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설봉
작품명 : 산타
출판사 : 드래곤 북스
--작가 서문 "산타(散打)-설봉(雪峰) 中--
얼마 전에 몇몇 작가들과 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나눈 대화 중 하나가 어떤 글을 쓰느냐였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것인가? 아니면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을 쓸 것인가?
당연히 결론은 전자로 모아졌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면 많은 독자가 외면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책을 출간해 준 출판사에도 누가될뿐 아니라 오직 인세로만 생계를 해결하는
전업작가들에게는 치명적인 손실이 됩니다.
그렇다고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만 쓴다면 글쓰는 낙은 어디서 찾겠습니까?
쓰기는 더 쉽습니다. 일부 출판사에서 무더기로 쏟아내는 무협과 비슷한 수준으로 쓴다면
한달에 한질, 네권을 쓸수 있죠.
아! 그렇게 하느니 차라리 절필해버리고 구멍가게에서 심부름이나 하는것이 훨씬 나을겁니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니까요
가장괴로운 작업은 쓰고싶지 않은 글을 썻는데 읽는독자도 외면하는 경우이겠고
가장 즐거운일은 내가 마음껏 쓴글을 독자가 흔쾌히 읽어 주었을 때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출간하게된 산타는 정말 쓰고싶은 글을 썻다고 자부합니다.
초고만 900만 BYTE, 책으로 열네권 분량을 썻습니다.
중국 무협사를 실제로 조명해 보고 싶어서였죠.
우리에게 고유무술이 있듯이 중국에도 고유무술이 있을터, 허황되고 작위적인 무공이 아닌
실제 무공을 써볼수 없을까?
SF소설이 각광을 받는 시대에, 빠른 속도로 읽히는 글이 선호받는 시대에 이런글을 발표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쓰고싶은 글을 쓴다는 것 만큼이나 큰 모험일지도 모릅니다.
고전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런 염려를 모두 떨쳐버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단 몇사람이 라도 이런글을 재미있게 읽어줄 독자가 잇으리라 기대하고.
그러나 천학비재하여 내용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중국무협사는 너무 광대하고 폭넓어 정리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특히 일자상전이 철저히 은막에 가리워져 타국인으로서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한계를 느꼇습니다. 청나라 말엽부터 모습을 드러낸 무공들은 대충 정리할 수 있었지만 그이전은 감도잡지못하고 손을 놓아버렸죠.
그렇다고 명나라, 아니 그이전에 과연 무공은 없었을까요?
소림 간가권은 송나라시절 만들어 졌습니다. 아직도 현존하는 이 권법은 뿌리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중국 북방에 분명히 실존하는 통비권만 하더라도 근원을 파악하기란..
전국시대 백원 이라는 사람이 창시 했다고 하지만 근거가 없습니다.
청나라 초기에 벽괘권, 당랑권등의 기법을 받아들여 무려 열다섯 지파로 갈린것이 지금 전해질 따름입니다.
산타는 이런상황을 고려하여 쓰여졌습니다.
초식명은 현존하는 무공에서 따왔으며 가급적 무도에서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시대가 명확하게 드러난 무공들은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천번지복의 무공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한 고수라도 방심을 하거나 마음이 흐트러지면 지고맙니다. 무공의 고하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중과부적도 당연하지요.
그 시대에 초강자가 살았다 할지라도 그랬을 겁니다.
그런 글을 쓰고 싶었고, 재발역주를 하는 심정으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으로 인해 진솔한 무공이 오도 되었다면 사과를 드립니다.
무술이라고는 어렸을적에 태권도 2단을 딴 것밖에 내세울것이 없다보니 쿵후를 손댄다는 것이
어렵기만 하더군요.
일모도원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멀다고 혹시 잘못된 것이 없나 염려되는 마음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께서 사랑해 주셨으면하는 바람또한 지울수가 없습니다.
기껍게 책을 출간해주신 시공사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많은 분들께 짧은 지면을 빌어 두손 모아 감사드립니다.
-설봉 배상(拜上)-
역시 서문은 너무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서문이 빠지면 2%부족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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