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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무적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7.07.20 09:17
조회
2,266

작가명 : 희매

작품명 : 선수무적

출판사 : 마루

누명을 쓰고 죽은 아버지에 대한 슬픔으로 가족 외의 사람들을 믿지 않게 된 주인공은 토끼를 잡으려다 동굴에서 선인의 비기를 얻어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됩니다. 선인의 유지를 받들어 초극기운을 회수하기 위해 세상에 나서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뤘습니다.

이 소설은 미묘한 선에 걸쳐 있습니다. 더 가벼워지면 선을 크게 넘어 거슬림을 줄 테지만 어정쩡한 위치에 있기에 개인차에 따라 미세하게 갈리게 됩니다.

소설의 분위기는 밝고 유쾌한 풍입니다. 그것만이라면 문제될 게 없지만 조연급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등이 약간 스치듯 오버하여 표현되는 경우가 있기에 일부 독자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인물의 개성표현이 지나쳐 무개념스럽다고 느껴질 부분이 있고 이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우려가 존재하지만 미미한 편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한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며 이 힘을 적절히 표출하여 주인공을 잘 띄우고 있기 때문에 독자에게 큰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이정도라면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오히려 마음에만 맞는다면 꽤나 속도감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읽으면서 가장 의아하고 아쉬웠던 것은 따로 있습니다.

작가가 사건을 서술하는 능력을 보면 세상을 미워하는 주인공을 자신의 의도를 최대한 살려 표현해낼 수 있었을 텐대 그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문에서 주인공은 어릴적 좁고 작은 세상에서 겪은 불행으로 인해 굉장히 편협하고, 외골수적이라 표현됩니다.

그리고 첫 장부터 독백과도 같은 주인공의 다짐을 읽게 됩니다.

[세상이 내 아버지를 죽였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아버지와 나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어. 심지어 가족들마저도...정말 가슴이 터져버려 미칠 것만 같아. 만약.. 만약.. 내게 그럴 힘만 주어진다면 세상 모두를 지워버릴거야. 하나도 남김없이. 추악한 인간들을 단 한놈도 이 세상에 남겨두지 않을 거야.]

그러나 곧 등장하는 주인공은 위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동굴 밖으로 나오자 칠흑같은 밤이 된 것을 안 주인공 백무로는 어머님께 혼날 것을 알고 조급해집니다. 그는 금빛 곰이자 영성을 가진 동물인 흑아의 머리를 쎄게 갈깁니다.

"뭐야 인마! 너 때문에 또 늦었잖아! 밤이 되면 신호하라고 했어, 안했어, 안했어? 응!"

그리곤 "흑아 별부 잘 보고 있어. 내일 올게."라며 집으로 내려갑니다. 이후 주인공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어머님께 늦게 돌아온 것에 대해 사과하고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자신의 기운을 이용해 안마해 드리고 세맥을 활성화시켜 드립니다. 이미 그들은 추궁과혈로 인해 고수 저리가라 할 정도로 건강하며 강해진 상태입니다. 이어 주인공은 할아버지 장수를 위해 산삼을 캐러 가겠다는 가벼운 농담으로 따뜻한 가족애의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느껴지는 주인공의 말투와 행동 모두 편협하거나 외골수이거나 아니면 뭔가 분노로 가득차 있다고는 전혀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 챕터에서 풍겨오는 분위기를 바탕으로 생각나는 대로 몇가지 형용사를 읊어 보면, "장난기어린, 치기어린, 정감있는, 부끄러운, 따뜻한, 활달한, 행복"과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이 묘한 괴리감 때문에 처음에는 아직 아버지가 죽기 전의 생활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이미 주인공의 아버지는 죽은 후였습니다.

주인공의 음울한 분위기를 예상했던 저는 매우 의아했습니다.

처음 독기어린 독백에서의 분위기와 주인공의 활달한 생활모습은 동일인물이라 판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인기피증이나 폐쇄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외부 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작중 상황처럼 청소년기의 인물이 아버지가 누명을 써 죽음을 얻게 되고 이로인해 고립감과 정신적 상처를 입게 될 경우 그러한 고통과 아픔은 일상 곳곳에서 공격적 성향으로 표출됩니다.

이것이 일반론이며 제가 처음 작가의 서문과 처음의 독백을 바탕으로 상상했던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의 문제점은 오로지 외부인에게만 배타적인 공격성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주인공은 선기를 품고 있었기에 올바른 심성을 가진 것이 가능하며 단지 특정한 관념을 자극할 경우에만 공격성이 생성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반인의 경우에도 '가족적인 인종차별주의자'처럼 대하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이중성을 가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위기가 문제가 됩니다. 주인공의 활달한 평소 성격 뿐만 아니라, 영물 황금 곰과 호랑이가 재롱을 피우며 소설의 분위기를 쾌활하게 유도합니다. 이처럼 가벼운 분위기로 인해 주인공의 불행은 상당히 빛을 잃었습니다. 주인공의 현 상황과 심정적 분노가 크게 맘에 와 닿지가 않게 되었습니다.

만약 중심주제대로 주인공의 변화에서 독자의 감정을 캐어내고자 한다면, 주인공의 심리적 상처가 가정에서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도록 일관화시켜서 모난 성격을 좀더 명확히 해야 했다고 봅니다. 그래야 이를 서서히 치유해나가는 과정에서의 맛이 더 살았을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주인공이 편협하고 외골수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독자가 쉽게 느끼고 이에 공감할 수 있도록 사소한 버릇이라거나 편집적 행동, 비이성적 대응등 다양한 방식의 작은 요소들을 배치해 놓았다면 좀더 세심하게 독자의 감정을 흔들 수 있었을 텐대 직접적인 감정서술에만 집중한 것 같습니다.

사실 분위기 자체가 밝고 경쾌하고 가볍기 때문에 중심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에 큰 무리가 있습니다. 문체와 등장인물도 그에 맞게 변화시켜 분위기를 처음엔 약간 음울하게 살려가다가 이후 주인공의 변화에 맞춰 변동을 줬다면 큰 감동을 줄 수 있을텐대 시작부터 불행을 찾아볼 수 없이 모든 것이 돛단 듯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주제와는 약간 모순적인 분위기였다는 평입니다.

때문에 소설의 중점이 강한 무공으로 활보하는 것이 주(主)고 주인공의 변화하는 모습은 객(客)으로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지만 작품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살리는 것엔 그다지 안점을 두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의 강함을 맘편히 즐긴다면 그 부분에서는 상당한 재미를 주는 소설입니다.


Comment ' 13

  • 작성자
    Lv.4 허벌란
    작성일
    07.07.20 10:55
    No. 1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들은 보고 그에 따른 감상글을 읽어보면 오히려 독자가 작품에 대해 변명과 해설을 해야만 하는 현 상황들이 참 많이 아쉽습니다.
    본글에서처럼 저 또한 먼가 어긋나는 케릭터의 성격때문에 읽기가 상당히 거북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아크라델
    작성일
    07.07.20 11:07
    No. 2

    이건 감상이라기 보단 해명글에 가깝네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건 작가분도 인정한건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얼음꽃
    작성일
    07.07.20 11:35
    No. 3

    주인공이 다중인격인가요?

    확실히.. 싸이코메트릭...적인 뭔가가 좀 있어야 할지도...(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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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鐵掌水上飄
    작성일
    07.07.20 14:44
    No. 4

    반권 읽다가 포기한 기억이 있긴하네요. 신인 작가의 훗날의 가능성은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재미를 따지자면 저에게는 비추더군요. 무적의 강력한 먼치킨 적인 소설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강추를..저처럼 먼치킨에 비호감을 가지거나, 개연성이 빈약한 소설을 싫어하는 이에게는 비추를 권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7.07.20 20:35
    No. 5

    선수무적 보고 필력이 좋다고 해서 빌려봤다가 짜증만 쌓였네요..
    도데체 뭘보고 필력 이라는 건지 그 필력 타령 하는분들한테 묻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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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07.07.20 21:42
    No. 6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긴하고 그런것 같다가 뭐랄수도 없죠 사람은 개인마다 다 틀리니...
    하지만 전 정말 재미있게보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편협한 성격의 이유가 불행한 과거 때문도 있긴 하지만 주인공이 가진 세가지 기운 특히 전혀 그 성질이 다른 천선기와 독선기 그리고 금선기 영향때문에 더욱 성격이 극단적인 급박한 변화를 가진다고 할수있죠 이것은 본문중에서도 잠깐 언급이 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백가장에서만 주인공이 유쾌하게 보이는것은 아마 실낙원같은 개념아닐까요? 과거의 불행때문에라도 백가장 내에서만은 모든것을 잊고 즐겁게 살고싶다는 감정때문에 더욱 스스로 주인공이 즐겁게 살려는 노력을 한다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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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비야(悲夜)
    작성일
    07.07.20 23:02
    No. 7

    위에서도 말했듯이 조연급 등장인물들의 성격 오버가 심한 편이어서 캐릭터들이 너무 가볍게 느껴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표현이 부자연스럽다고 할까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할까 여하튼 그래서 읽으면서도 아, 이건 진짜로 말그대로 지어낸 이야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추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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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9 절대신검존
    작성일
    07.07.20 23:30
    No. 8

    글쎄요. 이책에서 재미를 못 느낀다면 무협소설을 왜 보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아크라델
    작성일
    07.07.21 00:39
    No. 9

    헐 이책 재미없으면 무협을 보지 말라는건가요?.;;
    표현이 참...
    저는 이책 재미없지만 재미있게 보고 있는 무협 많습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7.07.21 00:40
    No. 10

    알바생이신가 표현 참 머같이 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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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7 風雷魔影
    작성일
    07.07.21 07:33
    No. 11

    저는 연재분만 읽었는데요

    여자가 꼬이는것에 질려버렸네욤..

    초반에 재미있게 읽었었는뎅..(먼치킨도 좋아하는 관계로)

    작가님 스타일이 그렇다고 말씀은 하셨는데용...(어쩔수없죠 뭐^^;)

    읽다보니..

    여자가 아이템처럼 느껴더라구요..(넘심한가?^^)

    마치..출도하면서 몇명 건지고, 빙궁가서 하나건지고, 만독문(?)

    하나 건지고...

    그래서.. 포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네임즈
    작성일
    07.07.21 17:03
    No. 12

    흠......호불호보다는......불호쪽이 너무 많네요;

    아직 안본 작품이라 기대하고 있는데......;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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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7 가막새s
    작성일
    07.07.26 16:42
    No. 13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갈수록 좀... 흐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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