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주 오래전 만화를 뒤적일 때면, 온 몸에 소름이 좌아악 돋아요. 지금 우리들이라면 생각도 안할... 무언가 닭살돋는 분위기.
'미스터 초밥왕' 이라는 만화를 보면서도 그랬어요. 음... 등장인물 들간의 우정을 다지는 말, 서로 힘내자, 뭐 이런 종류... 보면서 참 이런 닭살스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들 하는구나 했지요. 어떻게 보면 유치해 보이기도 하고...
유성호접검 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뭐 사나이간의 우정을 말하는 것 이라던지, 표현도 센스있는 담백한 표현 이라기 보단 약간 유치해 보일 수 있는 느낌.(이를 테면... '청춘만화'? ㅡ.ㅡ;;)
여튼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뭐 이게 주는 아니구요...(읽다 그런 느낌을 문득 받았는데 이게 유독 강렬하게 느껴져서^^ 왜냐면... '미스터 초밥왕'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이런 느낌이 싫지 않았거든요. 유치하게 느껴지는 만큼, 감동이 더 있고 '그래 아무리 그래도 이것이 바로 우정인거지!'하면서... 불타올라서, 주저리주저리 - -;)
인제 처음에 반전에 반전, 또 반전이 이어질때는 전혀 예상을 안 하고 있던터라 '아니! 이 사람이?!' 이랬었는데...
나중에는 어느정도 추측을 해가며 읽었죠. 아, 혹시 이 사람은 아닐까, 아 혹시 저 사람이?!
근데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
특히 율향천 말이에요. 대부가 그 사람이 배반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한당을 죽이라고 시켰던 일이 있었잖아요.
그 때 읽으면서 저는 '이 사람은 정말 아니구나!'란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게 꼭 그 사람의 행동이 계획적이고, 주도면밀 해서 그렇게 느껴진것만은 아니고요,
율향천이 죽이러 갔을 때의 그 상황에서... 분명히 심리묘사도 되어 있었는데 말이에요. 왜, 율향천은 일단 자기를 철저히 믿게 만들게 해야 하기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대부 및 기타 등등) 보이는 행동에는 규제가 있을수 있지만, 자기 혼자 생각하고 있는 거는 그럴 필요가 없잖아요. 그래서 나는 그때 그가 보여줬던 심리 상태등 까지 종합해서 그는 절대로 배반자가 아닐 거라고 믿었었는데...ㅠ.ㅠ;;;
근데 또 이런 생각도 들어요. 사실 이건 그가 배신을 한게 아닐거라는 나의 믿음이 너무 확고했어서 그가 나중에 배반을 했다는 것이 밝혀지니까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아주아주 자세히 볼 생각도 해봤어요.
혹시 내가 그때 잘못 판단 한걸까, 못보고 지나친게 있었던 걸까, 왜 그때 이 사람 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에.
하지만... 그건 일단 미뤄둔 상태.
절로 책장을 뒤로 넘기게 하는 이 책의 매력에 안 넘어가고는 못 배길 상태였거든요.
이걸 읽고 나서는 기분이 정말로 좋았어요.
이렇게 책에 빠져들어 보기도 정말로 오랜만 이었거든요. 우와... 정말로,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시간은 세네시간이 지나있고, 책은 어느새 맨 마지막 페이지에 와 있어요. 사실 처음 1권을 읽기 시작할땐, 너무나 엉성해 보이는 번역체에 과연 내가 이걸 끝까지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약간 불안을.
하지만 그건 정말로 오산이었죠. 오히려 이번만큼 강력한 흡인력을 가진 책을 만나보기는 거의 처음인것 같았다구요! 꼭... 내가 예전에 무협을 처음 봤을때, 숨도 안 쉬고 책장을 넘기게 만들었던 그때 그 무협을 보는 것 같았어요.
뒷 내용이 궁금해 두 발을 동동 구르고, 팔짝팔짝 뛰게 만드는 그 느낌! 으흐~~~
아까 위에서 유치하다느니, 뭐 닭살이라느니.. 그런 말을 했었는데, 또 아주 정반대의 느낌도 주는게 참 좋단 말이에요...
센스를 느끼게 하는 감각적인 구성 이라고 해야되나, 한문장, 한문장. 대화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소름끼치게 하는(아까 닭살이랑은 다른 의미예요. ㅎㅎ) 긴장감...
그리고 또 음... 등장인물 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에서 많은 공감이라던지, 이걸 그냥 재미라고 하면 되려나?
그리고 전 이런 것이 하나 있었는데, 왜 어떤 작품을 보다보면... 뒷 내용은 엄청 궁금해 죽겠는데, 내가 원하는 주인공은 안 나오고 자꾸 부수적인 인물들 얘기만 나오고 그러는 거... 그러니까 음,맹성혼이 주인공인 것 처럼 보이는데, 어떤때는 정말 대부 얘기만 좌라라라라락 나오고 맹성혼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다른 것을 읽으면서 이와 비슷하게 나갈때는 정말로 답답해서 그 부분을 그냥 넘기고 보고 그랬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가면 '? 이게 대체 왜일지 ㅡㅡ;;' 이랬었죠..ㅠㅠ
아, 요지는, 요고 읽을때는 안 그랬다는 거여요. 어느 누구의 얘기든, 그 얘기 하나하나에 빠져들어서... 그래서 책이 더 재밌고 이해가 잘된것 같은. ^^
으음~~~
이건요... 언니를 위한(?) 감상이에요. 그래서 그냥 편한 마음으로 썼어요...(말투가 웃기죠??)
참 재밌게 읽어서, 이거 읽은 다음에 기분이 너무 좋아서 다른 것들도 막 읽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보보노노 읽다가 일케 올라왔음. ^^
역시 책이란 좋다는 생각...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