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편의상 반말을 사용하겠습니다. ^^
영웅독보행.
아는 분은 다 알고 있는 금강님의 작품이다.
허나 애석하게도 본인에게는 악마의 그것과도 동일하다. 왜냐하면 본인을 무협이라는
암흑의 구렁텅이로 빠뜨린 작품이니까. 때는 본인이 중학교이학년무렵. 심심한 오후,
친구녀석이 무협을 몇권 빌려왔다. 그것도 일권이 없는 2,3,4권. 본인은 학교오후수업
을 나른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 악마의 작품에 손을 대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도 일권은
보지 않고. 결국 본인은 무협이란 세계에 빠져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제 이십대가 꺽
인 상태이르러서도 결국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설하고 얼마 전 다시 도서대여점에서 영웅독보행을 빌리게 되었다. 추억때문일까. 책
방구석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책을 빌리면서 수많은 감회에 젖게 되었다. 주인공의 이
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야말로 당시로서는 처음 접하는 충격이었다. 지금은 워낙 좋
은 작품이 많으니 스토리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말이다.
어쨌든 다시 보는 영웅독보행도 상당히 즐거웠다.
익숙한 스토리라인에 전형적인 반전. 예전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없는 대
신에 술술 읽히는 즐거움은 무협의 참맛을 다시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머리를 감싸쥐는 암울한 무협은 싫어한다. 그렇다고 비뢰도류의 실실 웃는
무협도 싫다. 영웅독보행 정도면 딱 적당할까.
간만에 읽은 영웅독보행.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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