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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도로시아
작성
08.01.12 12:34
조회
1,120

작가명 : K.L

작품명 : With Wish

출판사 : 문피아 연재 중.

부족한 글 솜씨가 작가님께 누가되진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지금부터 적을 감상 글은

편히 읽고, 편히 쓸 수 있도록

말을 높이지 않는다는 점, 양해바랍니다.

이 글은 내 문피아 입문작이다.

그리고 내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작품이며,

지속적으로 이곳에 들어와 글의 유무를 체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첫 만남은 단순했다.

With Wish... 그냥 독특한 제목이 끌렸다.

묘하게 이루어진 대구가 분명 대충 정한 것 같진 않았기에

한번 읽어나 보자는 심정으로 클릭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글은 단숨에 내 눈을 사로잡았다.

시작은 평범했다. 한 남자와 한 아이.

표현에 많이 비중을 둔 듯

꽤나 괜찮은 묘사력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깊게 빠져들 정돈 아니었다.

하지만 어딘가 마음 한 구석 뭉클해지는,

기분 좋은 떨림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음 글을 누르는데 생기곤 하는 망설임 또한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찬탄을 금치 못하는 일본의 회의 장면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 열도가 가라앉는다! 상당히 자극적인 소재이다.

또 잘못 풀어갈 경우, 욕 얻어먹기 쉬운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긴급회의장면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단히 사실적이다.

다른 몇몇 분들이 실제 있었던 일 아니냐고 댓글을 다셨고

나 또한 그리 생각했다.

정말 지난 20년 동안, 일본은 이런 시나리오대로 우리를 상대해 온 것은 아닐까.

열도보다 안전한 땅을 얻기 위해 지금도 한반도를 넘보지 않을까.

더 이상 의심은 필요 없었다. 12000자에 달하는 그 한편의 글은

나를 With Wish 마니아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은 미리니름이 될 것 같으니, 직접 가서 확인하시라.

글을 다 볼 필요도 없다. 서장의 두 번째 글만 가서 보시면

아, 이래서 이 사람이 이 글에 대한 감상문을

자랑스레 올려놓았구나 생각하실 것이다.

서장의 침울한 분위기를 지나,

1장부터는 좀 밝은 분위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의 대학생활로 부터 시작되는데

특히 그 주인공의 모습이

꼭 몇 년 전 나와 내 친구의 모습을 보는 듯해,

나도 모르게 얼굴을 발그레 해졌다.

대학의 새내기 시절을 어쩜 이리 탁월하게 그려냈는지,

작가 본인의 경험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꼭 서툰 어린아이의 로맨스를 보는 것 같다.

이 글의 장점은 크게 3가지.

첫째는 다른 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장르의 융합이다.

성우와 현성, 선아가 나오는 장면들은 로맨스다.

케이가 나오면 판타지가 된다.

서장의 분위기를 보면 이야기의 끝에 가선

밀리터리적 요소가 등장할 듯싶고,

카즈마등의 일본 캐릭터들에선 NT류 소설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마구잡이로 섞여있는 게 아니라

정말 각각의 독립적인 이야기들이

각 장르들의 장점만 따서 교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이것은 어떤 분께서 실제로 달아주신 댓글의 내용이다.)

각자가 원하는 바를 모두 얻을 수 있다는 점,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랄 수 없다.

둘째는 긴 준비의 시간이 느껴지는 치밀한 구성이다.

한편씩 떼어놓고 봐도, 나름의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다.

각 챕터별로 봐도, 기승전결이 느껴진다.

전반부일 뿐이기에, 전체적인 기승전결의 흐름은 아직 모르겠지만

케이엘님의 말씀중에 끝까지 시놉시스가 짜여있다는 언급이 있다.

이야기를 짤 때, 하얀 로냐프 강을 보고 배웠다하시니

그 부분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최근 판.무에 갖는 내 가장 큰 불만은 용두사미이다.)

자신의 글을 쓰기 위해, 출판도 사실상 포기한다고 하셨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긴 하지만,

이 글이 흔들림 없이 끝까지 간다는 데에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엔 오타가 거의 없다.

비문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현재 장르문학에 대해 두 번째로 질색하는 점이

기본을 갖추지 않은 글들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 글은 내게 축복이나 다름없다.

오타나 비문을 무더기로 안은 채 엉터리로 출판되는 책들을 보면 출판사를 욕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 이글이 출판되면 출판사가 욕먹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대로 출판해도 권당 오타가 3개가 넘지 않을테니까.

실제로 나는 이제껏 하나의 오타도 발견하지 못했다.

(꾸준히 수정 날짜가 갱신되는 걸 보면,

그 때 그 때 수정하시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점이 완전 소중하다.)

물론 장점만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이렇게 좋은 글임에도 40편이 연재된 아직까지

큰 인기몰이를 하지 못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로 슬로스타터라는 것.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자극적인 장면들로 시작하는 요새의 트렌드와는

많이 궤를 달리한다.

사실 장르문학이라기 보단, 오히려 순문학에 가까운 느낌.

(그래서 작가님이 인문학계열에 계신 줄 알았는데

경상계열에 계신단다 ;;)

글을 보실 분들이라면 결코 첫 부분만 보고 판단하지 말길 바란다.

이 글은 계속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또 구성으로 승부하는 글들이 그렇듯이 점점 재미가 배가된다.

두번째 문제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다는 것.

이 글의 베이스는 진지하다.

하지만 작가님은 재미를 주고 싶으신지

슬쩍슬쩍 웃기는 장면들을 집어넣으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힘이 너무 들어가 있다. ㅠ

웃어야 되는 장면인데, 노력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묻어나서

마음 놓고 웃질 못하겠다.

그냥 살짝 미소가 머금어 진달까?

마치 초등학교 학예회에 가서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성과를

내보이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는 것 같다.

괜히 어른의 입장에서 잘했다고

엉덩이라도 토닥여주어야 할 것 같은 그런 기분.

전에 무릎팍 도사에 나와 박진영이 한 말이 생각난다.

무대에 섰을 때 세븐은 힘을 좀 줘야하고,

비는 힘을 좀 빼야한다는.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박진영씨가 비를 보는 기분이 이해가 간다.

좀 힘을 빼셨으면 좋겠다.

물론 노력한 걸 질책하는 것은 아니다. ^^

깔끔한 느낌을 주는 이 글은 곱씹을 수록 매력이 더한다.

그래서 시간때우기 용으로 판타지를 접하시는 분들이라면

썩 권하고 싶진 않다.

본인들이 실망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보는 분들이 대충 써 갈기고 간 댓글들이

작가님께 상처가 될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항상 글을 쓰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눈에 선한데,

이 감상 글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찾아가 읽을 낯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성심성의껏 쓴 글을 읽고 싶고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길 바란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므로.

너무 두서없이 써서, 읽으시느라 힘드셨죠? 죄송해요. ㅠ

이 글이 읽으시는 분들께 하나의 희망이 되길 바라며...

제 조악한 감상문은 이걸로 마칩니다. (__)


Comment ' 3

  • 작성자
    Lv.89 꿈의무림
    작성일
    08.01.12 14:56
    No. 1

    정말 이 글을 좋아하시는게 느껴지네요^^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이런 추천을 받을정도라면..좋은글 소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direct
    작성일
    08.01.12 18:20
    No. 2
  • 작성자
    Lv.5 K.L
    작성일
    08.01.13 12:28
    No. 3

    도로시아님......

    감동 받았습니다. (크흑)
    열심히 쓰겠습니다. ㅠ
    물론... 힘은 좀 빼구요 ㅋ
    (그리고 이 감상글은 개인적으로 소장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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