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승환
작품명 : 열왕대전기 8권
출판사 :
항상 나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효자 타이틀, 열왕대전기.
전편에서 꾹꾹 눌러두었던 용수철이 이번 이야기에서
튀어오르는 것처럼 카르마의 대단한 활약이 펼쳐진다.
카르마가 아직 소드마스터는 아니지만 오라블레이드와는 다른
'마나블레이드'를 익힘으로써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강해질 듯 하다.
사실 무협에서 다루어지는 검강같은 경우는 판타지와 좀 다르다.
판타지의 오라블레이드는 검이 좀 길어지고, 엄청 날카롭고,
그 경지를 성취하며 쌓인 마나로 인해 신체능력이 올라간 정도다.
바꿔 말하면 엄청 강한 검사가 엄청 길고 날카로운 칼을 든 정도.
그러나 무협에서의 검강은 좀 다른 경우가 많다.
내공을 쌓고 검을 익히며 깨달음을 통해 검강을 발현한 고수들은
단순히 칼이 길어졌다 정도 수준으로 검강을 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좌백님의 금전표 같은 작품에서는 검강을 통해
세 방향으로 동시에 공격을 하기도 한다.
판타지 소설이나 요즘 쏟아져나오는 무협에서는
검강(오라블레이드)이 무척 단순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카르마의 마나블레이드는 좀 무협틱한 개념을 도입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훨씬 더 검강같은 느낌이라 좋다.
열왕대전기가 몇권까지 갈 것인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은데,
8권에서는 작가분께서 약간의 힌트를 던져주고 있다.
'군신의 포효'에 대한 언급이라던가, '대륙'의 존재라던가.
지금의 진행 속도로 그 정도 스케일까지 발전하려면 못해도
대여섯권은 더 나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꼭 그렇게 될 거라
단정할 수도 없는 것이, '이후'에 대한 언급만 하고나서
[2부로 이어집니다] 이러면서 끝낸 작품도 드물지 않다.
아쉽게도 8권에서는 조금 무리한 이야기 전개가 보인다.
특히 '기사들의 행동' 부분에서 납득하지 못하는 독자가 많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카르마가 넘어간 세계에서 기사들이
이제껏 보여준 행태를 바탕으로 추론해볼 때 '그 장면'에서
'그 기사들'이 보여준 모습은 결코 무리한 것은 아니다.
요즘 판타지/무협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너무나도 현대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그렇지 않은 가치관에 의거한 행동을
독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내가 볼 땐 그렇다.
그러나 독자들이 의구심을 느끼게 한 것은 분명 작가의 실책이다.
설사 작가 본인의 설정으로는 무리한 점이 없고, 또 이제까지
작품 중에 약간의 언급을 통해서 복선을 깔아놓았다 할지라도
독자들의 반응으로 보건데 확실히 작가의 배려가 부족했다.
요즘 장르소설 독자들은 책을 꼼꼼히 읽는 버릇은 없다.
그러니 하고싶은 이야기, 해놓아야 할 이야기는 확실하게
언급해 두고 넘어가야 한다. 노골적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
'자세히 읽으면 알 수 있어' 같은 이야기는 안통한다는 거다.
열왕대전기는 최근 출간되는 장르소설 중 손에 꼽는 수작이다.
8권까지 오면서 조금도 늘어지지 않으며 항상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 출간주기도 길지 않아서 독자를 기쁘게 한다.
이번 이야기에서 살짝 암시된 것처럼 카르마가 대륙을
질타할 때까지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4738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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