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쿠키
작품명 : 농노의 아들
출판사 : 조아라 연중
<존칭생략>
장르시장의 타겟으로 하는 출판사들이 얼마나 영세한 지는 잘 모르지만, 가끔 출판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어서 그 이유를 듣자니 출판사가 문을 닫아서라는 거다. 물론 출판이 중지되었다고 해서 아쉬울 것이 없는 작품들도 있으나 몇 몇 작품들은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농노의 아들>이다.
- 환생했다, 그리고....
'여긴 어디지? 난 분명히 죽었는데...'
'왜 이리 답답하지?'
이렇게 시작하는 소설을 인터넷 연재 소설까지 합하면 한 열 개는 될 거다. 이 두 문장을 보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주인공이 환생했고 지금 어머니 뱃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직 뇌 형성도 안 되었는데 사고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어떤 작품에서는 운기조식까지 해서 이미 어머니 뱃속에서 몇 갑자에 이르는 공력을 쌓고 나온다. 아무리 판타지라지만 해도 너무하는 경우다.
<농노의 아들>이 연재될 당시 이 <환생>처리가 신선했다. 가끔씩 떠 오르는 전생의 기억, 하지만 이것이 주인공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농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가끔씩 떠오르는 만인평등사상 때문에 주인공은 농노의 아들이 아니라 신분상승을 노린다.
-신분상승, 어떻게 해야하나
당신이 작가라로 생각하고, 농노의 아들에 대한 작품을 쓴다고 하자. 주인공을 계속 농노로 둘 수는 없으니까 신분상승을 시켜야겠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할까? 가장 유치한 방법은 주인공에게 절대의 무공을 줘서(그것이 전생의 기억이든, 드래곤을 통해서든) 소드마스터 만들고, 소드마스터에게는 신분을 가리지 않고 백작이상을 준다고 해서, 당장 백작 만들면 된다. 하지만 이건 너무 재미없다.
<농노의 아들>에서는 주인공이 신분상승을 해가는 것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물론 잔인한 면도 있고, 교활한 면도 있고. 이걸 다시 읽어보면 헛점이 많이 드러나겠지만, 당시 읽을 때만 해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조아라에서 출판삭제되고, 출판사 문 닫고서 다시 연재를 했는데, 얼마 안가서 연중상태에 있는 작품이지만, 그 끝을 보고 싶은 작품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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