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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내부 붕괴

작성자
Lv.77 나봉연
작성
10.01.06 02:52
조회
4,379

작가명 : 김강현

작품명 : 투신

출판사 :

요즘 한창 이 작가의 신 시리즈가 인기가 높죠. 그래서 초창기 작이라고 할 수 있는 투신을 읽어봤습니다. 전체 7권인데 전부는 아니고 4권까지 읽고 감상글 씁니다.

일단 귀기를 마치 내공처럼 이용한다는 소재는 독특한데 확실히 초창기 작품이라 문체가 거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독자로 하여금 책읽기를 힘들게 하는게 바로 글 자체 내에서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 소봉이 정주의 무림맹에 처음 도착해서 뇌령신군의 제자인 장씨 형제들과 만났을 때 백우현은 분명히 자기와 소봉의 비무 내용에 대해 알려줍니다. 소봉을 띄워주기 위해서. 그런데 몇 페이지 뒤에 가면 장씨 형제들은 소봉과 백우현의 비무 여부를 모른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백리소소가 남궁가주에게 직접 남궁하연과 백리명의 약혼 소식을 들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건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처음 백리가에서 매파를 보낸 시기가 제갈세가와 모용세가가 남궁세가를 진법으로 둘러싸고 무력시위를 할 때였는데 이 시기에 백리소소는 백무현 등과 함께 다른 곳을 여행 중이었습니다.

이렇듯 글 내부에 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곳곳에 있다 보니 글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더군요.

그리고 설정 자체도 좀 애매한게, 제법 방귀 끼는 대륙의 같은 오대세가 중 제갈세가와 모용세가가 (최소한 겉으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소림사에서 헤어진 남궁세가의 자제들을 죽이거나 납치하기 위해 추적하고, 심지어 안휘성의 남궁세가 본가를 둘러싸고 일전결사를 불사할만큼 판이 크게 벌어졌는데, 아무도 왜 이렇게 일이 커졌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물론 청룡신맥인 남궁하연을 차지하기 위한 내부적인 이유가 있긴 하지만, 최소한 당사자인 남궁세가 만큼은 이리저리 발을 뛰면서 이유를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근데 어찌 어찌 요행수로 위기를 넘기고 나서도 그냥 유야무야입니다. 아니 대륙 전체가 이런 큰 사건에 별 관심없는지 나중에 남궁하연이 무림맹을 방문해도 이 일에 대해 물어보거나 관심가지는 사람 한명도 없습니다.

===

(수정) 밸런스도 조금 이상합니다. 무림맹이라 이름 붙은 곳은 무공도 그리 높지 않은 전대 총관이 맹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맹주를 손쉽기 죽일 수 있는 칠대마군이 있는데, 이들은 예전에 모용세가에 의해 죽었다고 소문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오대세가중 백리세가가 세력에서 제일 앞서며 다른 사대세가들도 은연중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궁연하 추적할 때도 백리세가에서 모용세가 등에게 지시를 합니다.)

오대세가가 잘 알 정도의 정보면 당연히 무림맹이란 곳도 그 정보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겠죠. 그런데 보면 무림맹은 정말 맹물 수준입니다. 주인공 소봉이 뇌전신공 팔성벽을 못깰 때의 수준과 비슷하거나 못한 신진 수준인 백우현이 무림맹을 이끄는 사람 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뇌령신공 팔성일 때의 주인공과 비슷한 수준인 (그러니까 신진인 백우현과도 비슷한?) 뇌령신군의 제자들이 무려 맹주 후보로 무림맹의 한 세력을 이루고 있습니다.

보면서 드는 생각은 오대세가가 너무 강하든지, 아니면 무림맹이 이 투신에서는 너무 맹물로 표현되든지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밸런스 붕괴죠.

===

아무튼 전체적으로 본다면 독특한 소재를 가진 작품임은 분명하나 끝까지 독자가 따라가기가 무척 힘이 들기도 합니다. 그냥 대충 대충 읽어보려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시간 남거나 하는 분들도.

p.s. 주인공 이름이 옛날 추억을 생각나게 해 주는군요. 항룡십팔장을 쓰던 그 사람. 비록 안타까운 결말이었지만 진정한 협개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29 광명로
    작성일
    10.01.06 05:22
    No. 1

    전 청룡팔부의 소봉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몽고인 출신으로 나오는 소봉은 몽고의 황제와 의형제 사이인데, 황제가 여러가지 편의를 봐줘도 소봉의 마음은 중원에 가 있죠. 결국 황제가 중원을 공격하려고 하자 소봉 스스로 황제의 군대에 반하고, 끝에는 자신의 목숨으로 의형제의 의를 반한 대가를 스스로 치르는 솔직히 청룡팔부 자체가 중국 소설 번역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기분 나쁘더군요.

    마치 중국만이 정말로 대단하다 뭐 이런식으로 표현해서요.

    차라리 그 의형제들이 더욱 좋죠.
    육맥신검 쓰던 민들레같은 놈이랑 요상한 기술 쓰던 중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서람
    작성일
    10.01.06 06:03
    No. 2

    저도 김용 소설을 보면서 항상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너무 중화사상이 강조되더군요. 이야기가 재밌다가도 그런 부분 때문에 거북스럽더라구요. 물론 자국을 정의하는 것이 나쁜것은 아니지만 정도가 너무 심하달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魔師
    작성일
    10.01.06 07:20
    No. 3

    몽고가 아니라 거란족 아닌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lakeside
    작성일
    10.01.06 07:29
    No. 4

    소봉은 거란인으로 거란사람들이 세운 금나라 황제 완안 머시기를 포로로 잡았다가 돌려주는 바람에 남원대왕이 되지요. 아마 의형제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김용 작품은 김용이 일제의 중국침략 등을 겪으며 상당히 민족주의적 색채를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측면을 이해하면 되겠지요. 뭐 중화 민족주의가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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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 suud
    작성일
    10.01.06 09:23
    No. 5

    소봉은 거란인이었고 요나라 황제 야율홍기를 포로로 잡았다가 놓아주죠. 그리고 거란에 일어난 반란을 진압하여 야율홍기를 위기에서 구해주게 되자 황제와 의형제를 맺고 남원대왕이 됩니다.

    소봉은 김용의 작품을 통틀어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나타낸 캐릭터라고 볼 수 있죠. 저도 소봉이란 캐릭터를 가장 좋아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10.01.06 11:44
    No. 6

    어느새 이야기는 투신에서 김용 소설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윈드포스
    작성일
    10.01.06 12:19
    No. 7

    소봉의 죽음,,,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자신이 결국 거란의 출생임을 알게 되고
    그동안 한족인 줄 알고 애국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동족을 죽였던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겠죠...

    오래된 소설이라 세세하게 기억은 잘 안나지만
    소봉의 출생을 알고 중원의 앞잡이로 만들어 방패로 쓴
    사부라는 인물들이 참으로 못됐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소설속 가장 비극적인 영웅이라 생각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핏빛늑대
    작성일
    10.01.06 13:42
    No. 8

    소봉이 곽정인지 알았는데 어째 두 인물이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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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7 나봉연
    작성일
    10.01.06 14:04
    No. 9

    정말 투신 얘기는 하나도 안 나오네요...^^;;; 소봉의 국적 문제라든가 중화사상 이야기가 많은데, 전 그것보다는 소봉과 그 여자의 이야기가 제일 좋습니다. 자매인 걸로 아는데 둘 다 안타까운 운명이었죠. 아마 김용 선생의 작품 가운데 가장 안타깝고 아름다우며 비극적라고 봅니다. 그 다음이 설산비호의 비호와 그녀와의 마지막 이별 장면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01.07 13:21
    No. 10

    김용님이 최근에 재판하신
    사조영웅전에 보면
    그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반성하시더군요...
    자신의 글 초기에는 중화사상이 군데군데
    스며들어 있었지만 뒷쪽 작품으로 갈수록
    그런것이 사라진걸 자신도 느끼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내 글이 조금은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하신다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생기발랄
    작성일
    10.01.08 16:29
    No. 11

    김용님의 글이야 시대적 역사적인 배경이 있으니 그 글 속에 녹아있는 중화사상이야 슬쩍 넘어아고 읽어야할 듯합니다.
    그나저나 역시 김용님 팬이 많군요. 투신 글에서 온통 소봉의 이야기라니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10.01.11 00:46
    No. 12

    천룡팔부에서 소봉의 죽음은 너무 뜬금없었죠.
    왕이 인정하지 않는다해서 소봉이 그럴 것 까지야...
    사실 천룡팔부 자체만 보면 아이디어의 보고이긴 한 데...
    요즘 나오는 킬링타임 무협의 과거판이란 인상도 있습니다.
    김용답지 않게 참 가벼운 글이었죠.
    소봉의 의형제 두 명 모두 코믹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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