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요도
작품명 : 빙마전설
출판사 : 문피아 작가연재
평어체를 쓰는 것을 양해바랍니다.
"도대체 뭘까?"
[빙마전설]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내내 남아있는 기이한 느낌이다.
내가 좋아하는 무협은 무협 특유의 꼬질꼬질한 향취가 듬뿍 묻어나는 글이다. 이런 글은 대체로 문체가 만연체이거나 혹은 한자어나 한시를 많이 쓰고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작가연재란에 연재되고 있는 요도님의 [빙마전설]은 이러한 내 취향의 조건과는 별로 부합하지 않는데도, 어느새 선호작을 확인할 때 가장 눈길이 먼저 가곤 한다. 그리고 글을 읽을때면 나도모르게 눈이 아래로 아래로 자동적으로 내려간다. 내 취향도 아닌데, 왜일까?
이러한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곰곰히 찾아낸 이유는 문체와 표현의 호흡이 아닐까 싶다. [빙마전설]을 읽다보면 문장의 길이가 짧으면서도 그 표현 하나하나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마치 비유하자면 냉면을 먹을 때 면발이 너무 길어서 곤란하지 않도록 미리 가위로 적절하게 잘라주는 것과 같이 말이다. 젓가락질 한번에 가장 적절한 양만큼을 씹고 삼킬수 있도록. 불필요하게 냉면을 젓가락으로 잡아 당기면서 이로 끊어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에 좀더 냉면 본래의 맛에 집중하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빙마전설]을 읽을 때면 다른 작품을 읽을 때보다 훨씬 편하고 빨리 읽게된다. 따라서 속도감과 몰입감이 부수적으로 생기게 되는데, [빙마전설]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간결한 문체와 편한 호흡의 표현으로 인한 [속도감과 몰입감]이라고 생각한다.
제 맛을 살리기에 딱 적당한 만큼 가위질하는 요도님의 가위가 작가님의 재능인 것인지 아니면 몇 번의 퇴고로 이루어진 노력인지 궁금하다.
참, 마지막으로 제발 절단신공을 사용할 때는 그 가위를 쓰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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