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혈왕 7권(완결)까지 읽고...

작성자
Lv.69 SinRok
작성
08.07.11 16:42
조회
2,923

작가명 : 박찬규

작품명 : 혈왕

출판사 : 랜덤하우스중앙(주)

이하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태극검제로 유명한 박찬규 작가님의 후속작인 혈왕. 이미 2년전에 완결된 작품이지만 얼마전에야 알게돼 오늘 완결권을 덮게 됐다. 태극검제야 본지가 꽤 돼서 내용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당시 밤을 세워가며 읽었던 재미는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부담없이 책을 집을 수 있었다.

태극검제가 '무(武)'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였다면 혈왕은 처음부터 끝까지 '복수'를 중심으로 다룬 이야기였다.

어린시절 순수했던 친구들과의 우정과 불행한 일로 인해 원한을 안고 복수를 꿈꾸게 된 것. 후에 힘을 키우고 복수를 위해 거리낌없는 살인을 하지만 나중에 그것을 후회하고 정신적인 성장을 거쳐 결국 천신만고 끝에 복수를 이루는 내용.

주인공의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단지 너무 급작스러운 성장만 아니었다면 그런대로 잘 묘사됐다고 할 수 있고 초반의 해남도를 벗어나는 장면에서의 긴장감이라던가 이후 주인공의 정체가 갑작스럽게 드러나면서 돌발적인 사건전개로 인한 긴장감 등 초반에 특히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점점 여기저기 아쉬운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무대가 섬에서 본토로 옮겨지면서 수많은 거대세력들과 넘쳐나는 강자들의 불꽃튀는 다툼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처음부터 정해져있고 변할 수 없는 판에 박힌 고정 지배세력과 화산이라는 별다른 비중없는 세력에 주인공을 묻어 대립구도를 만들었지만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어차피 대결구도는 주인공과 소수정예의 두세력, 그리고 난데없이 등장해 훼방놓는 신비세력으로 좁혀지지만 이들과 나머지 세력들간의 힘의 격차가 너무 커서 나머지는 단지 들러리라는 느낌이 강했다.

결국 이렇다보니 작품의 맛을 내는 조미료역할을 하는 조연이나 엑스트라의 숫자와 비중이 작아지게 되는 뿐만 아니라 대륙이라는 전체적인 배경의 묘사가 적어지게 되어 실제적으로는 본인에게 대륙의 운명을 건 한판이 작은마을의 힘겨루기같은 규모로 느껴지게 되었다.

나는 내발로 직접 세상을 돌아다니며 마음껏 구경하고 싶은데 열차에 앉아서 나가지 못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을 바라봐야하는 것 같은 답답한 느낌이었다.

마치 예전 3권짜리 구무협에서 어쩔 수 없이 분량에 맞춰 쓰기 위해 최대한 압축해서 꼭 필요한 내용만 넣다보니 읽을 때 느껴졌던 그런 답답함이 7권짜리 책에서 느껴졌다는 것이 참 아쉬웠다.

하지만 이작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전투묘사였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본인의 개인적인 취향이 크게 작용한 탓일지도 모르지만 이작품에서의 전투묘사는 마치 '무'는 있지만 '무공'은 없다는 느낌이었다. 무협에 있어서 최대의 재미는 역시 뭐니뭐니해도 무공을 통한 겨룸에 있다. 이 무공이라는 소재로 인해서 같은 검사가 싸우더라도 판타지에서의 검사와 무협에서의 검사의 싸움은 그 표현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볼 때 이작품에서의 대부분의 전투묘사는 그냥 단순히 치고받는 격투기를 이용한 싸움으로 밖엔 느껴지지 않았다. 단순히 몸이 좀더 빨라 이기고, 힘이 좀더 쎄고 내공이 좀더 많아서 이기고, 단순히 쌍검을 쓰는 상대는 두손으로 공격 할 수 있어서 한손검보다 유리하고......무슨 무협이 수학도 아니고 이런 단순한 싸움이다보니 점점 전투가 지루해질 수 밖에 없다. 오죽하면 완결까지 봤지만 기억에 남는 특징있는 초식이라고는 주인공이 썼던 초식 한두개밖에 없다. 주인공을 위시해서 압도적인 최강자에 속하는 몇몇 인물들도 그냥 강하다고 하니 그렇구나하는 느낌뿐이지 번개같은 속도라느니 만근의 힘이라느니 하는 뭔가 그 인물의 강함을 추측할 수 있는 묘사들이 거의 없다보니 그 강함에 걸맞는 소위 말하는 '포스'가 느껴지질 않았다. 그래서 특히 이런쪽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에게는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윤리적인 부분은 취향 문제겠지만 그냥 단순히 마음먹고 넘어가면 넘길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결국 불만만 늘어놓은 것 같이 되었지만 전작 태극검제에서 느꼈던 재미를 생각했을 때의 아쉬움 때문이지, 일정이하의 재미로 떨어지면 완결권 도중에라도 책을 던져버리는 본인이 7권 완결까지 모두 봤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게 봤다고 말 할 수 있다. 지적했던 부분도 취향에 따라서는 개의치않고 넘어갈 수도 있으니 아직 보지 못한 분은 크게 마음에 담지말고 일독하시길 권하겠다. 적어도 많이들 언급하는 '지뢰'작들과 감히 비교할 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덧. '완결'된 책중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미있게 봤던 책이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장르는 퓨젼,판티지,게임 불문하고 구무협 이후에만 나온 작품이면 언제적 작품이든 상관없습니다. 장영훈님 같은 필력도 뛰어나면서 먼치킨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이면 대환영입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48 레니우스K
    작성일
    08.07.11 16:51
    No. 1

    결론은... 결국 주인공은 그 뻘건 마검 하나 때문에 먹고 살았다는...-_-;;;

    주인공이 강해서라기 보다는 검 자체가 좋아서리...... 뭐 그런 느낌입니다. 원래 기물에 의지하는 것은 별로 안좋아하는지라 gg

    능력이 우선이고, 기물은 어디까지나 보조가 되는 것이 제일 좋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SinRok
    작성일
    08.07.11 22:02
    No. 2

    그렇죠. 사실 그 점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설정문제이기도 하고 전투묘사가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을 하지 않았을 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홍련2식
    작성일
    08.07.12 09:45
    No. 3

    혈왕도 그렇고 천리투안도 그렇고 작가님이 정상적인 무공이 아닌 특이한 기물이나 뭔가를 좋아하시는듯.
    혈왕의 혈왕검->마검, 천리투안 ->키메라?...판타지소설에서 쓰일 법한 소재를 무협에게 끌어와서 쓰시더군요.
    천리투안은 초반에 접었지만 저도 혈왕은 어찌어찌 완결까지는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08.07.12 15:51
    No. 4

    혈왕은 찌질한 스토리가 발목을 잡더군요.
    초반에 재밌는 싶었는 데, 사리판단 못하는 철부지가
    주인공이라서 피를 너무 심하게 보는 듯.
    천리투안은 아예 다른 글로 느껴질 정도인 데...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7744 무협 표기무사를 읽고... +8 끌림 08.07.12 1,899 0
17743 판타지 어스시의 마법사 1-4권을 읽었는데... +5 Lv.66 서래귀검 08.07.12 1,682 0
17742 기타장르 데스 노블 +4 Lv.39 둔저 08.07.12 941 2
17741 기타장르 카스테라를 읽고 Lv.22 무한오타 08.07.12 648 1
17740 무협 <천봉무후> 3권까지 읽고.. +14 Lv.1 흑오조 08.07.12 2,854 2
17739 판타지 쥬논님의 작품 앙강과 천마선을 읽고 +7 Lv.1 아가씨의꿈 08.07.12 2,271 0
17738 무협 마야를 읽고 Lv.99 단군한배검 08.07.12 1,174 1
17737 무협 이것이 나의 복수다. 완결.. +11 Lv.1 인위 08.07.12 4,321 2
17736 기타장르 두개골의 서 +1 Lv.66 서래귀검 08.07.12 725 0
17735 무협 낙양야색, 신주제일신마 1편 +3 Lv.91 인풋로멘 08.07.11 1,864 0
17734 판타지 슬레어즈 스타 <2권 까지 독후 감상> +1 Lv.26 SadSoul 08.07.11 1,230 0
17733 판타지 아트 메이지 3권... +4 Lv.51 퇴근빌런 08.07.11 1,437 0
» 무협 혈왕 7권(완결)까지 읽고... +4 Lv.69 SinRok 08.07.11 2,924 0
17731 판타지 프레어 백작 완결을 보고..... +1 Lv.1 동진(東珍) 08.07.11 5,647 0
17730 무협 [마야 12권] 간운폐일(干雲蔽日) +7 윤하늘아래 08.07.11 2,740 3
17729 일반 시 읽는 기쁨을 읽고 +5 Lv.22 무한오타 08.07.11 1,142 1
17728 무협 절대 천왕 +8 Lv.45 청도검사 08.07.11 2,260 0
17727 무협 진호전기의 애독자로서 작가님을 대신해보... +22 Lv.3 밝은날 08.07.11 2,692 1
17726 판타지 마검사 15권 보고.. +4 Lv.13 아이스더블 08.07.10 1,896 0
17725 판타지 아트 메이지 3권 +5 Lv.39 둔저 08.07.10 1,632 0
17724 무협 표기무사 권왕무적과는 다른 통쾌함 +7 Lv.4 천상용섬 08.07.10 2,559 3
17723 무협 이상성격강호 읽고 +9 zero사냥 08.07.10 1,861 0
17722 기타장르 토미노커 The Tommyknockers를 읽고 +3 Lv.22 무한오타 08.07.10 861 2
17721 무협 무협의 근원적 관점에서 <진호전기> +14 Lv.1 +0.817 G.. 08.07.09 3,315 3
17720 무협 [추천] 초우님의 <표기무사>를 읽고. +19 Personacon 검우(劒友) 08.07.09 4,009 7
17719 기타장르 십우도 +2 Lv.1 십우 08.07.09 1,761 0
17718 무협 진호전기의 아쉬운부분.... +1 Lv.1 마사(魔士) 08.07.09 1,762 1
17717 판타지 천마선을 읽고 +2 악련 08.07.09 2,227 1
17716 일반 내 인생을 바꾼 1% 가치 _ 자전거 편 +4 Lv.1 요조숙녀4 08.07.09 1,000 2
17715 인문도서 섹스의 진화 Why is sex fun?를 읽고 +4 Lv.22 무한오타 08.07.09 2,723 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