를 채운 상황인데요,
본문에 정확히 이렇게 써 있습니다.
“분노가 가득 차오르자 몸 안에 깃든 마나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그것을
느낀 판크의 눈이 번쩍 빛났다. 마나 구속구는 상당히 비싼 품목이다.
그러다 보니 종종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마나 구속구들도 있었다. 어쩌면
이것도 그런것일지 몰랐다.“
???????????????;
비싼거랑 불량품이 있는 것의 상관관계는 뭘까요? 보편적으로
비싸면 품질이 어느 정도 보증 된다의 근거이지 불량품의
근거는 아니지 않을까요? 이렇게 간단한
상황 설명을 하면서도 저런 훌륭한 논리력을 보여주는 이 작가의
엄청난 필력이 삽시간에 뇌리에 박히며 “왜 비싼데 불량품이? 왜 비싼데
불량품이?“ 하는 환청이 들리며 몇장 더 보다가 그냥 덮고 말았습니다.
정말 요즘 수준 이하의 장르문학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어마어마한 필력을 자랑할 필요도 없고, 정밀 기계로 깎아낸
조각마냥 완벽한 시나리오와 철저히 계산된 개연성도, 논리성도 필요 없는
장르입니다. 검강의 형성 과정을 물리학적으로 논리있게 쓸 필요도
없고, 헬 파이어 구동 원리에 대한 심오한 고찰과 논리적 근거도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소설’ 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나오며, 스스로 ‘작가 아무개’ 라는
이름을 갖췄다면, 자신이 쓰고 표현하고자 하는 상황 묘사 정도는 똑바로 하고,
사람마다의 그 행동을 하게 되는 ‘동기’와 그에 따른 ‘행동’의
표현에 있어서 ‘설득력’은 갖춰야 하는게 아닐까요?
예술 대학도, 예술 고등학교도 아닌 예술 중학교 2학년짜리
문예창작과 학생한테 몇몇 설정과 기본 시놉시스 던져주고
‘자 이런 토대에 살을 붙여서 글 좀 써보렴’
해도 훨씬 뛰어나게 쓸 것 같은 책들이 범람하는 요즘의 장르문학이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금강님이 활동하던 시대의 진중함과 중후함,
좌백님으로 대표되던 시대에서의 내츄럴리즘에 가까운 처절함과 리얼리즘의
바톤을 이어받은 현 세대의 결과물이 대부분 이따위라니.. 정말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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