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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3.13 11:42
조회
2,889

작가명 : 아와무라 아카미츠

작품명 : 혹은 현재진행형의 흑역사 1권 - 살육천사가 나의 아내?

출판사 : 영상노트 노벨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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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노트에서 튀어나온 다섯의 타천사를 잡기 위해 성천사가 나타났다!”

“진짜 마리스 땅이야!!”

옆에서 기괴한 교성을 지르는 요시오카 카에데코. 안타깝게도 나, 요시오카 에이지의 여동생이다.

“아이샤리아 언니의 윗가슴 정말 멋져. 우헤헤헤헤헤헤.”조용히 있으면 미소녀로 통하는 가련한 용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머릿속은 이렇게 유감스럽게 되어 있을까?

그리고 하필이면 지금 그런 카에데코의 망상 캐릭터가 현실화해서 눈앞에……. 검은 옷으로 감싸인 살육의 천사가 표정 없이 나에게 말했다.

“에이지, 나와 ‘결혼’하도록 해. 그러지 않으면…… 죽이겠어.”

“어째서 그런 이야기가 되는 거야!”

“……살육의 천사니까.”

아무라도 좋으니까 나 좀 살려줘어어어어어어!!

----------------------------

최근 새로 출범한 라이트노벨 브랜드 '노벨엔진'의 수입작 중 하나.

중2병에 걸린 리얼 중2 여동생의 망상 설정노트가 모종의 이유로 현실화. 구천에 떠돌던 유령들이 그 설정을 빌어 엉망진창 설정의 성천사, 타천사의 육체와 능력을 얻어 현실세계로 튀어나왔고, 그들을 잡아서 성불시키는 것이 임무인 '사신'은, 그들을 따라서 가장 늦게 나왔기에 가장 약한 '살육천사' 마리스 밖에 남은게 없어 할 수 없이 쿨한 살육천사 '마리스'가 되어 주인공에게 협력을 요청합니다.

"망상이 현실로!"라는 소재를 들었을때는 '세키라라!'가 생각났는데, 개그는 좀 더 막나가고, 메인 스토리는 처음부터 일단 잡고 시작하는군요.

하여간 그야말로 막장오타쿠 수준으로 폭주하는 여동생이라던가, 그 여동생의 썩은 머리에서 나온 설정을 따르는 다른 천사들의 설정이라던가('전력 전개!' 라고 외친뒤에 '이것이 나의 진실된 힘!'이라고 외치고, '이번에야 말로 전력으로 상대해주마!'라면서 숨겨진 필살기가 끝도없이 나온다거나[...])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려 노력하는게 주인공입니다.

... 주인공도 뭔가 성격적으로 특이했던 것 같은데, 왜 기억이 안날까. 뒤로 갈수록 그런 거 상관없이 존재감이 희미한 하렘 주인공이 되어선가...

하여간, 여동생의 설정노트라는 '모든것의 기반'이 존재하기에, 그 설정을 참고하여 작전을 세우고, 적(타천사)의 약점을 공략하는 식의 전개는 상당히 재밌습니다. 복선이 너무 노골적으로 깔려있어 작전의 예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문제이긴 한데...

탠션이 너무 높아서, 별 상관 없는 듯.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하이텐션. 툭 하면 "죽인다. 살육천사니까."라면서 주인공을 협박하는 마리스라던가, 엉망진창인 자가망상설정이 현실화되자 광분해서 날뛰는 여동생이라던가, 유쾌하신 부모님들이라거나, 머리 아픈 거 없이 읽고 웃으며 날뛸 수 있는 소설입니다. 배틀이 있고 나름 심각하게 싸우는데, 묘사때문에 그 마저도 개그.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듯 싶더만 결국은 개그.

작가소개에 보면 '기어와라! 냐루코양!'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그것과 비슷한 뇌 비운 개그 일직선. 다만, 냐루코처럼 딮한 패러디 요소가 나온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개그 자체도 냐루코 쪽이 더 재밌어요.

그런데 한가지 눈에 띄는게, '내지 삽화'도 아니고 그냥 본문 중에 삽입되어 있는 SD 캐릭터 일러스트.

주로 여동생이 광분할때라던가, 주인공이 한숨쉴때라던가에 그 두 명을 데포르메한 그림이 본문 사이사이에 대놓고 들어가 있는데... 이 연출 상당히 재밌습니다. 분위기 못살리게 들어간 어중간한 내지삽화보다 훨씬 좋아요. 좀 더 다양하게 자주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 그러면 소설이 아니라 아예 만화가 되어버리겠지만.

오로지 개그인 만큼, 읽고 나면 머리속에 남는 건 없습니다. 마리스 외에는 애들 이름도 다 까먹었어요. 주인공과 여동생은 그렇다 치고, 천사 애들은 작명이 하도 엉망진창으로 되어 있는터라(...).

그나저나 '망상은 좋아하지만, 그것을 남에게 전달할 능력은 없어서 설정노트만 쓰는 여동생'을 대놓고 까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여러 사람들에게 상당히 뼈아픈 일일 것 같습니다. 저도 저런 적이 몇번 있었기에 잘 알아요. 그러고보니 저도 그게 진짜로 중2때였던가(...).

여동생 본인은 '현재진행형'이란 제목 답게 오히려 그것만으로도 좋아 죽어 날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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