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영훈
작품명 : 일도양단
출판사 : 청어람
보표무적의 작가 장영훈의 두번째 작품이 드디어 완결이 되었다. 보표무적에서의 따스함을 기억하고 있기에 선택하는데 망설임은 없었고, 7권의 책장을 덮고서 이 글을 쓴다.
이번 작품의 기본 소재는 질풍조. 강호의 음모를 진압하는 조직이다. 그렇기에 작가의 치밀한 구성은 필수이며, 한두가지의 조그마한 오류도 책을 덮게 만드는 치명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염려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고, 읽어가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적절한 반전과 더불어 비밀을 파헤치는 전개는 우선 합격이라고 본다. 본인도 완전히 분석하면서 읽은 것이 아니기에 100% 완벽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으나 작가의 역량으로 보건대 앞으로 더욱 나아질 것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보면 작가의 색을 알 수가 있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은 검정색이 있는가 하면, 한없이 침잠해 들어가는 짙은 파란색, 혈향이 짙게 풍기는 빨간색, 어머님의 품과 같이 포근한 노란색 등등...물론 이와 같은 색의 느낌은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임을 밝힌다. 일도양단을 읽으며 엿본 작가의 색채는 약간은 진한 노랑이었다.
유년기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주인공 기풍한. 그와 운명적으로 만난 소년소녀들. 그들도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주인공은 큰 형이었으며, 큰 오빠였고, 때로는 엄한 아버지이자 다정한 어머니였다. 이들이 서로의 아픔을 쓰다듬어주면서 강호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하여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
완결까지 읽고 나서 작가 임준욱의 글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분이고, 모든 작품을 전권 소장하고 있다. 국내 무협작가들 중 정(情)이라는 테마를 가장 잘 살리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약간 이른 이야기이기는 하나 장영훈님에게서 임준욱 작가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완결권을 덮고 눈을 감았을 때,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면서 개운한 글. 생각처럼 흔하지 않다. 무조건 주인공이 적들 다 깨부시고 여자들 줄줄이 꿰어서 심산유곡에 틀어박힌다고 모두 이런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신인의 껍질을 벗고 있는 장영훈님이지만 본인은 그가 작품활동을 계속하며 대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나에게 있어서 임준욱 작가와 같은 분이 한 명 더 생긴다는 것은 삶이 더욱더 윤택해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물론 아직은 2% 부족하다. 보표무적과 일도양단을 모두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분위기가 몹시 흡사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은연중에 작가의 내면에 자리잡은 틀을 깨부시고 높게 비상하길 바란다.
P.S : 장영훈 작가 글의 에필로그에서는 공통적으로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밀고자 하는 용감한 토끼들이 등장한다. 읽어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것이다. ^^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가장 재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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