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수님의 청천백일 6권이 나왔습니다.
5권까지 읽으면서 계속 무엇인가가 부족한 느낌을 받던중 6권을 읽으면서 느낌이 나름대로 실체화 되었습니다.
1. 인간의 감정이 없어 건조함을 느낀다.
정상수님의 전작은 일단 논외로 하고, 청천백일을 보면 구성도 괜쟎고 필력도 나무랄데 없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뭔가 빠진 느낌을 받는것은 인간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소명을 비롯한 각각의 캐릭터의 고유한 특색이 부각되지 않다보니 작가의 멧시지 마져 흐릿해지고 작품속에서 인간적인 냄새가 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작중인물은 모두 상호 인간적인 교감이 거의 없고 상대방에 대해 의심을 하고 질시를 한다.
충성,분노,배신,감격,믿음,슬픔....등등의 인간의 오욕칠정은 거의 무시되고 그저 의심을 하고 계략을 펴고 계산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밋밋한 이야기만 계속된다.
이것은 전작인 독문무공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즉, 독자가 작중인물과 호흡을 함께 할수 없고 건조함을 느끼게 된다.
2. 평면적이고 입체감이 없다.
인간이 없다보니 사건만 있다.
그결과 묘사가 부족하고 대화와 설명만으로 스토리를 끌고 가니 입체감이 없고 평면적이 되고 있다.
특히 지루하게 이어지는 대화의 홍수와 반복되는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머리를 아프게 한다.
생생히 연상되고 상상되는 영상이 떠오르지 않는다.
3. 긴장감의 조성이 없고 반전이 없다.
무협소설의 중요한 양념중의 한가지가 긴장감과 결정적인 장면에서의 반전인데 청천백일에서는 긴장감이 조성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구룡왕 이소명은 남평왕부의 공량휘가 자신의 처자식을 노릴줄 뻔히 예상하면서 낭인호위대를 파견하여 거처를 이동한다.
그리고 본인은 암중에 뒤따른다.
이부분이 6권의 반전이나 위기 부분이라면 위기 부분인데 독자는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공량휘가 섣불리 덤비다가 짠~하고 나타난 이소명에게 깨지겠군.하고 이미 결론을 다내리게 된다.
그냥 이소명의 독백이 있고 생각이 있고 행보가 있을 뿐이다.
4. 작가의 메시지가 희미하다.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1,2,3과 연결되는데 글을 읽으면서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구룡왕이 반대세력을 모두 처단하고 강호일통을 한다는 건지, 황궁에 들어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선정을 베푼다는건지, 관부와 황궁 무림의 대화합을 이룬다는 거지, 패천오세를 모두 휘하에 거두고 각 가문간의 조정자가 되어 강호를 안정시킨다는 건지......
예를 들어 괴선(임준욱)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사랑과 화합'으로 적을 괴멸시킬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애꾸가 되고 죽음에 몰렸음에도 인명을 소중히 해서 적을 살려 보내는 운청산을 통해 그 매시지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5. 나가며
십인십색의 생각이 있겠지만, 무협은 무와 협의 본령속에 각종 소재와 인간의 모습을 버무려 맛깔스럽게 내놓는 요리와 같다는 제 생각을 올린바 있습니다.
작가님은 분명 뛰어난 이야깃군임에 틀림없으나 이야기속에 독자가 함께 호흡할 여백을 봉쇄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메니아의 동참을 얻기위해서는 또는 메니아군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메시지가 느껴지는 입체감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무래도 작가님이 독문무공,청천백일의 형태를 계속 이어가신다면 더이상 선택하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좋은 작품을 다시 뵙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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