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왕자의 비밀 The Eyes of the Dragon, 1987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설영환
출판 : 문학생활사
작성 : 2008.02.15.
“당신은 전에 여기에 오신 적이 있으십니다.”
-즉흥 감상-
네? 즉흥 감상에 적어둔 문구가 묘하게 눈에 익다구요? 아아. 하긴 위의 문구는 앞서 소개한 적 있던 소설 ‘캐슬록의 비밀 Needful Things, 1991’의 감상기록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였다면서 적은 적이 있었지요. 아무튼, 사실상 수집을 포기했던 작품이며 지극히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을 통해 도서관 한구석에서 발견하게 되어 읽어보게 되었다고 적어보며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옛날, 들랭이라는 나라의 어느 왕국에 두 명의 아들을 둔 왕이 살았노라고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두 왕자가 태어나기 이전까지의 상황이 간단히 설명되게 되는데요. 결국 궁정 마법사의 계략으로 운명을 달리하는 왕비에 이어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할 것이라 판단이 섰었던 어린 첫째 왕자가 성장해 감에, 자신의 미래를 위협할 것이라는 것을 감지한 마법사가 음모를 준비는 것으로 본론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왕국의 밝은 미래를 약속할 것 같던 첫째 왕자가 마법사의 계획대로 왕을 살해한 누명을 뒤집어쓰고는 결국 바늘 탑에 감금당하게 되고, 앞선 왕을 닮은 둘째 왕자가 왕위에 오르게 되는데요. 너무나도 어이없게 감옥에 들어선 첫째 왕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결국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지는 계획이라는 것은 모든 이들로 하여금 감히 상상도 못할 엄청나고도 무모한 것이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든 생각이라는 것은 사실 “엉?! 소설 ‘부적 The Talisman, 1984’이랑 비슷하다?!”였습니다. 스티븐 킹 님의 작품이라고 하면 보통 ‘현재’와 ‘현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초자연적인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던지라, 그것을 간간히 초월하는 듯한 ‘부적’일 경우 적응하는데 무척 힘들었었는데요. 이번 작품 또한 딸을 위한 ‘동화’라는 설정 때문인지 일반적으로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왕과 왕자, 마법사 등이 나오는 이야기였기에 시작부분에서부터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타게이트(?)를 넘어서자 스티븐 킹 님 식의 특유한 이야기 구성에 이어 소설 ‘캐슬록의 비밀’에 등장하는 ‘르랜드 곤트’의 과거를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자 묘한 재미를 느끼며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용과 왕, 마법사, 그리고 왕자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이러한 서양 동화가 아닌 동양권의 동화를 많이 접했던지라 잘 모르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청소년들은 동양문화권의 옛날이야기보다는 서양문화권에 익숙할 것이니 이번 작품이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이 작품이 재출판 되지 않을 경우 만나기 힘들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그래도 이 작품의 삽화 중 왕자의 성숙한 모습이 어째 스티븐 킹님을 닮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 그것을 직접 확인하고자 하신 분들 꼭 찾아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아이작 아시모프 님의 ‘나는 로봇이야 I, ROBOT―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로봇들의 이야기’ 때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 또한 ‘동화’로 분류되기에는 너무나도 심오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다양한 독자층을 대상으로 작품 구상에 주력을 했다고 하면 좋을까요? 아니면 국내의 분류 방법에 있어서 문제점을 고발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나이가 들어감에 ‘동화’를 접하는 마음가짐 중에서 ‘순수’을 잃은 나머지 ‘현실적 계산’으로 바라다보면서 더더욱 무게감 있는 공포감을 읽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설 연휴동안 마지막으로 만나본 영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Aliens Vs. Predator: Requiem, 2007’의 감기록으로 이어보며 기록을 마쳐보고자 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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