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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자공
작성
12.08.30 21:07
조회
3,225

작가명 :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명 : 성녀의 구제

출판사 : ....

<※ 이 글에는 소설에 중요하다면 중요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추리 소설의 성격상 이 부분들을 알게 된다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부터 장르소설을 읽었는지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무협에 관해서는 꽤 관심이 깊었던 것같습니다.

TV에서 해주던 포청천이나, 천녀유혼, 주성치의 불멸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서유기 시리즈, 그리고 양조위 주연의 의천도룡기 등등. 저는 꽤 재미있게 봤거든요.

특히, 중국 고전 괴담이나 기이한 이야기들도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몇 개는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무협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을 읽는 것에 흥미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 가장 처음 읽었던 소설은 아마 김정률 작가님의 '소드엠페러'가 아닐까 싶은데, 그 이후로 책방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락날락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중에 고무림, 북풍표국 등의 사이트를 찾아서 나름대로 소설도 써보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하튼 저는 입대하기 전까지도 문피아에서 많은 글들을 읽어 왔고, 또 재미있는 소설은 사서 읽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뜨거웠떤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협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확실히 그 전보다 덜하다는 걸 느낍니다. 일단 예전에 비해 선호작도 별로 없고, 아예 새로운 글도 찾아서 읽질 않습니다. 그저 예전에 선호작 해놓은 글들 중에 새로운 글이 떴나 안떴나 이것만 확인하는 편이죠.

제 개인적인 취향이 변한 탓도 있습니다만, 어쩌면 무협소설에 조금은 싫증을 느낀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피아의 여러분들과는 비교조차하기 어려울 정돕니다만, 나름대로 십 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무협소설을 읽어왔으니, 예전에 비해 열정도 식고, 싫증도 느끼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추리소설입니다. '성녀의 구제'라는 제목을 걸어놓고, 말머리가 너무 길었습니다만, 어려서부터 고전, 기담, 괴담, 무협 등에 관심이 있었던만큼 추리, 탐정 등에도 관심이 깊었습니다. 김전일, 탐정학원 Q, 코난 등에 한참 빠져있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작가는 물론 제목조차 기억 안나는 추리소설, 미스테리소설도 찾아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군대에서 우연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소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당시에 읽었던 게 졸업, 붉은 손가락, 그리고 하나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여하튼 세 편의 소설을 읽고 단숨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에 빠져들었습니다.

작가에게 흡입력이 있다면 이런 것일까 싶었습니다. 정말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 추리소설에 빠져서 부대에서 추리소설을 찾아서 읽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선임, 후임 가릴 것 없이 빌려서 읽었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도 이 무렵에 읽었던것 같습니다.

소위 말하는 팬이 된 것 같습니다. 집에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이 몇 편 있습니다. 지금 얘기할 '성녀의 구제'도 그 중 하나죠.

'성녀의 구제'는 독특하다면 독특한 소설입니다. 사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리 특이할 것도 없는 기법일테지만, 일단 소설 첫 부분에 독자들로 하여금 범인과 범행의 동기를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범인의 뒤를 쫓는 것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김빠질 이야기지만, 저는 그럼에도 흥미를 잃지 않고 읽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떄문이기도 했지만, 소위 말하는 팬이 된 입장에서 이미 매료되어 있었기 때문에 덮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숨막힐 듯한 추리나 명탐정의 뛰어난 활약을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조금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그런 것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과연 이걸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오히려 추리나 탐정의 등장보다는 인간관계나 사람의 심리 등을 흥미롭게 다루는 점에서 재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성녀의 구제'는 범인과 범행의 동기를 드러내놓고, 과연 범인이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범인은 사건 당시에 현장에 없었고, 당연히 범행은 불가라는 흔하다면 흔한 전제 아래 구사나기 형사와 가루오 형사, 그리고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가와 박사가 범행의 트릭을 밝혀내려 노력하죠.

소설을 읽다보면, 이 범행은 일어날 수 없고, 당연히 트릭은 불가능한 완전범죄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지만, 달리 주인공이 아니겠죠.

주인공은 철저히 논리로써 범행에 사용된 트릭을 추리해내고, 추리를 뒷받침해낼 증거마저 찾아냅니다. 그리고 사건은 종결되죠.

사실 이 사건 자체는 어쩌면 진부하다면 진부한 형태의 사건입니다. 그 시간에 범행이 불가능했던 범인이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를 증명해내는 이야기는 이미 써먹을대로 써먹은 소재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이 '성녀의 구제'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이유는 이 소설의 제목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소설의 끝에 이르러 밝혀지는 전모와 이 제목을 생각했을 때, 저는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라며 감탄했습니다.

범인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짐작이 갔다고 할까요.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군부대에까지 일부 비치되어 있으니, 어쩌면 주위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주위에 있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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