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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4 벽암
작성
04.01.25 21:54
조회
865

문득 어느분의 글을 보고 강호연가를 클릭했다.

주인공만 바뀌고 글의 구조나 사건의 진행이 똑같은 무협이란 장르의 한계에

지루해하던 차. 요즈음은 새로운 작가들의 글을 계속 기웃거리고있다.

천애님의 글은 처음읽어본다. 그전에 한두편의 글이 (완결은 아니었지만) 연재되었었던

것 같고, 많이 노력하는 작가님은 듯 하여 글을 읽으면서 미소가 간간히 걸리곤 하다.

강호연가는. 말그대로 사랑이야기 인듯 하다

이제 27화(던가요? 이 고무림은 불펌방지로 인해 마음에 드는 구절을 긁어 오기가

너무힘들어서.....다시 돌아가기도 거시기 합니다 그려...ㅠㅠ)가량 올라왔고, 아직 사건의

전개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도입부분이겠지만, 흥이 나니 붓이 절로 따른다고 떠오르는

바를 적어봄직하다.

우선 강호연가는 문장이 정갈하다.

삼류무사나 보표무적과 같은 담담함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좀더 바닥에 깔리는 느낌이 든다.

잔잔한.. 군데군데 여백이 자리한 수묵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삼류무사가 여백이 많고 정적이지만 가끔은 계곡의 시원함을 지니고있고,

보표무적이나 촌검무인이 여백이 적지만 고른 가지를 가진 나무들로 가득한 숲을

보는 느낌이라면

강호연가는 뭐랄까. 군데군데 여백이 있는 호숫가의 풍경을 보는 느낌이랄까?

글이란. 생각의 표현이고 사건의 흐름이겠지만, 개발개발 끄적이는 것은 말그대로

자신의 글을 두번죽이는 짓(죄송하지만. 마땅한 표현이 떠오르질 않는군요)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수가 영희랑 놀았다 가 아니라 철수가 눈이 맑은 연희와 손을 잡고

연못가를 뛰며 웃고있다..정도랄까? 작가는 글을 쓸때 감정을 출렁이게 할 필요가 있다.

강호연가는 잔잔한 호숫가로 사람을 이끄는듯,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빠져들게 하는

싯구를 연신 토하는 비단폭을 떠올리게 한다. 잘그려진 한폭의 비단처럼 그렇게 다음

접힌 부분을 보려 손을 가져가게 하는것이다. 그렇다고 필요없이 화려한 그런 부분은

잘 눈에 뜨이지 않는, 간만에 문장을 다듬는 작가의 글을 읽는 기분이 든다. 기분좋은일이다.

연가. 라는 제목처럼 사념의 서술이나 상황의 묘사가 주를 이루는 글이다.

무협이 사건의 명쾌한 흐름에서 탈피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취향으로서는 반가운

글임에는 확실하다. 사건이 있고 사람이 있고 그것이 얽히는 고리가 있을때, 연가는

사람에게 할애되는 부분이 많고 그 서술이 잔잔하다.

간간히 곁들여진 시는 또 어떠한가. 사실 시란것을 무협에 넣을 이유야 있겠냐마는

그것이 적당히 좋은 효과를 불러온다면 이보다 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좋은 수단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란것이 언어의 정갈한 다듬음인 바. 쉽사리 넣기도 껄끄럽고

또 넣었다고 해도 글의 흐름을 깨기 쉬운것이 이것인데, 글쎄 글 자체가 잔잔한 호수라서

그런지 간혹 잔물결이 이는 모습또한 운치있다.

간만에 만나는 대박이랄까?

하지만, 아직은 좋아할 때가 아닌것 같다.

작가님도 밝히고있고 많은 분들도 보고있지만, 역시나 아직은 습작의 단계.

초기이지만 몇가지 눈에 띄이는 것이 보인다.

무협이란 무엇인가? 역시 사람과 사건과 그 엮어짐이 주가되는 소설이다.

작가도 나름대로 고심해가며 설정을 하고 인물을 구성하고 있겠지만. 역시

군데군데 어딘가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정녕 무협의 한계란 말인가?

또한가지 걸리는 것은 바로 현실성의 결여다. 물론 무협이나 판타지는 허구의

문학일수밖에 없다. 현재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가지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문학이다. 즉 무협이, 강호연가가 사실만을 이야기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어느 글이건간에 작가의 세계가 있고 그것을 구성하는 틀이 있고 인물이 거기에 따라서

행동하며 사고할것이다.

무협이라고 해서 이 법칙에서 떠나간다면 결국 나중에 사건과 인물의 괴리감을 가져올

것이며, 글이 매끄럽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될수가 있다. 그래서인가? 작가들은 보통

방대한 설정을 통해 그 어색할수있는 부분, 혹은, 그 부적합성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눈물을 마시는 새"가 있다.

필자는 이 글을 읽으며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하곤했다. 드레곤 라자 따위(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드레곤 라자가 대중성을 거머쥐었다면 이글은 작가의 말하고자 하는바를

나에게 때려박은 적절한 방법을 구사한 글이라고 생각되곤한다.)와는 다른 부분을

많이 볼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혀 새로운 것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을 어색하거나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하는 작가의 능력. 그것은 작가의 세계에 대한 최선을 다한 표현과 그

이해에서 나왔다고 생각된다. 작가는 필사적이었던 것일까? 눈물을 마시는 새는 전혀

비현실적인 공간이며 비현실적인 구성이지만, 등장인물들과 사건이 어긋나는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단순히 사실만을 말할거면 무협이 불가능하지만, 어느정도는 작가의 세계 내에서

인물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인물의 감정이나 행동의 표현도

중요한 역할을 하겟지만 그러한 인물의 사고나 행동의 사실성(허구의 세계관에 기초한)이

바탕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걸리는 것은, 재미와 연관될수 이는 사건의 흐름이다.

지나치게 정적인 나머지 긴박해야 할 부분에서 어딘가.. 정적인 느낌이 드는것은

묘사방법때문인지, 아니면 일관된 분위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특정 독자들에게

강한 어필을 할수는 있겠지만 다른 많은 독자들에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는 걱정이 든다.

어디까지나 무협은 움직임이 많은 영상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필자는 삼류무사를 높이 평가한다. 역동적일때는 역동적으로, 감상적일]

때는 감상적으로 현학적일때는 현학적으로, 그런 완급의 조절은 읽는 이를 몰입시키고

사건의 흐름을 유기적으로 만들어가는 하나의 방편이 되는 것 같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것은 아니다.(필자는 마음에 든다. 무협이 반드시 역동적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어느 한편에서는 아쉬움이 남는것은 어쩌면 필자 자신도

선입견에 사로잡힌 인간이기 때문인가.

강호연가를 읽으면서 수묵화를 떠올리는 필자가 우스울 수도 있다.

글을 읽으면서 무슨 그림이냐. 라고 말씀하는 분도 계신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감상

일 뿐이니까.

하지만, 이렇게까지(그림을 떠올리면서까지) 이야기 하고싶은것은 작가의 가능성 때문.

작가의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정갈한 문장과 많은 설명들. 사건의 흐름등등. 차분히

이야기 하는 모습이 정겹다.

하지만 나뭇잎이 떨어져 잔잔한 파문을 만드는 것이 아닌 너무 출렁여서 보고 있기가

껄끄러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운치있는 호숫가에서,

그렇게 그윽하게 계속 볼수있는 글이 되었으면 바랄분이다.

감히 다른 독자님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


Comment ' 3

  • 작성자
    Lv.99 역전승
    작성일
    04.01.26 10:37
    No. 1

    강호연가, 작가의 고심이 역력히 드러난 작품이다.
    아직 미숙한 점이 엿보이긴 한다.
    그러나 점점 좋아지는 필력이 회를 거듭할 수록 좋아지고 있다.
    위 백암님이 지적 한 바와같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강호연가, 이름만 들어도 정감이 흐른다.
    많은 독자들이 일독하면서 조언을 준다면, 대성할 작가로 성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가의 끊임없는 건필을 기원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현악사중주
    작성일
    04.01.26 12:14
    No. 2

    벽암님 감상을 참 잘 쓰셨네요. 동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정착인A
    작성일
    04.02.28 10:40
    No. 3

    감상란에 처음들어왔는데.. 좋은글봅니다..
    수묵화라.. 저희 어머님께서 사군자를 잘그리셔서..(지금은 안그리시지만.)
    어릴때 많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어지중간하고 허트루 보이지만
    다그리고 나면 감탄하게되는..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강호연가란 글도 지금은 어지중간하고 진도가느리고 하지만..
    조금만 더기다리면 사람을 감탄시키는 그런글이 되겠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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