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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3.13 19:48
조회
1,724

작가명 : 최지인

작품명 : 원고지 위의 마왕 2권 - 소녀는 주인공이 되지 못한다

출판사 : 디앤씨미디어 시드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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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잃은 소녀들이 머무는 카토르바슈 신성학원에서 작가 '에리스'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는 흑색의 마왕 '가인'. 하지만 가인과 에리스의 평화로운 일상은 추리소설가 '알렌 드라크'가 찾아오면서 깨지고 만다. 도서관 소녀 '시즈'와 그 친구인 3인위원회를 둘러싼 어둠이 드러나고, 급기야 폭우로 말미암아 외부와 격리된 학교 안에서 추리소설 같은 밀실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데……?

소녀의 절망이 소설과 교차하면서 시작되는, 감동의 노벨 판타지 제2권「추리소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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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거 읽은건 상당히 전입니다만, 이제야 감상문 쓰는군요. 국내 넷 상에서 라이트노벨 리뷰어로 유명했던 '크로이츠' 최지인님의 '원고지 위의 마왕' 2권입니다.

1권이 주인공과 그 배경이 되는 카토르바슈 신성학원이라는 배경, 그리고 히로인인 에리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2권에서는 1권에서는 조연이었던 시즈와 3인 위원회에 이야기가 집중됩니다.

컨셉은 '추리 소설'. 학생들 대부분이 강연 참석으로 인해 학교를 비우고, 그 사이에 방문한 세명의 손님들. 그리고 폭풍으로 고립된 상횡에서 일어난 불가사의한 밀실 살인.

주인공인 가인은 정작 '탐정'역이긴 한데, 별 의미는 없고(...). 히로인이어야 할 '에리스'는 거의 공기 수준의 비중이고(...).

3인 위원회와 시즈의 이야기가 주입니다. 주연은 시즈. 1권의 나사 풀린 쿨뷰티 아가씨.

'소설'이란 매체를 직접 작 내 서사에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컨셉을 '추리 소설'로 잡은 시점에서 추리 소설에서의 법칙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상세하게 소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추리소설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소소한 잡지식적인 면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요.

하여간, 이 세계는 판타지입니다. 당연히 마법도 존재합니다.

허나, '마법'은 금지된 것. 즉, 이 '불가능한 밀실살인'에 '마법'이 사용되었다면, 그것은 학원 내에 불법적인 '마장지'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는 반란죄.

즉,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이 사건이 '마법이 사용되지 않은 밀실살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필수.

판타지와 추리가 합쳐진 작품이라면 '살룡사건', '트릭스터스' 같은 것을 읽었지요. 이들도 '마법'이란 존재는 상당한 문제거리였습니다.

살룡사건은 '마법이 통하지 않는 존재'가 살해당했다는 것에서 '마법'을 배제하였고, 트릭스터스는 오히려 제한적인 기능만이 가능한 '마법'이 사건에 어떻게 활용되었는가. 라는 것을 고려해햐 하는, '마법'이란 장치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원고지 위의 마왕 2권의 경우, "마법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라는 전제를 까는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추리'와 '마법'의 만남은 예상보다 많은 발상을 가능하게 하는군요.

직접적으로 추리소설의 법칙과 그 방법론을 언급하며 현실의 사건과 맞춰가며 추리해 나가는 것도 재밌었고, 심리극적인 면을 도입한 사건의 진상도 충분히 납득 가는 결론이었습니다. 추리 라이트노벨로서는 상당히 잘 쓴 작품이겠지요.

캐릭터적인 면에서, '시즈'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특이해요. 보통 이런 '무표정' 캐릭터는 만능 무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매우 약한 아이'로 표현되니까요. 그런 캐릭터를 심리묘사나 상황설정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려가다가 이야기의 감정적인 흐름에 묶어서 활용하고, 감정을 터트리는 활용의 능숙함에도 감탄. 삼인 위원회의 캐릭터성도 '시즈'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자연스레 살아납니다. 작 내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10권은 넘게 나올걸."이라고 농담처럼 말하는 이들입니다만, 본편에 언급된 몇몇 장면만으로도 그 10권의 이야기로 쌓아올려졌을 캐릭터성을 급속도로 설득력있게 만들어 주거든요.

마지막에 시즈가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은, 상당히 맥락 없어 보이면서도 감정을 뒤흔들지요.

어떻게 보면, 앞뒤 생략하고 "이 애는 이러저러 했는데 이제 답을 찾았어요!"라고 기쁜 결과만 보여주는 편법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니 뭐, 다 그렇잖아요. 금서목록 같은 경우도 엄청 오래 고민하던 캐릭터들이 책 한권에 나와서 토우마의 주먹 한방에 개과천선하니까(...). 토우마처럼 난데없는 난입자가 아니라, 쭉 같이 있어오던 친구들 끼리 결론을 지은 것이니 나름 설득력은 더 많다고요.

전투 장면에서의 삼인위원회도 꽤나 멋졌습니다. 검은머리와 보라색머리 두명은 제쳐두고, 노란머리 아가씨의 전투 스타일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과연 숏컷. 성격도 그렇고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고요.

여왕와 제상이라던가 하는 캐릭터가 있었던 것 같지만 별 상관 없어(...). 뭔가 흑막인 듯 한 캐릭터도 지나가고 충격적인 인물도 언급된 것 같지만 역시 별 상관없어(...).

1권에서 나왔던 '미래를 잃은 아이들'이라는 소재를 좀 더 심도있게 파고들며 캐릭터간의 갈등이 잘 살아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과 히로인의 공기화는 조금 아쉬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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