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자하
작품명 : 천우반생기
출판사 :
앞서 세븐메이지에 대한 감상문을 썼는데 비난여론이 비등하더군요.
세븐은 물론 세븐를 읽고 찬양하는 독자들을 비아냥 거린다는 거죠.
다시 한번 감상문을 읽어보니 비아냥 거린다는 느낌이 들긴 하더군요.
이 점은 사과 드립니다.
하지만 세븐에 대한 과도한 찬양을 경계한 것 만큼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천우반생기를 읽었습니다.
작가이름을 보지 않고 그냥 읽었습니다.
작가가 먼저 '남궁세가 소공자'라는 글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별반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을 겁니다.
그냥 모르고 읽은 것이 약이 된 셈입니다.
이 감상문을 쓰기 전에 세븐과 마찬가지로 앞서 썼던 다른 사람의 감상을 읽어 보았습니다.
세븐과 달리 감상문도 달랑 1편 뿐이었지만 달린 댓글도 정말 형편 무인지경이더군요.
이렇게 평가가 극을 달리다니---.
천우반생기는 겨우 4권까지 읽었습니다만
그 안에 담긴 깊은 내용은 충분히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천하오패의 하나인 무황성의 주인 천우.
그는 거의 무적의 무공을 지닌 존재입니다.
그런 그가 전대 주인이자 사부의 강권으로 사랑하는 사매를 역시 오패 중
하나인 혈사곡의 소곡주에게 정략결혼이라는 미명하에 보내주고 맙니다.
천우가 사부를 죽이고 재앙을 쌓는 적재(績災)라는 무림명을 가지고
무황성의 주인이 되고 난 후부터 소설이 시작됩니다.
사매이자 사랑하는 여인이 죽기전 서신을 보내 딸을 평범하게
살게 해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그로부터 천우는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어 버립니다.
그래서 반생기 입니다.
딸만을 위한 삶, 딸을 위협하는 존재는 그 누구라 하더라도
멸해 버리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농부를 자처하지만 평생을 무공수련과 살육에
취해 왔던, 뼛속까지 무인이었던 주인공이 제대로 적응할리 만무합니다.
그리고 그를 따르는 무황성의 인물들과 그를 쫓는 이들로 평지풍파가
거듭 됩니다.
이 글도 세븐에 못지 않은 플롯을 가지고 있고, 인물묘사 또한 뒤지지 않습니다.
인생에 대한 성찰도 담겨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무협이라는 이유로 홀대를 당하고 있더군요.
물론 이 소설도 약점이 있습니다.
스토리가 뒤로 갈수록 단순해 지는 점.
무협에선 드래곤도 마족도, 몬스터도 없으니 다양성에서 매우 밀립니다.
그래서 환상성도 부족하지요. 이런 약점은 반생기 아닌 다른 무협에도 적용되는
일면입니다. 좌검우도전이 특이한 세계관을 그렸을 뿐 쉽지 않은 변신이죠.
또한 너무 일찍 작가의 의도가 환히 드러나 독자의 상상력을 고려하지 않은 점.
적재라는 무림명에 어울리는 이전의 행보가 사부와의 관계 이외에는 드러나지 않아
설득력이 적다는 점 등. 딸이 어떻게 등장했는지도 모호 하더군요.
이외에도 문제가 적지 않겠지요.
하지만 반생기가 좋은 소설이란 점은 명약관화 합니다.
세븐이 찬양을 받았다면 반생기도 찬양을 받았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극과 극을 달립니다.
그러니 무협에 비해 세븐이 지나친 독자들의 기대를 받는다고 말한 겁니다.
당장 현재 문피아에서 연재되는 무협 가운데도 기대를 모으는 작가와 소설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출판되어 나가면 독자들의 반응이 훨씬 필력 떨어지는 판타지와 비슷한 정도에
그치고 말 공산이 큽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기대가 무협보다 판타지라고 말했던 것이고
이제 필력에 있어서는 판타지보다 무협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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