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우각
작품명 : 십전제
출판사 : 뿔미디어
감상글에 앞서 장황하게 늘어놓을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무협, 판타지 를 읽을 때 바라는 것은 바로 글에 빠져서 동화되길 바란다는 것이죠. 물론 여느 소설에도 바라는 것이긴 하지만 유독 순수하게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도록 요구받는 장르문학에 있어서는 그러한 성향이 강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십전제야 말로 저에게 있어서 그러한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각님의 작품들.. 명왕전기, 천인혈, 일대검호.. 그리고 십전제까지.. 꽤 많이 봤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그 중 이 십전제는 적어도 저에게는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생각하는 바가 다를수도 있지만..) 사실 위의 책들 중 명왕전기와 천인혈은 완결까지 다 읽지 않았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죠. 솔직히 명왕전기와 천인혈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 군요. 다만 밑에 감상문을 쓰신분과 비슷한 감정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대검호.. 어둠과 싸우는 회색빛전사.. 말그대로 너무 어중간 했습니다. 정도 마도 아닌.. 복수를 위해 싸우는 친구들의 영혼을 짊어진 사내. 하지만 결론은 정이었죠. 결국 나쁜놈과 싸워서 영웅이 될거다라는 추측은 들어맞았고, 그것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세상과 동떨어져서 싸운 외로운 전사의 이미지는 머릿속에서 싹 사라지면서 글에대한 실망감만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십전제.. 첫 부분에 나옵니다. 마와 싸우기위해 자신이 마가 되고 딱 일년만 세상에나와 활보를 할것이다. 결론은 이미 주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거침없이 파괴하고, 또 파괴하고.. 정말 일관성있게 악마처러 파괴만 일삼습니다. 마치 자신이 모조리 파괴하여 무(無)로 돌려놓은 상태에서 동생 천우경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기를 바라듯이.. "하지만 속으로는 동생을 위해 어쩔수 없이 저러기 때문에 스스로도 힘들어 하고 있을것이다"라는 우리의 추측을 여지없이 짓 밟아 버립니다. 아니.. 주인공은 책을 읽는 우리에게 조차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좌불안석으로 책에 빠져드는 것이지요. 마지막 천마와의 대결..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낄때의 장면에서.. 사이코와 같은 주인공에게 질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연민을 품게 만듭니다. 하지만 결코 동정할 수도.. 그렇다고 공감할수도 없는 주인공...
우리가 항상 보아왔던 주인공이 마도에 속한 소설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은 주인공은 항상 마지막에 최고 악인과 싸워서 모두의 추앙을 받는 영웅이 된다는 것입니다. 알면서도 보지만 정적 보고나면 허무하죠. 십전제도 마찬가지로 영웅이 됩니다. 무언가 다르죠. 동생이 대신 영웅이 되어서? 아니면 2부가 나오기 때문에? 역시나 주인공이 죽다 살아나서? 전 결코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라는 점이 정확하겠지요. 단순히 2부가 나오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십전제 천우진의 싸움은 끝이 났고, 2부에서는 진우명과 철군패의 싸움일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수 있죠. 마지막 순간을 몇번을 읽어보아도 알수가 없는게 있습니다... 마지막에 천우진한테 말을 건 사람은 누굴까.. 현위양? 관철악? 천우진은 어떠한 상태로 살아난걸까.. 그것을 위해 누가 희생한것일까.. 왜 마해가 졌을까..현위양은? 정말 얄밉게도 작가님은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마지막에 차마시는 소리로 보아 천우진은 살아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가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싸움은 끝이 났고 천마는 죽었습니다. 완결이지만 독자에게 오히려 더 궁금증만 불어넣으며, 십전제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게 만들고 있죠. 이러한 점들이야 말로 다른 소설들과 다른 점이 아닐까..합니다.
십전제.. 솔직히 하루가 지난 지금도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빌린지 한시간 반만에 다 읽어버렸지만 아직도 갔다주질 못하고 있죠. 그만큼 십전제에 제 마음을 뺏겨버렸다는 것이 맞는 말일것입니다. 책 말미에 다른 현대 무협을 쓸지 2부를 쓸지 고민중이라는 작가님... 작가님을 만나면 "빨리 2부를 써요!!" 라고 협박이랃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 10권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사검영이 간단히 죽는 장면이었죠. 그렇게 간단히 죽어버릴 정도로 비중이 없는 인물이 아닌데.. 아무래도 천마와의 싸움을 더 비중있게 다루기 위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네요..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