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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자공
작성
08.09.02 14:13
조회
1,589

작가명 : 기신

작품명 : 무영

출판사 : 문피아 연재중.

필자는 사실 끝이 나지 않는 글에 대한 감상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벌써 몇 번째 감상문을 쓰는 것은 그만큼 그 글에서 느끼는 바가 특별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기신님이 작연란에 연재하고 있는 '무영'은 특별한 글이다. '무영'은 마도천하를, 파멸지계를 꿈꾸는 마도의 하늘, 천마를 대적하기 위해 탄생한 천룡들의 이야기며, 또 세계의 진실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음모에 대한 이야기다. 이러니저러니 얘기하고있지만 결국에 요는 천마와 대적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하지만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 아니라, '무영'에 등장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이다.

주인공 무영, 마후 안지나, 구마루주 기세하, 해릉왕 완안양, 해릉왕의 사랑 사유리와 그외 등등.

'무영'에서 이들은 저마다 의지가 있고, 꿈이 있다. 그래서 재밌다. 천마를 제외하곤 절대적인 악이란 없다. 또 절대적인 선도 없다.

'무영'에서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꾸준히 묻는다. 과연 '충(忠)'이란 무엇인가. 주인공 무영의 과거에서, 비영문을 만들면서, 충의의 화신 악비를 만나면서, 주인공은 끊임없이 '충'에 대해 고뇌한다.

'무영'에서 묻는 '충'은 달리 말하면 그 사람이 품은 의지와 신념이다. 누구의 강요가 아닌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자신의 신념에 의해서, 사람은 저마다 제 갈길을 가고, '충'을 바친다.

그런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사유리다. 그녀는 대의라거나 세속의 선악보다는 본인의 감정에 지극히 충실한 사람이다. 그녀는 천룡회시절 완안양에게 속아 마음을 뺏겼지만 그리고 그 완안양이 천룡회를 배신했지만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않는다. 그저 마음 속에 이는 감정에 충실할 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녀는 완안양을 사랑하지만 곁에 머물 수 없다. 왜냐면 그녀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랑못지않게 재미라는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녀의 의지고, 신념이며, 곧 '충'이다.

이 때문에 사유리는 매력있다.

충의의 화신 악비는 어떤가.

농부에서 시작해 남송을 떠받드는 기둥이 되기까지 그는 마음 속에 자리한 '충'을 한시도 외면한 적이 없다. 황제가 의심하고, 죽음을 내리는 그 때까지도.

그래서 악비는 중요하다. 주인공 무영에게 의지와 신념을 알려준 인물이며, '충'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뇌하고, 그 답에 가까울 수 있게 도와주는 인물이다.

이 둘외에도 '무영'에 등장하는 대다수 인간군상들은 자신만의 의지와 신념이 있고, 꿈이 있으며, '충'의 대상이 정해져있다. 반면 주인공 무영은 고뇌하는 자다.

자신의 의지와 신념은 있을 지언정, 무엇을 위한 의지와 신념인가에 대한 생각은 확고하지 못한 자다. 그렇기 때문에 무영은 '충'에 대해 고민하고, 의문을 갖는다.

자신의 과거와 악비와의 만남, 지금까지 겪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아직도 부족하다. 아니, 부족해야 한다.

무영이 자신의 신념과 의지에 대한 확신을 갖고, '충'에 대한 답을 찾는 순간, 이 글은 끝이 날 것이기에.

이외에도 '무영'에 등장하는 안지나, 기세하, 완안양, 수련, 진회 등 저마다 사연을 갖지 않는 이가 없다. 그건 마도의 하늘, 천마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대립할 수 밖에 없는 건 저마다 지닌 의지와 신념이 다르기 때문이며, 곧 '충'의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영'은 특별하다. '무영'은 생각하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묻는 글이다.

"과연 너의 '충'은 무엇인가? 너의 의지와 신념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끝으로 '무영'에서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사유리다. 가장 매력적인 사람인 반면, 가장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사람이 사유리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생각일뿐이지만.

설사 기신님이 이러한 것들을 의도하지 않았다해도 상관없다. 글 속에 작가가 담은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 독자의 자세일테지만 어디 그것이 모든 독자의 자세일 수 있겠는가.

이런 독자도 있으면 저런 독자도 있는 법.

필자는 진의를 파악하는 대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을 취했다.


Comment ' 3

  • 작성자
    Lv.86 몰과내
    작성일
    08.09.02 20:32
    No. 1

    모르는 작품이지만 당장 읽어보러 가고 싶게 만드는 멋진 감상문이네요.
    전체적으로 내용누설도 경미해서 흥미를 절로 동하는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몰과내
    작성일
    08.09.02 20:34
    No. 2

    모르는 작품인줄 알았더니 8회까지 읽다가 읽다가 두달이나 소식이 없어서 까맣게 잊던 작품이군요. 언제 이렇게 연재가....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기신
    작성일
    08.09.05 17:57
    No. 3

    늦게 봤군요. 감상 정말 감사드립니다. @@!
    기신보다도 <무영>을 정확하게 파악하셔서 뭐라 덧붙일 말이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보아주시는 독자분이 계시다니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더 주의하고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사유리에 대해서는 청소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더 매력적이어야 하고 더 제대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애석하게도 다른 독자분들을 납득시킬만큼 기신이 제대로 쓰지 못했습니다만...
    나중에 사유리만 나오는 장을 하나 만들 예정입니다. 그때 좀더 제대로 묘사해보겠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__)

    게쁘리님께 대답드리자면.....
    실은 당시 <무영> 자체가 무척 천천히 연재되던 때라;; 게다가 중간에 알고보면 6개월 공백도 있습니다. =_=;; 앞으로는 최소한 주당 1회는 연재할 테니 주기는 걱정 않으셔도;;

    즐거운 밤 되시기 바랍니다. (_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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