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글 쓸때마다 앞에다가 다는 말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글은 감상이 아니다 』-화유생각
사실, 이 글을 쓰기 전 권오단님께 죄송하다고..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책을 보게 된 동기가 매우 심히 불순하였으니까요..바로 이벤트!!!! 앗. 초혼 저거 이벤트하는 책이닷!!! 이라는 아주아주 불순함으로 가득 찬 생각으로 책방에서 빌렸습니다. 뭐 사실 그 외에도, 서헌군이나, 여러 주변사람들이 재미있다는 추천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여전히 불순한 건 사실이죠.. 인정하고 사과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초혼.. 김소월님의 시 제목입니다. 아주아주, 슬프고, 비통스러운 시이죠. 하지만, 권오단님의 초혼은, 김소월님의 초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가볍지 않고, 적당히 무게가 있었습니다만, 슬프고 비통스럽지는 않죠. 주인공인 범이는, 백두산 호랑이와 같이 사는, 인간입니다. 그렇기에, 문화 문명의 혜택을 받지도 못하였고, 처음엔, 말이란 것도 하지 못하였으며, 호랑이처럼 영역을 만들고, 육식만 합니다. 그러면서, 범이는 설아라는 여아(女兒)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래서, 설아에게 다가가지만, 설아는 무서워서, 도망가고, 범이는 유정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잡히게 됩니다. 이것이 초혼의 시작입니다.
그 후, 범이는, 대주스님과,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그 때 설이는 백두산에 남게되고, 이런 말을 범이에게 합니다. -여자는 무서운 존재니까 피해-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범이는 세상에 나가서, 임꺽정의 후손 백손을 비롯 여러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갑니다.
하지만, 초혼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인물의 성격인 듯 합니다. 임제와, 백손이 다툴 때, 등장한 대주스님과, 그후 대주스님의 행동방식은, 앞에서 만들어 뒀던 대주스님의 성격과 상당히 충돌을 일으키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초혼의 여러 스님들, 동학사의 스님들이라던가, 유정같은 스님의 성격은, 스님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는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권오단님의 소설 군데군데에는, 소설에 쓸 소재에 대한 연구와 고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 같았습니다.
범이가 보는 성선적 시점(날 때부터 착하다)과, 범이의 사랑, 그리고 민족의 얼이 느껴지는 소설.. 기존의 무협소설의 배경을 한국으로 옮겨 써낸 소설. 권오단님의 초혼,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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