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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논님의 작품에 대해서.

작성자
Lv.31 .sdsfa
작성
10.06.07 21:17
조회
2,947

작가명 : 쥬논

작품명 : 앙신의 강림, 천마선, 규토 대제, 흡혈왕 바하문트, 샤피로

[ 미리니름 없을 겁니다 ]

 예전부터 써보고 싶었던 글이였지만, 최근 신작 '샤피로'가 등장했으니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감상이라기보다는 제 생각이라고 해도 좋지만... 넓게는 감상에 포함된다고 할 수도 있으니 몇 줄 끄적여보죠.

 쥬논님의 글을 읽으신 문피아의 많은 분들이─전부는 아닙니다, 취향의 차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앙신의 강림에서 흡혈왕 바하문트에까지 이어지는 쥬논님의 작품을 보며 쥬논님의 글 솜씨가 점점 퇴보한다, 점점 재미 없어진다, 진부해진다 등등. 이런 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뭐, 솔직히 말해서 저도 100%는 아니더라도 50%정도는 공감합니다. 앙신의 강림과 천마선을 거의 비등하게 재밌게 읽었고, 규토는 조금, 바하문트는 거기서 조금 더 재미가 떨어졌다, 라는 생각을 저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엄연히 말해서 쥬논님의 글 솜씨가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늘었다고 할 수 있죠.

 쓸데 없이 장황한 수사법을 줄이고 최대한 간결하고, 정보 전달력이 높은 문체.

 앙강보다는 천마선이, 천마선보다는 규토가, 규토보다는 바하문트에서 그런 경향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진보이며 발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하문트의 평가는 앙강에 비해 상당히 낮습니다.

 쥬논님의 작품은 피가 튀깁니다. 뇌수가 철철 넘치고, 심장을 씹어 먹고, 전신이 독으로 녹아내리고, 마물과 괴수, 흑마법과 주술이 판을 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것은 극히 '매니악한' 내용입니다. 20대 이상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현 장르 문학의 주 독자층이라고 할 수 있는 10대 중후반 학생들에게는 결코 쉽게 먹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앙강은 그 '매니가한' 내용이 특히 강한데, 이야기의 시작이 중세 유럽이 아닌 중동 분위기를 갖고 있는 노아부 제국이라는 점이라던가, 처음부터 티아와의 정사가 일어난다던가, 초반에 주인공의 머리가 대머리가 된다던가, 하는 것들은 모두 일반적인 장르 소설과는 궤를 달리하는, 왕도를 벗어난 사도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쿠만'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죠. 독창적인─표현을 빌리자면 점프답지 않은─ 작품은 만화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만, 반면 편집부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는다.

 이와 같습니다. 앙신의 강림은 독창적─이라기보다는 일반적으로 터부시되는 소재─을 사용했습니다. 그것은 장르 문학을 어느 정도 접하고, 단순히 이고깽, 양판소에서 벗어나 그럭저럭 심미안을 갖게 되어 문피아까지 흘러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장르 문학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평가인 것입니다.

 샤피로를 제외한 가장 최근작인 바하문트와 비교해볼까요?

 바하문트는 양판소 주인공들이 가장 선호하는 머리색 중 하나(웃음)인 은발의 소유자입니다─다른 하나는 흑발─. 흉왕의 권능을 사용하지만 베이스는 역시 기사이며, 남부우림을 제외하면 주 활동 배경도 유럽풍의 도시입니다. 문체는 간결해졌고, 쥬논님은 특유의 독기를 빼고 최대한 잔인한 장면을 줄였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은 발전일까요, 퇴보일까요?

 저야 출판 쪽과 관계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아마 판매량은 앙강보다 바하문트쪽이 더 높으리라 생각합니다. 바하문트는 보다 대중적입니다. 이것은 발전이니 퇴보니 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닙니다. 단지 성향의 문제일 뿐입니다. 한식이 좋냐, 양식이 좋냐에 호불호를 따질 수는 있지만 우열은 가릴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솔직히, 앙강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씁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금강님이 말씀하셨듯, 쥬논님은 독특한 색상을 가지고 있는 작가입니다. 너무 튀는 색상이기에, 오히려 섞여 들어가기 어려운, 그러한 색깔. 작품이 거듭될수록 그 색상은 점점 흐려지고, 다른 것들과 같아지고 있습니다. 퇴보가 아니라, 타협입니다.

 샤피로를 먼저 채간 분이 계셔서 아직 못읽었습니다. 읽게 되면 감상문을 하나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 ' 13

  • 작성자
    戀心
    작성일
    10.06.07 22:06
    No. 1

    저같은 경우는 앙신의 강림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고 천마선이 제일 뒷순위군요. 새로운 신작 '샤피로' 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어떠실런지 모르겠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이면귀
    작성일
    10.06.07 22:50
    No. 2

    글세요..... 저는 앙강이 제일 재미있었고 갈수록 재미가 떨어지더군요. 규토부터는 완결까지 가지도 못할정도던데.

    그리고 쥬논님 작품이 매니악하다는건 고개가 갸웃거리는군요.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빠져들어서 매니아층이 생기는건 사실입니다만, 내용 자체를 보면 매니악하다고 할만큼 독특한점은 없지 않나요?

    물론 소재는 참신합니다만, 일부 독자가 아니라면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대세에서 벗어나는 작품은 없는것 같네요. 뭐 판매부수에 비해서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독자가 많은것을 보면 매니악하다고 말 할수 있을것 같기도 하지만, '사도'를 운운할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굳이 꼽자면 지배적인 남성과 피지배적인 여성의 구도가 호불호를 가르지 않았나 싶네요. 내용 자체는 뭐... 그렇게까지 접근하기 힘든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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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0 청동미르1
    작성일
    10.06.07 23:22
    No. 3

    이번 샤피로 첫 장면에서 자폭마법 실행과 육체갈아타는 장면 에서
    미드 스파르타 쿠스 에 선혈 자욱한 장면이 연상되어 놀라워 습니다
    2개세상에 사는 주인공 서로가꿈에서 서로의 모습을 알아갑니다
    상대이 죽은면 다른세상에 다른주인공이 죽고 다시 똑같이 부활합니다
    이 번 샤피로는 약간 다른 버전에 천마선 같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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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9 겨울도시
    작성일
    10.06.07 23:37
    No. 4

    글쎄요.. 쥬논님이 좋게든 나쁘게든 변한다는건 공감하고 매니악하다는 것 까진 공감하지만 바하문트가 흔한 소재를 사용했다는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솔직히 저는 1, 2권 몰입은 바하문트가 가장 강했다고 생각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동학문명론
    작성일
    10.06.08 00:40
    No. 5

    앙강이 정말 명작이었던... 쥬논님의 최근 글들은 진국이긴 한데.. 뭔가.. 너무 맛이 강해서 음미하기는 어려운듯한 느낌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규토대제
    작성일
    10.06.08 00:51
    No. 6

    삭둑삭둑 잘라내는 잔인한 묘사와 주인공이 태생적으로 아주 잘난 놈에다 이기적이라는 공통점이 쥬논 작가님의 특색이라 할 수 있는데 바하문트에서는 그 부분이 좀 약해졌죠. 나도 인간적인 주인공을 묘사할 수 있다는 작가의 의지일 수도 있고 대중성을 지향해서 그럴 수 있었겠지만 바하문트는 무력 밸런스나 개연성, 소재 등 다른 부분에서 전작과 비교해 볼 때 질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샤피로는 쥬논의 이름값에 여전히 기대치가 높은 독자층과 규토대제, 바하문트로 실망한 독자층( 저는 규토대제를 젤 먼저 봐서 재밌었습니다. )이 만족할 만큼 재미있어야겠죠. 2권까지 읽고 깅추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읽어볼 만 하다 느꼈습니다. 소재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잘 조화되어 표현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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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쇼코
    작성일
    10.06.08 01:28
    No. 7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군요
    확실히 앙강이나 천마선은 현재의 판타지들과는 상당히 차이가 잇는작품이죠.. 전 갠적으로 천마선의 시작부분이 제일 인상깊엇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표향선자
    작성일
    10.06.08 14:44
    No. 8

    앙강, 천마선의 잘 짜여진 흐름에 비해 규토는 중후반부 급격한 스토리 진행으로 많은 일반독자들이 조금 실망... 바하문트는 먼가 내용흐름보단 전투씬등의 실망감(?) 으로 작가의 필력이 퇴보했느니 어쩠느니 말등이 많았죠. 개인적으로 바쁘셔서 글의 집중력이 좀 흐트러지지 않으셨나도 싶고요.
    이번 샤피로는 다시 앙강, 천마선때처럼 글의 흐름이 좋다고 봤습니다.(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이글의 목적(주인공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나 주인공의 과거의 진정한 정체는 무엇인가가 과거작품들보다 더욱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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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06.09 00:04
    No. 9

    사실 주인공 보다.... 그 ... 여자 주인공이 더 궁금함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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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 아침등쌀
    작성일
    10.06.09 09:01
    No. 10

    솔직히 매니악한 작품이라고는...;;
    취향에 따라 독자들이 나뉘는건 사실이지만 소설 자체만으로 보자면 이영도님이나 전민희님처럼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그렇다고 홍정훈님이나 민소영님처럼 스토리나 설정들이 정말 참신하다고 보기도 힘들고요.
    대중적인 소재로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소설을 잘 조화시켜 쓰시는 분 같습니다.필력도 좋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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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쉐도우워커
    작성일
    10.06.09 22:01
    No. 11

    본문만 읽고 스크롤 내렸습니다.
    쥬논님의 문체가 간결해진다라...
    그저 임팩트를 위해서 명사로 단어를 끊내고 느낌표를 써버린다든가 하는 부분을 간결한 문체라고 봐야하나요?
    오히려 저는 초기작품에서는 문장이 어색하다거나 감정이 폭주해서 오바하는 감을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만 바하문트는 속된말로 오그라들더군요.(규토는 아직 보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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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이탈리아
    작성일
    10.06.10 17:57
    No. 12

    확실히 작품하나하나 재미는 있는데 저한테는 감동이없어서 조금아쉽네요 세계관은 블록버스터 지만 소소한감동이나 주인공들이 별로인간미는없어서 그때읽을때는재밌지만 기억엔 잘안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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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Ausome
    작성일
    10.06.10 21:02
    No. 13

    글올리게 만드시내요..쩝..

    쥬논작가. 개인적으로 가장좋아하는 작가중 베스트 3중 한명이였죠.

    하지만 바하문트에서 마지막 완결을 보고 완전히 손때게된 1인입니다.

    글쓰신분 말씀대로 참신하고 매니악한 부분은 인정합니다. 몰입감도 최고였죠. 바하문트 정말 좋아했던 소설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2권 정말 실망을 금치 못했죠. 소설을 읽기시작한지 10년이 넘었지만 끝부분을 그렇게 실망스럽게 썻다라는 것이 용납이 안되더군요. 왠만해서는 소설에대해 비판같은건 안하지만 실망감을 넘어서 배신감이 들더군요.

    규토도마찬가지였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정도는 됬지만 바하문트는 다음 쥬논작가의 책을 아에 못읽게 만들더군요.
    시작에서 중간까지는 참신하게 글을 쓰시다가 이재 사람들이 살많큼샀다싶으니깐 완결을 그따위(죄송합니다. 이것이상의 표현은 못쓰겟습니다.)로 낸다니. 작가로써의 책임감 문재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필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셧는대. 필력이라는 뜻에 용두사미의 뜻도 포함이 된다면 동의해드리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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