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알프레드 베스터
작품명 : 타이거! 타이거! (The Star, My Destination)
출판사 : 시공사 그리폰북스
내 이름은 걸리버 포일
내 나라는 지구
내가 머무는 곳은 우주
그리고 내 목적지는 별들
SF로 다시 쓴 몽테크리스토 백작
농담을 알아듣기엔 머리가 둔하고 우정을 나누기엔 인격이 공허하며 사랑을 하기엔 너무 게으르다. 무기력하고 상스러운 인간의 전형, 걸리버 포일. 난파된 우주선에서 반년 가까이 표류하던 어느 날, 발전할 수 없다던 포일의 잠재력이 갑자기 깨어난다. 그를 깨운 것은 분노. 그의 야심은 단 하나, 복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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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베스터의 '타이거! 타이거!'. 무려 50년도 전에 출간된 SF 소설입니다. 시대적으로 보자면 젤라즈니 같은 사람이 인기를 끌던 뉴웨이브 시절을 훨씬 뛰어넘어, 아예 아시모프 같은 사람들이 활동하던 시기의 작품.
세계 SF 걸작선 이후 오랜만에 잡은 SF 소설. 건담 더블오 극장판의 영향으로 '유년기의 끝'도 같이 구입했습니다.
그리폰 북스에서 나온 많은 SF소설들은 이미 절판되었지만,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현재 몇가지 종류를 복간해서 팔고 있더군요. '유년기의 끝'도, 이 '타이거! 타이거!'도 알라딘 복간 도서. 절판 된 명작을 다시 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여간 두근거리면서 고전 명작을 펼쳐든 감상은...
...
이, 읽기 힘들어!
다 읽고 난 뒤에는 소화 불량에 걸린 듯한 거식한 문장들의 난무.
쌈박하고 신선하며 톡톡튀는 자극으로 들어찼던 50년 전 오락소설은 시간과 언어의 장벽을 넘으면 이렇게 되는 겁니까?!
분명히 흥미진진하기는 해요. 초반부 우주에서 표류하는 포일의 극한상황과 거기에서 이어진 구조 거부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 퇴폐적이고 극단적으로 혼란적인 사회상의 표현과 다양한 인물들의 이익이 얽히는 가운데 걸리버 포일이라는 한 '호랑이 같은 인간'이 종횡무진 날뛰며 벌어지는 사건들. 몇몇 장면에서는 신선한 감각도 있고(50년 전 작품에서 가속을 했어! 가속했다고!) 거침없는 진행도 좋은데..
아무리 그래도 이거 너무 강합니다, 좀.
인물에게 공감할 여유, 장면을 이해할 여유, 대화를 음미할 여유 그딴거 다 가져다 치우고 정신없이 달립니다. 강렬한 자극이 몰려오긴 하는데 그걸 소화시킬 지면적 여유를 주지 않아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도 극단적이고 단편적이며, 심리 변화가 확확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터라, 요즘의 세련된(?) 혹은 부드러운 묘사에 익숙해전 저로서는 처리가 곤란합니다. 단순히 '호흡이 빠르다'는 것과는 다른 느낌.
단순히 일본 소설만 읽다 보니 영미권 번역문학이 눈에 잘 안맞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세계 SF걸작선은 재밌게 읽었으니 그건 아닌 듯 하고...
스토리, 캐릭터, 세계관 모두 어느정도의 매력은 가지고 있는데, 그 매력을 제대로 소화하기에 제 자신이 이 소설에 안맞아요. 소설이 저에게 맞지 않는게 아니라 제가 이 소설에 안맞아요. 이런 느낌은 처음. 책 자체는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고, 뭔가 대단하긴 한데 뭐가 대단한지는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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