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제프 롱
작품명 : 디센트
출판사 : 시작
디센트. 요즘 신간중에서 잘나가는 편에 속한다는 두권짜리 장편소설.
사실 이 책에 대한 수많은 후한점수의 감상평을 보고나서 이 책을 읽었을때 실망 그 자체였다. 아니 실망을 넘어서 불쾌함이 들었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시나리오나 각본이다. 책의 앞의 내용을 봤더니 "영화화"를 염두해 둔채 섰다고 하니 과연 그렇구나 했다. 최소한 소설은 이런 식으로 써놓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당히 사기당한 느낌이 농후했다.
많은 유럽과 미국의 작가들이 헐리우드식의 긴박한 장면전환식 기법의 소설을 쓰긴한다. 추리, 스릴러 등에서 그러한 기법이 유독 유럽지역에서 더욱 성행하고 있는데. 소설을 그런 기법으로 쓰는것과 소설자체를 시나리오와 혼동하여 소설인척 내놓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시작이 좋았다고도 하지만 그것은 소설을 영화와 착각해서 보는것이다. 소설이란 매체와 영화란 매체는 각각이다. 같지않고 하나에서 열까지가 모두 다른 별개의 독립된 것이다.
이것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살이 아주 많이 붙여진 각본이라고 해야 어울릴정도로 상당히 자극적이지만 형식상으로는 어설프게 쓰여져 있다.
하지만 중요한점은 그래도 평점이 좋은 이유를 보니 "재밌기는 확실히 재밌다"라는 것이다. 디센트 (Descent) 하강..하락...그렇다! 이 책은 지구 밑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적절한 제목.
지구밑을 지옥의 세계로 생각하여 인류의 또다른 진화 형태인 헤이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생각하고 그들의 중심이 우리가 "사탄"이라고 불리우는 존재라고 가정하면서 쓴 것인데. 과연 영화적 생각으로 많은 부분의 개연성이 다닥다닥 끊어진 설정이 보이지만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재미있음"에 묻혀버린다.
크리스트교적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부분적으로는 크리스트교도라면 뭔 크리스트교를 이런 요상망칙한 알아들을수 없는 단어까지도 나열하면서 폄훼하는가...싶은 부분도 더러 있다. 그 부분은 염두하자.
내용은 재미있지만 서술상의 작가의 개성은 느껴지진 않는다. 즉 재미있는 상상력에 의해 쓰여진 책이고 재미는 있지만 뭔가 부족한것이라면 그부분이었겠다.
이 책이 좀더 재밌었으려면 "지하"라는 한정되고 어두운 장소가 가져다주는 그 감정을 더욱더 부각시켜서 심리묘사를 적나라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글의 중반부터는 이야기 자체를 이어나가는 데에 급급해서 그런부분이 상당히 생략되어서 책의 초반부분이 서술적으로는 더 잘되어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확실히 그런 사소한것 하나하나가. 초반에 강렬하게 중반에 약간은 루즈하지만 이갸기는 이야기대로 흘러가서 볼거리는 있고....하는 식의 흐름이 딱 영화다.
적어도 작가가 "이것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다"라고 말하려면 각본을 쓰는듯이 소설을 쓰진 않았어야 했다.
아무튼 재미는 있었지만 이것은 소설이다!! 라고 하기엔 아까웠다가 총평이 될 것 같다. 마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영화화 되었을때 소설이 가진 무게의 10%도 영화가 담지 못했던 그런 느낌처럼 영화화를 처음부터 염두해 두고 쓴글이 소설특유의 맛을 보여주기에는 90% 모자란 소설. 단테, H. G. 웰스, 보르헤스 등을 읽으며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는 작가의 소개가 신뢰가 가지는 않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재밌기는 참 재미있는 소설이니 긴밤 읽을꺼리가 없어 방황하는 이들은 서점에서 사보든 도서관에서 빌려보든 해서 일독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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