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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글쟁이의 씁쓸한 하루입니다.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
14.02.28 18:27
조회
1,406

음. 책도 출간했고, 유료로 연재도 하고. 그래도 먹고 살 정도로는 충분히 벌고있는 작가입니다만. 돈을 아끼고자 집에 부대껴서 살고 있는 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 오늘 어머니께서 밥을 먹는데 그러십디다. 운동 좀 하라고.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넘기려 했는데, 전에 계약직 알아보라는 건 어떻게 됐냐고 물으시더군요. 


제가 글을 쓰고 있다는 건 원래부터 아셨기에 걍 편안하게 대답했습니다. 일하지 않아도 그만큼의 돈을 벌고 있는만큼, 집에서 좀 더 이것저것 공부하고 싶다고요. 그러니 대뜸, 눈물을 보이시더군요. 물론 펑펑 울거나, 흘리시진 않았습니다만 제게 그러셨습니다. 집에만 있는 엄마들과 그래도 밖에 나가 사람들과 부대끼는 엄마들이 다르다. 밖에 나가있는 엄마가 훨씬 더 활동적이고, 보기에도 좋다. 시야도 더 넓다, 라고요.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가만히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네가 얼마를 버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설령 천만원을 벌어와도 저 바닥에 굴러다니는 먼지만큼이나 상관이 없다면서, 제발 단 세 시간만 알바라도 하라고 하시더군요. 지금은 젊기에 힘으로 버티는 거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생기가 없어진다고. 사람들하고 부딪치지 않으면 결국 힘이 다 빠져 안되니, 알바라도 해서 애들 생기라도 빼앗아 오라고.


음. 그 말듣고 도무지 대꾸할 말이 없어 알겠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차려 보니 어느새 집 주변에 음식점에 문자를 보내고 있네요. 29살 먹고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괜히 내 신세가 처량해 보이기도 하고. 홧김에 밖을 나오자니 진심으로 걱정해주신 어머니에게 결례인 것도 같고. 이야. 덕분에 연재 한 회분 올릴 거 다 날려버렸습니다. 이해해줄 수 있는 가족을 만나도 확실히 글쟁이는 힘들군요. 아무래도 3월은 운동 플러스 알바의 달이 될 것 같네요.








Comment ' 18

  • 작성자
    Lv.16 정선비
    작성일
    14.02.28 18:34
    No. 1

    맞아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아야 되는 거 같아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일
    14.02.28 18:44
    No. 2

    그러게요. 그 말을 들으니 정말 대꾸할 말이 없더라고요. 알바라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2.28 18:35
    No. 3
  • 답글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일
    14.02.28 18:44
    No. 4
  • 작성자
    Personacon 르웨느
    작성일
    14.02.28 18:46
    No. 5

    어머니께서 현명하십니다.
    사적인 얘기지만 그만한 돈벌이도 못하기에 더더욱 이걸 직업삼기 위해
    방에 처박혀 글 쓰는 절 보며 제 어머니가 흘린 눈물을 생각하면...
    성공할 수도 없는 걸 알면서 왜 계속 하냐고 좀 말리시더니 이제는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하십니다. 쩝.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일
    14.02.28 18:48
    No. 6

    모든 어머니들 마음이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집에서 글만 쓰는 생활을 좋게 봐주시질 않네요 ㅎㅎ 정말 그 정도로 글을 쓰지 않으면 돈을 벌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르웨느 님도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최경열
    작성일
    14.02.28 19:12
    No. 7

    어머니 말씀이 옳은 것이지만, 따르기가 쉽지 않는 것이지요,
    집에서 컴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모친은 모두 싫어 합니다. 사람이 사람 하고 지내야지,
    기계 하고 붙어서, 건강에도 안좋고, 때로는보기에 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 나가는것 세배로 벌어도, 부끄로워 하는 어머니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마음 고생이 많으 시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일
    14.02.28 19:14
    No. 8

    정확히 짚은 말씀이시네요. 부모님들의 마음은 언제나 다 한결같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부모님 시대는 지금처럼 컴퓨터가 익숙한 시대도 아니었고요. 제가 멘탈이 좀 약한지라 안 그래도 그냥 넋놓고 앉아 있네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이씨네
    작성일
    14.02.28 19:36
    No. 9

    정말 좋은 어머니시군요.그나저나 세상경험도 두루두루 갖추어야 좋은 작가에 더 가깝게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일
    14.02.28 19:42
    No. 10

    그러게요. 솔직히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워지는 것 같군요. 아무래도 아르바이트를 얼른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억우
    작성일
    14.02.28 19:43
    No. 11

    오래 전에 갓 스물이 넘고 나름 끄적인 글로 책도 출간 했겠다, 이걸로 먹고 살아 보자고 결심했던 때가 있었는데 결국 사는게 마음대로 안 되어 흐지부지되고 결국 생업으로 삼은 게 해외 플랜트 건설이고 그쪽으로 쭉 수 년째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또래보다는 많이 벌어서 나름 돈 걱정 없이 건사하고 산다고 생각하는데 몇년이 넘도록 1년에 3, 4주 한국에 있을까 말까 하니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가족들이 걱정하고 돈 조금 벌어도 좋으니 한국에서 집밥 먹으며 일하면 안 되냐고 하시더군요. 만 가지 삶이 있으면 만 가지 걱정이 있는 거고 이렇게 저렇게 사는 게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일
    14.02.28 19:44
    No. 12

    내가 만족하며 살아도 결국 안 되는 일이 있고, 억우 님 같은 경우도 있군요.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그에 대한 걱정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해외 플랜트라니 고생도 정말 많으셨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억우
    작성일
    14.02.28 19:47
    No. 13

    지금도 외교부가 허락 안 하면 한국인은 법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거지 같은 나라에서 외화벌이로 열심히 사장님 배 불리고 있습니다. 하하... 그나마 짬이 좀 찼다고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근 8년 만에 다시 취미 삼아 글도 두들겨 보고... 사실 요새만큼 삶에 감사하며 살고 있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북풍광님도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북풍광
    작성일
    14.02.28 19:51
    No. 14

    정말 행군을 하면서 이제 막 고갯길에 진입해 힘든 언덕을 넘은 사람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네요. 고통도 많고, 오늘 같은 날은 아예 다운이 되서 글도 손에 잡히지 않는데, 저도 언젠가는 억우님처럼 제 자신의 삶에 행복감을 느끼는 날이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 겪는 고통이라 생각해야죠.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위험한 나라에서 몸 잘 챙기셔서 무사히 근무 마치고 돌아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니르바나
    작성일
    14.02.28 19:52
    No. 15

    인생 달관한 현이.
    니르바나는 네가 필명으로 써야할 분위기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itriplee
    작성일
    14.03.01 02:10
    No. 16

    매우 위험(?)하신 분이네요. 단순히 실직 상태라면, 직업 구할려고 별짓을 다할텐데,
    돈은 글로 어느 정도 버니, 직업 구하는데 별 의욕이 없을테고.
    사람은 나이들수록 끼리끼리 어울립니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끼리.
    백퍼센트 마음에 드는 타인이란게 결국 소수나 없기마련이고, 그럼 갈수록 고립되고
    외톨이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 사귀는것 매우 귀찮고 짜증나는 행위가 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엔트러피
    작성일
    14.03.01 12:27
    No. 17

    운동을 하면 되겠네요
    지역마다 시립 체육관 있으니
    맘에 드는 취미를 가져보면 좋습니다
    .
    글 쓰면서 스트레스 받은 상태에서
    알바 하며 속이 상하니
    생계 걱정없으면 어울려 노는 운동이 최곱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몰도비아
    작성일
    14.03.01 16:19
    No. 18

    혼자 있을때 제일 행복한 저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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