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형영
작품명 : 남작군터
출판사 : 마루
양산되는 불쏘시개에 질리다 못해 황규영,김정률,초우정도의 작가님들의 보던 작품만 한달에 한두번씩 보던 나지만 예전부터 삼국지의 영토불리기와 등용되는 명문인사들을 보며 흐뭇해 하며 즐겨왔었기에 과거에 영지물 역시 즐겨봤던지라 개념있는 영지물이라기에 보게 되었다. 하지만 1권 초입부터 시작되는 설명문에 가까운 1인칭 시점을 보게 되니 심히 부담스러웠다. 마치 1회 연재분량 3000자를 채우기 위한 글 불리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쓸데없는 부분까지 설명해준다고 느껴졌다. 그런 세세한 부분은 자신의 설정집에만 존재케 했으면 좋았을 것을 작가 자신이 힘들게 구상한 세계를 독자들에게 관심받기 위해 주구장창 나열한 거라고도 생각이 든다.
퓨전이 아니기에 주인공이 귀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길래 영지민들 고혈을 적당히 빨아먹고 그들의 안위는 별 신경도 안쓸 줄 아는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줄 줄 알았다. 하지만 선대 영주가 30%의 세율을 선정해놨다고 거기에 따르는 충실한 주인공. 물론 산골마을에서 나오는 세금 가지고는 여타 영주와 비교되는 궁핍한 생활을 할수밖에 없겠지만 주인공 자신은 기사의 자존심. 귀족의 명예를 위해 그정도는 참고 고수하겠다는 소설에나 나올법한 정의 오덕이였다. 그리고 영지는 그런 주인공의 노터치에 가까운 방관에 의해 쑥쑥 자라 주위 영지들과는 차별화되는 지상낙원으로 거듭난다. 그럼 당연히 이쪽으로 유입되는 영지민들은 늘어나 인구가 거대해지고 늘어나는 세입으로 더더욱 커지게 된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타 영주는 죄다 미래를 바라보지도 못하는 돼지들만 있는가라는 것이다. 다수의 돼지들 사이에서 학이 나올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그 고고한 학이 된 이유도 어려운 변경 영지의 사정과 항상 배고프게 자라왔기 때문이란다
또한 주인공의 강함도 이유있는 강함이라고 하는 글이 있던데 주인공이 초급에서 갑자기 최상급의 경지를 맛보는 계기가 황당하다. 수로를 파고 물길이 터지자 영지민들이 주인공을 연호하자 호기로운 마음에 검무를 추던 중에 최상급 레벨업! 물론 그건 한시적인 순간이였고 중급으로 내려가지만 주인공이 여차해서 위험해질 때 최상급의 위력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미리 깔아둔거였다.
그리고 영지가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계단을 마련해준 것 역시 마음에 안든다. 영주가 시찰 중에 구황식물을 발견했다. 그것은 매우 궁색하면서도 생각하기도 귀찮은듯 고구마라는 것을 그대로 차용했고 이름 조차도 "고구마"라고 지었다. 고구마라는 조낸 좋은 것이 돌아다니면 당연히 대륙 전역으로 퍼졌을 것이 아니였을까? 희귀동식물을 발견한 것 처럼 호들갑을 떠는데 그동안 이 "고구마"는 왜 주인공 영지에서 실라칸스 처럼 썪고 있었다가 주인공이 첫 시찰 나오니 떡하니 발견되었을까? 그거 이미 먹고 있는 영지민들은 당연히 있었는데도 말이다.
또하나가 영지내에 한마을에 자리잡은 카릴나무라는 존재였다. 우습게도 과일육은 고약한 냄새가 나고 맛또한 형편없다는 것. 하지만 그 씨앗은 달콤하단다. 자신의 종을 널리 퍼트리자는 것이 생명의 본능일지언정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부터가 어이가 없다. 그것은 그렇다 넘어간다 치더라도 이 열매의 씨앗은 기사들이 심신을 단련시키는데 조낸 좋은 성분을 갖고 있다 한다. 그런데 이 나무가 뿌리를 내린지도 수백년이 흘렀는데 주인공이 첫 시찰나오니 그 존재가 밝혀졌단다. 주인공이 다른 영주들보다 똑똑한 것도 아니고 그 배움의 깊이 또한 글을 읽을수 있는 정도라는 걸 소설 전반에 나타난다 하는데 이 또한 웃기지 아니한가? 전대 영주들은 바보인가? 성안에만 틀혀밖아 세상 물정 몰랐다고 할 것인가? 마을에 상인들의 방문이 철저히 통제되었다는 내용도 없었고 그 열매를 알아보는 식자층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할텐가? 이 카릴나무가 특별히 재배조건이 어려운 것도 아니였다. 그냥 깨끗한 물과 토양이 좋은 곳에서만 자란다라. 왕국에서 주도해서 산하나를 카릴나무로 뒤덮었겠다. 주인공은 이번에 발견한 카릴나무의 열매는 누구에게도 개방하거나 알릴수도 없겠다 하는 욕심을 부릴 정도로 그 효능이 뛰어난 듯 하다.
무려 첫시찰에 두개의 레어아템을 발견한 주인공. 개연성 충분하다고 찬사를 보내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별로였다.
이름 짓는 것도 너무 궁색하였다. 마을에 영지민들이 넘쳐나자 자기들끼리 시장을 열었는데 주인공이 이들에게 저거 왜 모여있냐고 묻자 시장이 들어섰는데 어지럽게 선다 해서 "난전"이라 이름 붙였다 한다. 앞서 고구마라고 이름 짓는 거에 실소를 했는데 여기까지 오니 조금 그랬다. 게다가 풍성한 추수를 기념하여 축제를 벌이기로 했는데 축제이름이 추수제...거기다 신 이름이 주신 오딘, 군신 마르스, 미의 아테네등...생각없이 따오는 게 너무 많았다. 드래곤 오크 트롤..이런 것은 그냥 따와도 별로 할말은 없다고 보지만 우리 세계의 것들을 그대로 따오는 건 몰입감을 떨어트린다고 볼수 있다.
그리고 오크들이 서식하고 있는 붉은산 일대에 뿔달린 소들이 대량으로 있다한다. 오크 토벌하는 이유가 산에 먹을 거 떨어지니 인간마을로 약탈한다고 하던데 뭔가 아귀가 맞지 않나? 한번 생태계가 교란되면 다시 회복되기 어려운데 수많은 사슴이 뛰놀고 뿔소들이 한가로히 풀을 뜯는단다. 마을에 왜 쳐들어갈까. 뭐 거기에 어떤 복잡한 매커니즘이 존재한다 치더라도 오크들을 마침내 토벌하고 붉은 산을 정복했을 때 무리지어 있는 소들을 보고 주인공의 부관 키온경이 제안을 한다. 저 뿔을 이용해 "복합궁"이라는 것을 대량 생산하자고....복합궁을 사용하는 민족은 주인공영지 옆동네 왕국인 도르 왕국이다. 몽골족을 그대로 옮겨온 유목민족이라는 설정이고 이 복합궁은 평소에는 조그만 막대기지만 활시위를 연결하여 구부리면 그 위력이 컴포짓 보우를 가볍게 능가하고 기사들따위는 그냥 학살하는 위력이랜다. (이거 우리나라 그 뭐시기 활 설명하는거) 시방 그 좋은 아템 주인공에게 뚝 떨어지네. 왕국이나 기타 영지에서 생산안하는 이유가 기사들의 시대가 종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란다. 아 그래서..총이나 대포는 중세 때 금지당했었나? 기사들이 궐기라도 했나?
그리고 성과 이름을 혼동하는 것이 거슬린다. 주인공의 성은 헥시온이다. 처음에 나는 군터 남작이라길래 군터가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초반 역사설명에 군터가 전혀 안나오길래 재차 반복해서 읽었었다. 선대 영주의 이름은 이루 헥시온. 그래서 이루 가문을 위해 충성을 바치겠다는 대사가 나온다. 보통 가문 이름 앞에는 성이 붙어야 하는 게 아닌가? 주인공 이름이 군터인데 이름만을 앞세우고 헥시온이라는 성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배자 나 군터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퍼트리겠다라는 의지만 보이고 군터 헥시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건 사소한 것인데..
[아침 식사 후, 콕스 행정관은 이번 토벌전에서 나온 몬스터 부산물을 키온 백작 영지의 주도인 카릴시에서 판매할 것이 아니라...]
키온은 주인공의 부관인 평민출신 노기사의 이름이다. 처음에 이 구절을 봤을 때 아..키온이 백작가 출신인가 보다...그럼 키온은 성이여야 할텐데? 라는 의문이 들고 평민인데 백작? 지금 보니 아마 키온 백작이 아니라 카릴 후작이라는 것을 잘못 쓴게 아닐까 생각한다..어? 카릴은 후작가인데? 왜 백작가지? 무한 루프중..참고로 카릴시는 카릴후작에서 따온 거..
어쩔 때는 이루(이름) 남작. 어쩔때는 헥시온(성) 남작..좀 통일을 시켜줬으면 한다.
결론적으로...소드맛스터의 깽판치기가 1권에 안나왔을 뿐이고. 혁신적인 영지물은 절대 아니였다. 침에 튀길 정도로 칭찬이 자자하길래 적어도 일곱번째 기사의 포스를 보여줄 수 있는 줄 알았지만 그건 절대 무리. 그냥 범작 중에 하나라고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생각한다.
참고로..지루한 1권이 끝나면 2권부터는 재밌을거라길래 조금은 기대했다. 소꿉친구 여기사와의 결혼, 외동딸이 쥔공에게 시집가니 장인어른 영주님께서 주인공에게 가문을 합치자고 나 사실 최상급 기사였다고 이정도면 혼수품으로 문제 없지 한다. 유치찬란. 차라리 설명만 하던 1권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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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낯간지러운 장인과 사위의 희극에 참지 못하고 2권을 끝내 덮었지만 집으로 가는 전철 속에서 다시금 2권을 펼쳐들며 하는 거의 감상이라 할수 있는 글입니다.
초반 발몬과의 대립은 걍 그랬다. 이것이 귀족의 대화법이니 뭐니 했을 때 또 설명만 늘어놓는구나. 라고 느꼈다. 하지만 곧 가일과 나이 70먹은(이름 모르겠다. 이제 남작군터는 내손에 없고 반납)할아버지. 이렇게 두명의 영주가 주인공 군터를 찾아오면서 벌이는 협상이였다. 그리고 다시 발몬백작과 조우해서 협상을 순조롭게 마치는 과정을 보며 지하철에서 30분 가량를 오면서 봤기 때문에 확실치는 않지만 거슬리는 오류도 없었고 오히려 일곱번째 기사에서 지운과 대영주 볼튼과의 만남, 그리고 와인산업을 펼치기 까지의 지운의 협상을 비교해 보면 일곱번째기사를 읽은지 오래 된 걸 감안하다 하더라도 분명 괜찮은 아니 오히려 더 뛰어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내 알기로 이형영 작가님이 73년생이시라면 모르긴 몰라도 프로즌님보다 꽤 연배가 높을 것이다. 이 점이 이형영작가님의 우리보다 긴 사회생활의 경험이 고스란히 나타낸 결과라 생각해본다. 옆나라 왕국의 내전과 자국의 정치대립이 절묘하게 맞물려가는 상황을 보자니 실로 감탄스러운 경지였다. 역시 1권에서 나온 주인공 최강만들기 기초 작업이 화근이였다. 일곱번째 기사를 대단히 높게 평가하는 것이 주인공이 언변 이외에는 특기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주인공의 특수성을 언변 하나로 압축하여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때문에 난데없는 우연이나 먼치킨 적인 능력이 발현되기 매우 힘들다. 물론 지운 역시 드래곤 지스카드의 가호를 받았기 때문에 마법 이뮨에 몬스터 현혹이라는 사기 스킬이 있지만 이야기 진행은 어디까지나 인간세상이다.
남의 작품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아 2권은 초반의 결혼 개그콘서트만 빼놓고 보면 그야말로 괜찮았구나 생각했는데 작가님 욕심이 거기서 그치질 않았다는 게 문제다. 점령했던 붉은 산 오크 주둔굴에서 도르왕국에게 멸문했다는 카릴 후작가의 유지가 발견된 것이였다. 카릴 후작가가 붕괴하면서 바리 바리 싸들고 도르왕국에게서 도망치다가 오크들에게 밥이 되버린 거였다는 설정이다. 보물과 갑옷들 같은 물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장인어른을 최상급 소드익스퍼트로 만들어준 마나소드법(신부 피오나가 받아왔다)이외에 카릴 후작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게끔 만들어준 또하나의 상위 마나소드가 주인공에게로 감. 거기에 1권에서 영지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나서다 행방불명된 군터 남작가의 가신이였던 4써클 마법사님의 마법서도 발견. 기연 시스템을 너무 남발하는 듯 하다. 이래서야 앞서 느꼈던 호감이..또다시 사그라지지 않겟는가?
또한 개연성 붕괴에 일조한 복합궁을 제조키 위해 헥시온 본가 쪽에 있는 마법사에게 접착제라는 것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대부분 귀족들이 화이어볼이나 기타 화려한 마법을 보여달라고 때를 쓰니 반감을 갖고 있는 거와 달리 마법사의 탐구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하길래 급호감으로 변한채 그런 게 있다고 무려 쇠붙이도 이것을 사용하면 절대 접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호들갑을 떤다. 근데 아무도 관심이 없댄다. 쓸모가 없어서. 쓸모가 없다는 것은 용도가 없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접착제인 아교를 들먹이면서 용도가 없다고 쓸모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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