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시작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명 초기의 역사와 허구를 잘 버무려
학승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더구나, 마지막 남은 학승이 주인공이라는
것과 주인공이 속아서 소림사에 들어가 갖은 고초를 겪으며 나한십팔수
정도의 삼류무공을 익히며 꾸준히 익혀간다는 부분도 나름대로 좋았다.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정각이 무공을 얻어 비밀리에 수련하는 부분
과 마교의 첩자가 나오고 종남의 지혜로운 아가씨가 나와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부분까지만 해도 글의 전개는 상당히 매끄러웠다.
(다분히 고전적인 구조이긴 해도 잘 먹히는게 그런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 다음부터의 전개는 조금 실망스럽다. 정각이 마교로 가야하는
당초의 목적이 있었겠지만 그런 과정중에서 글의 흐름이 끊기거나
개연성이 조금씩 떨어지는 점이 보였다. 마교의 교주는 마치 환타지의
먼치킨처럼 독보적이고 그 활약도 상당한 지면을 차지한다.
뭐, 이런 문제야 개인의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겠지만, 더 중요한 문제점
이 있다. 작가는 왜 이 글을 쓰는가 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목적이 무엇인가 이다. 그런데, 초반에 정각이 마교에 들어간
전후의 이야기는 뭐랄까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 정각은 그저 남이 끌리는
대로만 행동하고 있으며 정각 자신이 가지는 고유한 목적이 없다.
천하제일인이 되고 싶다면 그 목적에 맞는 생각과 행동이 보여야 할것이고,
천하제일승이 되고 싶다면 최소한 불경 한줄이라도 외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정각이 정처없이 방황하는 가운데 독자들 역시 방황하게 되고,
결국에 독자들은 책에서 손을 놓게 된다. 물론, 나만 책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
어차피 독서란 주관적인 감상이니까...
덧글, 신승을 보고 한번 감상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일에
치여 까먹다가 기억을 더듬어 감상글을 올리려했더니 밑에 신승관련 글이
보이더군요. 글 올릴때가 아닌듯 싶어도 시간이 없어 두렵기는 합니다만
올려봅니다 ^^: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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