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청운하
작품명 : 백팔번뇌
출판사 : 청어람
=======================================================
세상이 날 버렸다.
나 또한 세상을 버렸다.
神이 선택한 그들이 흘린 쓰레기를 ..
난 그저 주워 먹었을 분이다.
그러므로 난 여전히 배가 고프다.
일류가 되기 위해서라면..
난 기꺼이 신마저 집어삼킬 것이다.
=======================================================
이번에 감상한 작품은 백팔번뇌다.
일단 나는 작품의 초반.
즉 1,2권은 작품을 끝맺는 종결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품의 초반이 작품의 전부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백팔번뇌는 일단 초반에는 쉬이 단점을 꼽을수 없을정도로 나에게 재미를 주었다.
일단 작품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10년동안 지속되던 평화에 정파무인들의 의기와 정신은 마모되어 버리고 끝없이 나태해져갔다.
평화에 찌들어 청운의 꿈을 품고 손에쥔 검이 그저 녹스는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허나 10년의 평화는 평화를 이룩한 자신들의 손에 의해 깨어졌고
그들은 자신의 손으로, 인간의 손으로 아홉명의 마신을 탄생시키고 말았다.
자신들의 심장을 녹일 치명적인 암을, 그들은 스스로 만들고 말았다.
반천구마신.
인간이나 인간이 아닌자들.
인성을 상실하나 고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지닌바 능력은 신에 필적하는 괴물들이다.
대부분의 무협소설이 주인공 주변의 조연이건, 적들이건 너무나 약하고 마치 정신연령이 초등학생처럼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소설의 적은 너무도 강대하게 묘사되었다.
독자들이 주인공의 적으로 묘사되는 반천구마신에게 경외와 두려움을 느낄정도로 말이다.
만약 이작품이 여타 흔한 신무협지 처럼, 반천구마신이라는 주인공의 적이 지니고 있는 힘이 강대하나 주인공에 비하면 조촉지혈.
동양인의 거시기가 아무리 잘나도 흑인한테 깝칠수 없다.
결국 주인공한테는 좁밥에 개밥이다.
이런식으로 묘사되었다면, 본인은 이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것이다.
적들은 주인공에 비해 너무도 강대하다.
마치 치와와한마리와 아홉 호랑이의 싸움이라고 할수 있을정도로 말이다.
허나 주인공 역시 무림의 관점에서 보자면 괴물이다.
반천구마신을 제외하면 주인공을 상대할 고수가
무림에 없을정도니까..
이렇게되면 결국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은 반천구마신과 주인공의 대립으로 압축될수밖에 없다.
무림에 그 어떤 고수도 반천구마신과 주인공한테는 눈빛하나로 저승으로 보내버릴수 있는 하찮은 존재일테니 말이다.
물론 작품의 초반이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말이다..
작품의 2권에 등장한 마교에서도 뭔가 있을지도 모르고
천의맹에서도 무언가 준비를 한 비밀병기가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으나..
자칫 반천구마신과 주인공을 너무 부각한 나머지
무협소설에서 빼놓을수 없는 무림이라는 존재 자체가 하찮게 묘사되어 버릴수도 있다는 추측에 조금 불안할 뿐이다.
다음권을 봐야 제대로된 평가를 내릴수 있겠지만..
이작품의 히로인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가 살아있으니 말이다.
최근 작품들 읽다보면 히로인을 그냥 필수적인 장치중 하나로 넣는듯한 느낌이 강하여 캐릭터가 죽어있는 히로인을 보며 질리기 일수였는데 이작품의 히로인은 상당히 매력적이어서 좋았다.
급하지 않고 천천히 쌓이는 애정, 작품의 마지막에 그들이 이별할지 이루어질지 그것을 기대하는것도 이작품을 보는 묘미중 하나일것이다.
본디 내가 잘쓴 장르소설이라고 생각하는것은
사건의 인과관계가 부드럽게, 삐걱거림 없이 진행되고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 그리고 적으로 묘사되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있고 깔아놓은 복선을 마지막까지 무리없이 회수하는, 그런 소설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중요하다.
조기크리를 맞는 작품을 너무나 많이 봐서 그런지 요즘은 조기종결이 너무도 두렵다..
백팔번뇌는 어느정도 그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할수 있겠다.
남은것은 이작품이 마지막까지 이 퀼터리를 유지하는 일관성.
만약 작가가 초반의 재미를 잃고 작품을 끝내기에 급급하다면 결국 실망하게 되겠지만..
만약 이 재미를 그대로 유지시켜 작품의 화룡점정을 찍는다면 오랜만에 보는 무협수작이 탄생할것 같다.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