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영도
작품명 : 눈물을 마시는 새
출판사 : 황금가지
현재 대한민국 장르소설계의 일약 '스타'로 추앙받는 이영도 씨, 하이텔 연재시 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작품들을 쏟아 냈고, 하나같이 정상을 노려 왔다. 여러 객관적인 면을 보았을 때, 그가 '정상'에 있다는 건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다.
치밀한 세계관과 거침없는 필력, 그리고 끝으로 치닷는 사건 전개는 모든 장르소설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눈물을 마시는 새(이하 눈마새)를 읽고 '무슨 내용인 지 모르겠다.' '재미없다.' '문학성은 있는 것 같은데~재미없다(뭐냐 이건)' 라는 평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판타지소설을 읽는 자, 눈마새를 읽어본 자와 읽어보지 못한 자로 나뉘어 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필자가 처음 눈마새를 읽었을 때 느낀 감정도 이와 전혀 다르지 않으리라.
후에 직접 구독을 한 뒤(그럼 돈이아까워서라도 본다)느낀 바로는 이 두 부류모두에게 공감이 간다는 것이었다.
아마 눈마새 최고의 매력은,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서양적인 세계관, 톨킨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 동양적 세계관을 기초로, 네 종족의 어드벤처를 다루고, 각기 뚜렷한 개성을 부여했다는 데에 있다. 이 외에 한글을 차용한 다른 언어의 사용, 특수한 인간관(나가의 경우 모계사회), 두억시니가 의미없이 내뱉는 여러 말 등등 치밀하게 그물을 엮듯 맺어져 있는 상관도.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
아마 JRR.톨킨이 반지의 제왕을 집필했을 때, 이런 반응이 오가지 않았을까. 처음으로 엘프와 드워프, 오크, 호빗 등을 창조해 냈을 때 처럼말이다.
하지만 여러 '부류'에게 있어서 눈마새는 외면을 당하고 있다. 왜일까? 혹자는 '수준이 낮은 녀석들'로 콧방귀를 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마새에게는 일류 문학작품에 반 하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보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편성은, 어떤 사람이나 같고 있을 '감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렵게 생각지 말자.
일단, 눈마새는 용어가 굉장히 많다. 처음 '쇼자인 테쉬크톨'이란 단어를 접했을 때, 독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아마 이런 용어가 따로 있다거나 하는 것이겠지 하면서 쉽게 넘어가리라. 그러고는 나중에 밝혀지는 용어의 참 의미. 그때서야 독자들은 무릎을 탁 치며 깨닫게 된다. '아하, 이런 저런 내용이었구나!'. 하지만이런 경우가 많아지고 이야기도 복잡해 질 경우, 독자는 금방 싫증을 내게 된다.
'대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아마 이런 독자는 자신이 원하던 전개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무리 기다리고 읽어 보아도 무슨 내용이 전개되는지 깨닫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다. 따라서 눈마새는 읽어 본 사람라면 어느정도 용어에 대한 '적응'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읽으면 읽을 수록 흥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반면, 한번 외면한 독자는 '재미없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어 다시는 눈마새를 찾지 않는다. 만약 문학성있는 책, 재미 있는 책이라는 타이틀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정의를 내린다면 단연 눈마새는 '이영도 빠돌이(심하다)들이나 심도있게 읽어내려가는, 매니아들의 추앙에 의해 생성된 거탑에 불과하다.'라는 평을 내릴 수 있다. 왜냐면 아무나 읽어 보고 '재미있다'라는 평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오타쿠의 경우, 눈물을 마시는 새에 관해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NT소설인 '풀메탈 패닉'은 안다. 뒤집어 말해 판타지 소설 매니아는 '풀메탈 패닉'과 '눈마새'를 모두 알고 있다(누구나 그렇지는 않지만).
눈마새는 '누구나 읽는' 책이 아니라는 소리다. 비록 이영도 씨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세계관이 바탕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런 소설이 만약, '이영도'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히트를 칠 수 있었을까? '방대한 세계관'은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든'이란 평을 내릴 것이다. 이영도씨의 독자들 만이 한데 모여 그의 현란한 필력에 극찬을 하며 몰려 들지만, 이건 주식시장에서 사재기를 감행한 블로커꼴이나 진 배 없는 것이다. 더이상 늘어 나지 않으며, 줄어들지 않는다.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몰려 들자, 자신도 덩달아 재미있다고 말한다. 요새 영화 시장을 말하는 듯한 풍경이 알게 모르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어째 이야기가 조금씩 어긋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뭐, 되도 않은 녀석이 이영도 비방하는 꼴이라고 코웃음 쳐도 할 말없는 상황.
결론부터 말하겠다. '눈마새'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있기에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생겨나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맞물리게 하는 감정을 솟게 하는데 굉장히 힘들다. 톨킨의 경우는 서양측 세계관의 여러 모습, 누구나 알고 있는 동화나 신화를 차용하거나 응용한 부분이 많았기에 보편성을 얻어낼 수 있었지만 눈마새는 혼자서 '불쑥'튀어나온 격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느끼게 하는데 부족한 것이다. 이영도의 뒤를 이어 이런 '문화'를 재미나게 발전시킬 시도가 많아진다면 모를까,
그렇지만...
본인은 이런 눈마새가 동양적, 나아가 한국적인 판타지를 일으키는 '붐', 말하자면 기폭재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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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필력으로 작품 비평하는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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