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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란의 삼국지베타.
문피아의 유명한 게임 소설들을 추천한 글을 읽던 와중에 읽기 시작한 게임 판타지 소설입니다.
배경은 후한 말기의 혼란시대. 아직 황건적이 발호하지는 않았지만 황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소설을 시작하기 전에 작가님께서는 몇가지의 전제를 바탕에 두시고 시작하셨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과거 한나라 시대에 귀족들이 백성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황실의 종친으로서의 주인공이 얼마나 악랄해질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이 '악랄함'과 '잔인함'에 관해 이야기를 말하고자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이건 비판은 아닙니다. 비평도 아니고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자 여러분들 역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관해 궁금해서 올려보는 글입니다.
처음 주인공이 시작했을때는 메뉴얼이나 이런 것들을 한 가지도 보지 않고 즉석에서 시작합니다. 몇번 죽기도 하고요.
그러나 '도원헌제'라는 유저를 만나게 되면서 주인공의 성품은 점차 '악(evil)'으로 물들어 나가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냥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비매너 유저. 그런 비매너 유저에게 피케이를 당한 주인공.
네 여기까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복수를 위해 아둥바둥 칼을 갈아 나가는 것 역시 말이죠.
그렇게 게임의 메뉴얼을 읽고, 현금을 이용한 특권을 통해 황실의 종친, '유망'이라는 존재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리고 살육의 쾌감에 빠져들게 됩니다. 주변 환경 역시 그것을 가속화 시켜 나가고 있구요.
게임상의 인간을 죽이는 것이 사냥보다 쉬우며, 경험치를 더 많이 줍니다. 유저의 경우 아이템을 떨구기도 합니다.
그리고 종친인 '유망'은 사병단을 거느리고 있어 그들을 시켜 손쉽게 학살을 자행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당시 한나라는 인권이 희박한 국가로서 귀족들이 평민들을 벌레같이 여기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살육의 쾌감. 좋지요,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잔인해질 수 있고, 사악해질 수 있고,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수도 있으니까요.
가상 현실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엔피시의 인권 여부는 논란의 대상입니다. 아직 가상 현실이나 인공지능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소설을 쓰는 작가마다 그 인권 존중의 범위가 다르니까요.
삼국지 베타에서의 인권 범위는 매우 작습니다. 읽고난 뒤의 인권에 관해 솔직하게 말하자면... '벌레보다 못합니다.'
솔직히 벌레는 죽이기 귀찮아서라도 안죽이지. 사람은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개미 눌러 죽이듯 쉽게 죽여버리고 즐거워합니다. 어미 앞에서 자식을 죽이고, 마을 청년에게 살려준다는 미끼로 같은마을의 처녀를 강간하게 시킵니다. 그리고 그 청년들을 죽여보겠냐고 그 아비를 유혹하고, 그 아비를 병신으로 만들어 살려둡니다.
이게 유망입니다. 이게 유서진이였습니다.
새로운 인격? 억눌렸던 자아가 반발하여 더욱 극악해졌다?
작가님이 얘기해 주시지 않은 이상 정확하게 주인공이 잔인해지는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게임내부에서 유망을 만났다면.
1. 제가 유망을 벌할 힘을 지니고 있었다면 : 저 혼자서 죽였을 겁니다. 다시는 그럴 수 없도록, 한명이라도 죽이지 못하게 부활하는 즉시 죽여버리겠습니다.
2. 제가 유망을 벌할 힘이 없다면 : 스샷을 찍어서 올립니다. 동영상을 촬영해서 올립니다. 공론화 시키고, 여론을 모아갑니다. 이것은 현실의 유서진을 사회악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방식입니다.
혹은 그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들을 부숴버리겠습니다. 자신의 자유를 알고 소중함을 안다면 타인의 소중함 역시 존중해야 합니다.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 삼국지베타의 주인공에게서 제가 느낀 것은 독선과 오만, 그리고 잔인함과 잔학함입니다.
누구나 인간은 자신 속에 잔인함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억누를 줄 알아야 사회인으로서의 일원이 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소설 내의 게임을 제작한 회사는 그 도의를 저버렸습니다.
가상 현실이라는 것은 또 하나의 현실입니다. 인간의 뇌는 자극에 쉽게 속아넘어가고 가상 현실 내에서의 잦은 살육과 범죄는 현실에서의 범죄 역시 유발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위험성은 테스트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되고, 그렇지 않다면 그 게임은 위험성으로 인해 폐기 처분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인권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요즘 세태에 저런 게임이 있다면 과연 서비스가 가능할까요? 미래라면 가능할까요?
전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게임 내의 살해에 관해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시킨 것, 그리고 그에 따른 인권문제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을 전혀 묘사하지 않은 소설이기에 읽는 도중에 좀 탐탁찮았기도 합니다.
네 솔직하게 말씀드리지요. 저 역시 유서진과 비슷한 인간형입니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굉장히 소심하고 착실하고 착해 보이지만/
자해 경력도 있고,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상담소 출장도 다녀봤으며
자살하려다가 엄마랑 통화하고 관둔 적도 있습니다.
이런 저지만 나름대로 가치관이 있고, 신념이 있고, 취향이 있습니다.
제 의견과 비슷한 댓글들을 삼국지베타를 읽는 도중에 본 적이 몇번 있습니다.
작가분께서 답변해 주신것도 있고, 다른분들이 대신 답변해주신 것도 있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니 취향 아니면 보지 마라. 너 말고 볼사람 없겠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음..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정도로 표현하면 될 듯 싶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삼국지베타를 읽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여러분들의 의견을 및에 놓아주시길.
- 'The Dream Seeker' 슈바르체스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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