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선우
작품명 : 흑룡
출판사 : 북두
흑룡 7권을 보는데, 나의 무협지독서이력을 들여다보면,
다량은 이니고, 올 상반기까지 본 것은 몇 권되지도 않는다.
난독과 게으른 독서 성품이기에
다량은 올 하반기에서나 보여지는데,
다른 이는 비웃을지 몰라도, 폭풍같이 10권짜리 책을 대여섯 책을 독파했지
하루 한권씩 날라가는 독서대여비에 손도 떨리면서 책 장을 넘기기도 했고,
요새도 하루 한 권쯤 날라가지만, 어쨌든지간에 지금은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지
당연 삼국지 열댓권 쯤 시위하듯이, 자랑하는 그 분량에
삼국지는 물론이거니와, 태백산맥이라던지
제법 긴 장편소설은 나의 손을 단지 거쳐가지만했지
책장까지 넘기지는 아니하였는데
아마도 삼국지에서 관우라던지 장비라던지 유비가 죽는 장면이 나온다면
눈물을 흘리면서 보았을 우리동네 시커먼 무협애독자 아저씨들이 있을지 몰라도
어쨌거나 나는 흑룡 7권을 넘기면서 울지는 않았고, 대여료 700원짜리
7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기분으로 맛은 있는데 향이 독특하다던지
대충 그러한 기분이였지
그리고
어젯밤에 밤새 우는 소리는, 아마도 소의 되새김질처럼
자는 동안에 700원이 아까워서 다시 밤에조차 잠도 꿈도 꾸지 않고
낮에 읽은 것을 되새김질하면서 울어제끼지는 않았겠지만,
지금 다시금 생각해도
슬푸더라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들이, 당대 제일 뽕간다는 처녀 낭자 일곱과 결혼합시다고
청춘의 꿈을 품고 하산했다가, 고막 죽었는데
슬펐다
참으로 간만에 소설이라던지 글을 읽고 눈물은 흘리지는 않았지만
남 일같지도 않은 것이
나 또한 결혼도 하지 못하고, 애도 없이 쓸쓸히 총각으로 죽을 것 같아서 슬푼 것이 아니라
나 또한 다른 이유로 서른도 되기 전에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극심히 느꼈는데, 어쨌든지간에 지금은 건강이 제법 좋아졌다.
남 일같지도 않은 이십대 청춘들의 꿈이 잠긴 강호에는
오늘도 무수한 무협작가들의 장난질? 손길이 지나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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