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25 탁월한바보
작성
13.04.10 19:32
조회
3,519

탁월한바보의 두 번째 감평입니다. 이번 글은 저도 상당히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 글입니다.

 

일반연재란의 LYH님께서 쓰신 내가 나를 잡아먹은 날 입니다.

 

저 제목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딱 봐도 행복한 내용이거나 밝은 스토리는 아니라는 기분이 듭니다.

 

저 제목의 소설은 실제로도 암울합니다. 희망이 없는 스토리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지은이라는 여학생은 소문으로 유명한 판자촌에서 누군가의 물음에 그저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박한 희망을 말해봅니다. 그러나 그 소원을 들은 것은 천사가 아니라 악마였습니다.

 

그저 평생 남들이 자신에게 험한 소리 좀 안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콤플렉스가 있던 소녀.

 

그러나 그 소원은 전혀 생각지도 않은 잔인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소녀가 [평생]이라고 말한 덕분에 심각성은 더욱 커지죠.

 

악마와 계약해버린 소녀의 좌절하는 스토리. 자살도 소용없고, 악마를 죽일 수도 없는 와중에 끝없는 도피와 책임감, 불신과 좌절로부터 끝에는 배신마저 당하는 이 글의 내용은 가벼운 스토리를 원하는 분들은 절대 즐겁게 볼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여고괴담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울리는 글이죠.

 

제가 이러한 글을 추천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야, 당연히 그럴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런 분위기의 글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는 작가님의 엄청난 필력이 보입니다. 섬세한 묘사가 들어간 건 아니지만, 스토리가 딴 곳으로 세는 것이 전혀 없고 필요한 속도를 계속 유지합니다. 게다가 삼인칭이지만 일인칭처럼 감정의 이입과 몰두가 잘 되는 점은 누가 뭐래도 엄청난 강점입니다.

 

또한 이 글은 그저 대리만족만 요구하는 요소들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도전적인 작품이고 성공작입니다.

 

게다가 글이 표현하는 인간의 심리와 교활함, 글 속에 숨은 잔인한 진실은...

[악마보다 더욱 악마 같은 인간]. 이라는 말이 이 소설에서 와 닿게 하더군요.

 

늑대가 호랑이를 무서워하는 거 같습니까? 늑대는 자기 무리의 늑대를 더 무서워합니다. 우두머리는 항상 서열을 유지하려 들고, 서열은 언젠간 깨집니다.

인간이 가장 무서워해야 할 존재는 같은 인간입니다. 인간은 그걸 부정하려고 때로는 멀쩡한 사람을 마녀나 악마에 홀린 사람이라며 매도하거나, 상상 속의 괴물을 더 혐오하게 속삭이기도 하죠.

 

한 소녀의 가녀린 소망을 인생 채 잔인하게 망쳐버리는 악마의 횡포와...

 

그 악마를 막고 싶어서 악마보다 더 악랄하게 올가미를 준비하는 인간...

 

어느 쪽이 더 짐승만도 못하고 쓰레기 취급도 아까운 존재일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는 제가 여러분에게 낸 위의 저 질문을 직접 글을 읽으셔서 답해보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1권 형식의 단권 스토리를 좋아하는 분.

깔끔한 문체나 심리적인 표현을 원하시는 분.

뭔가 깊게 생각할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를 필요하시는 분.

장르 소설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분.

현대악마물 좋아하시는 분.

 

이상입니다.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8199 무협 황하난장에 대한 감상 +18 Lv.1 palis 13.04.16 14,019 7
28198 무협 뫼신사냥꾼을 읽고 +10 Lv.1 [탈퇴계정] 13.04.14 9,621 3
28197 무협 황하난장 추천합니다. +6 Lv.98 미수맨 13.04.13 8,691 5
28196 판타지 [페이트노트]님의 [Hero of the Day]를 읽... +16 Lv.25 탁월한바보 13.04.11 4,253 4
28195 SF 메타트로폴리스, 조이이야기, 존 스칼지 작... +4 Lv.67 서래귀검 13.04.11 3,849 0
28194 판타지 카이전기 +3 Lv.4 살그머니 13.04.11 5,265 0
» 현대물 [LYH]님의 [내가 나를 잡아먹은 날]을 읽고... +2 Lv.25 탁월한바보 13.04.10 3,520 6
28192 판타지 [제너럴킴]님의 [월트]를 읽고... +1 Lv.25 탁월한바보 13.04.10 3,069 5
28191 현대물 현대판타지를 읽고. +33 Lv.6 좁은공간 13.04.10 10,331 22
28190 SF (SF)십 브레이커 +2 Lv.67 서래귀검 13.04.09 4,873 4
28189 퓨전 남만왕 맹획을 강추합니다. +6 Lv.60 카힌 13.04.09 6,155 3
28188 무협 당랑권 1~2권 +33 Lv.52 헤비스모커 13.04.09 9,387 6
28187 퓨전 기대되는 퓨전 게임 판타지. 이차원 용병 +14 Lv.31 에이급 13.04.07 7,537 12
28186 무협 낭인천하의 주인공부인? +17 Lv.10 무곡성 13.04.07 8,463 0
28185 무협 십만대적검 3권 +24 Lv.64 freei36 13.04.06 9,963 0
28184 무협 고검환정록(직하인작) 감상. +15 Lv.76 아르케 13.04.05 12,766 14
28183 기타장르 딥스 를 읽고 Lv.22 무한오타 13.04.05 4,013 1
28182 무협 낭인천하... - 과연 그의 정체는? - +11 Lv.1 明善民 13.04.05 9,234 7
28181 판타지 [은빛어비스]개인적인 감상으로서... +16 Lv.36 카르니보레 13.04.05 10,187 1
28180 퓨전 스타글로리 아띠랑님의 새 연재 <대양아... +1 Lv.99 바둥 13.04.04 3,139 1
28179 판타지 요즘읽은 장르소설10 +12 Lv.2 DrBrown 13.04.03 8,966 1
28178 현대물 퇴마록 외전 감상 +8 Lv.60 레비니크 13.04.02 6,575 3
28177 퓨전 [퓨전판타지]현중귀환록14권(완)을 읽고 +26 Lv.11 진시황제님 13.04.01 16,518 1
28176 판타지 생존록 감상입니다. +5 Lv.62 풍훈탑 13.04.01 9,843 1
28175 무협 천애협로 조금씩 주인공의 답답함이 느껴진다. +11 Lv.1 플로케 13.04.01 13,722 2
28174 퓨전 <타임리스 유기> 추천글 +5 Lv.90 섬천 13.04.01 5,561 1
28173 현대물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거 같은 현대판타지 +11 Lv.35 사류무사 13.04.01 11,003 2
28172 판타지 은빛어비스-몰락한 전설의 부활 +2 Lv.6 당근사랑 13.04.01 4,720 0
28171 현대물 초인기를 보았습니다. +9 Lv.99 별일없다 13.03.31 8,056 0
28170 판타지 문피아 연재작 - Chaos&Complex 감상입니다. +6 Personacon 엔띠 13.03.31 4,003 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