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우보
작품명 : 마도서생 1-2
출판사 : 디앤씨미디어
개인적으로 천사지인과 기문둔갑이후로 이렇게 쉽고도 재미있는
색다른 맛의 소설을 보면 잘근잘근 분해하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감상평을 써봅니다.
그러나 소화하다가 지쳐 까스활명수를 원샷(?)하는 일이 있더라도
한 번 제 나름대로 소화를 시켜보겠습니다..ㅎㅎ;;
1.이 소설의 정체는 무엇인고..?
무협이란 탈을 쓴 몇 가지의 구도 소설들을 읽어봤습니다.
멀리서는 천사지인과 기문둔갑에서부터 최근에는
화공도담과 여명지검, 마도서생 등을읽어 보았으나, 저의 눈에는
'어려운 길을 나름 쉽게 풀어 해치려 노력하였으나 너무 많이 알기에 풀어내는게 어려운 사람과 무협이란 요소까지 고려하기에 절단한 사람'의 차이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는 있었습니다.
전자가 다시 읽어도 머리아픈 여명지검이라 한다면, 후자는 이번에 감상란을 쓰는 마도서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담지명은 오거서점에 취직하면서 그 뛰어난 머리로 처음에는 유학을 공부하고 도중에는 홍량이란 스승을 두면서 기문둔갑을 통하여 도학까지 공부하면서 자신의 사상의 폭을 넓혀 갑니다.
이 소설이 어쩌면 구도소설이라 칭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논어의 견리사의 견위수명을 시작으로 홍량의 시험과정과 마지막으로는 뒤늦게 나오는 황문달에게 들려주는 노자의 도학까지
두루두루 나오기 때문입니다.
허나 정확히 말해서 구도소설이라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자신 하나만을 구도하여 인간세상을 잊는다는 것과는 다르게 정작 주인공의 목표는 있어도 꿈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꿈이 공부를 통한 득도가 아니라 소설속에서 쫓겨나버린 대적자를 막아야 하는 목표가 나오면서 주인공에게서 기연들이 하나하나 찾아갑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 있어서 나름 요소요소에 등장하는 고전적 철학서들을 작가님의 생각으로 풀어난 점은 재미있었으나 아쉬운점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논어의 견리사의 견위수명으로 시작하셨지만 홍량의 시험과정은 정작 맹자의 측은지심으로 결론을 쓰셨습니다.
작가님의 생각은 유학을 하나의 학파만으로 보지 않고 필요하면
두루두루 활용(活用)해서 쓰실 생각임은 알았지만 정작 주인공의 생각과 사유의 과정이 제멋대로 일까봐 걱정되는 것입니다. 후에는 홍량을 통한 도학까지 공부하는 담지명에게
차라리 과거를 다 본 뒤에 홍량을 찾아가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2.마도서생, 그는 진짜 서생일까?
네이버에서 서생이란 긴 정의를 인용하여 쓸려 했었으나 감상문을 읽으시는 분들이 머리아프실까봐 대충 간단히 쓰자면 유학을 닦는 사람-> 정치가, 관리, 학자까지를 포함하는 사람으로 의미의 폭이 더 넓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처음에는 공자와 맹자의 유학만을 따랐던 담지용에게 홍량의 제자로 들어간 이후로 정작 자신의 스승에게서 배운 도학의 깊이보다 주위에서 배운 세상의 수양이 기문둔갑 하나 알려주면서 무언가 폼잡고 알려줄것 같았던 홍량을
무안하게 만듭니다.
(아마 작가분의 계획적인 설정이라는 생각이 뒤에 나왔던 호세충이 한 노인을 통한 말에서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주인공이 유학의 사상을 탈각하면서 배운 세상의 수양중에 두 가지 예를 들자면,
담지명이 만금전장에 다시 돌아오니 호세충이 책을 읽고 있었지요.
'헐.. 님 미쳤음? 왠 책..' 이랬더니 그 유명한 상도랩니다.
결론은 간단히 상인의 도리는 뭐니뭐니해도 정직과 신용을 통한 돈벌이랍니다.
주인공은 눈이 번쩍 뜨여지면서 글이 지닌 위력을 통해서 저에게 의미모호한 복선을 하나 깔려줍니다. 그리고는 상도에서처럼 장사를 하는 홍익당을 도와주려고 뜻을 세우며 현실과 이상사이에 괴리를 좁히기 위한 아주 작은 정치를 하려고 마음먹기도합니다.
허나 이 홍익당에서 주인공이 깨우친 핵심은 호세충과 담지명의 말이 아니라 뒤늦게 나오는 개방 거지들의 문답에 있습니다.
그들은 보통 유학의 사상인 정덕이용후생이 아니라 이용후생정덕이라는 조선시대의 실학을 인용하면서
'배고파서 남의 음식 뺏는거 죄 아님. 아무리 덕이니 도니 떠들어도 정작 배불러야 인의예지 나오고 자신의 수양이 가능한 소리임.'이라고 간단히 제 임의로 해석했습니다-_-;;
마지막으로는 바로 뒤에 나오는 호세충과의 대담이 핵심이었습니다.
호세충이
'죠낸 좋은 나이트 있음. 환희루라고 끝내줌!..
거기 부킹녀 2명 대기중이나 풍류 모르면 안놀아줌. 나좀 띄어줘요..ㅠㅠ'
이라는 말에서
고지식한 주인공은 '님은 공부나,나 동정깨기 싫어염.'
이라고 했으나 이제까지 역시나,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호세충이 빙의에 걸렸는지 엄청난 말을 하면서 주인공을 탈각(脫却)시킵니다.
'아무리 혼자 고고한척하더라도 진흙탕에 빠진 사람 도와줄려면 진흙 묻혀야함. 그런데 님은 진흙탕에 빠진 사람 마음 하나도 모르면서 아는척 위선떨어염. 외양의 진흙이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중심만 붙들고 가기만 한다면 세상의 나쁜 것은 자신의 중도를 지키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임.'
간단하게 장자의 사상을 인용하셔서 말한 풀이가 뜻 깊었습니다.
3.너 커서 꿈이 뭐냐...?
이 말은 담지용에게 묻고싶은 말입니다.
중간중간 수 많은 고사들을 인용하면서 구도소설틱한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제 머릿속에는 수십가지의 향후 3권에서부터 있는 전개 모습들이 그려졌습니다.
1.자란계 빽 믿고 과거 급제 한 후에 주아빙과 결혼. 재상하면서 나라 태평성대.
2.기문둔갑과 무공 더 익혀서 이제는 지략뿐만이 아니라 무력까지 다 갖추면서 북련이건 남련이건 마음에 안드는쪽 다 때려부심.
(개인적으로 남련 부실 것 같음.)
3.그냥 재야에 숨은 고수로 이름 날리면서 홍량과 같은 길을 걷는다. 정약용처럼 고을에 찾아가서 어려운 정치문제도 몇 개 해결하고, 주인공의 대적자인 북원의 어쩌구하고 맞붙는다.
대략 이 3가지지만,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없었기에 작가님이 어느 방향으로 가시던지 재미있고 즐겁게 써주셨으면 하면서, 이만 긴 감상문을 줄이겠습니다.
-최초의 화랑 설원랑(薛原郞)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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