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루마 히토마
작품명 : 거짓말쟁이 미군과 고장난 마짱 7, 8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6권
장마의 계절. 광기가 만연한 저택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무사히 마짱과 러브리한 관계로 돌아와,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던 요즘. 체육수업을 땡땡이치고 있던 도중, 인간이길 포기한 듯한 침입자가 학교를 방문했다. 살상능력을 가진, 길고 시커먼 물건을 휴대하고-. 그리고 그 녀석은,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자아를 폭발시켰다. 즉, 길고 시커먼 물건을 발사한 것이다(야한 의미에서가 아니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체육관 바닥에는 온통 아비규환의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기 시작했고….
아―,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안녕히, 마짱.
…거짓말이라면 참 좋을 텐데.
7권
뜬금없지만 실례―.
거짓말쟁이 씨가 무대에서 퇴장하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제가, 거짓말쟁이 씨를 대신하여, '화자(話者)'로 임명되었답니다. 왜 하필 나일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마 그 거짓말쟁이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겠죠. 그럼 약간 외람되지만, 지금부터 우리들의 평화로운 마을에서 일어난 유쾌한 살인사건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어머나, 자기소개를 아직 안 했던가요?
내 이름은 오오에 유나. 이야기꾼이자,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언노운(unknown) 18세올시다…. 거짓말이지만.
으―음. 난 아직 잘 써먹지 못하겠는걸,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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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i(외전)까지 다 읽었고 지금 8권 읽고 있으며, 9권도 이미 사 둔 상태이긴 합니다만, 일단 6, 7권은 한 세트로 묶어도 될 것 같아서 6, 7권부터 감상글 작성합니다. 읽은 지 오래되서 그다지 내용 자체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하여간 참으로 바람직하게 미쳐있는 마을입니다. 그거야 이전 권들에서도 확인했지만요. 주인공의 아버지가 미쳐있지 않았더라도,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미치광이들이 넘치고 넘치는 마을. 그야말로 현대에 펼쳐진 마경. 평화로운 시골 따위는 개나 줘 버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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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은 폐쇄된 저택을 빠져나와 간만에 학원물... 이라고 하기에는 미군과 마짱이 찰딱 달라붙어 그놈의 '병신같지만 멋있지는 않은' 커플행각을 벌이는 내용이라... 게다가 정작 중요한 내용은 그게 아니고.
일단 체육시간에 난입한 '괴한'이 이번 책의 주요 내용. 모두가 인질이 되거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연히 유이하게 괴한의 눈길을 피해 숨어있는 미군과 마짱이(주로 미군이), 이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괴한과 한판 승부를 (어쩔수 없이) 벌이게 되는 이야기.
이 자체로도 전권들에서는 보지 못했던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전개입니다만, 그보다 6권의 경우 그 중간중간에 끼여있는 단편들이 더 주목을 끌죠.
이때까지 나왔던 각종 조연들이 다시금 등장하여 '현 상태'를 말해주는데, 각자가 각자의 사건과 상처와 현재를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 일견 활발해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달달 떨고 있는 나가세 이츠키가 특히 좋았네요. 코이비 선생님의 경우는 1권에서는 나름 '나른함과 피로에 찌든', 어쩐지 연민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미녀였는데, 일 그만두고 완전히 막장 노처녀 백조녀가 되어 뒹굴뒹굴하는게 무척이나 웃겼고. 코이비 선생님의 가족들도 참 마음에 듭니다.
... 그런데 코이비 선생님도 주인공을 좋아했구나(...). 이 무슨 자각 없고 가망 없는 하렘 상태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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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사건 자체의 범인에 대해서는 신경을 끄는게 좋습니다(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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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마유는 정말 주인공에게 도움이 안되는 형태로, 제대로 미쳐 있군요. 다시 한번 절실히 자각했어요.
솔직히 마유의 상태를 보자면 마유가 지금 제대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정해도 되는 상태인지조차 애매할 정도.
아무리 "이미 부서지고 끝장나버린 인간들의 후일담"에 불과한 이야기라 해도, 이 정도로 가망없이 '인간의 껍질을 뒤집어 쓰고 있을 뿐인' 여자가 히로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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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은 다시금 등장하신 오오에 유나의 이야기. 아니, 아예 오오에 유나가 서술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택 이야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인물이기에 다시 등장하는 게 매우 반가웠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혹평을 했기에 상당히 걱정하고 읽었는데...
전 의외로 괜찮았어요.
아니, 애초에 이 시리즈, 사건의 전개라던가 충격적인 반전이라던가 그런거 기대하면서 읽는게 아니었거든요(...). 그냥 미친 애들이 미친 대사 지껄이면서 미친 서술문 찍어내는거 보려고 읽었던 거지.
어쩔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한 무력감과, 그것을 내색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적개심만을 발산하는 유나의 묘사가 왠지 귀엽기도 하고(...).
가슴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나도 왠지 귀엽기도 하고(...).
뭐, 그건 떠나서 사건 전개 자체에 대해서 말하자면... 정말 말 할게 없긴 하네요. 7권은. 진짜 그 어떤 권보다 희귀하게 맛 간 인간들이 나오는터라.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보니까 이번 권에 등장한 대사조차 몇 줄 없이 허무하게 퇴장하는 주제에 일러스트는 뻑 가게 예쁜 처자가 인기투표에서 정히로인인 마유에 상당히 근접했다던데... 이건 마유가 인기가 없는건가, 그 처자가 유독 인기가 많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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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권을 함께 리뷰한 이유는 역시 7권 막판에 나오는 미군의 독백. 이것이야말로 미군마짱을 가로지르는 테마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의 불행을 기반으로,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에비하라에 대한 미군의 사죄가, 난데없이 가슴을 죄일 정도로 절실히 와닿았어요. 그야 이 '미군'이 지고 있는 불행은, 분명 '남의 불행'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불행'이기도 한 것이니까. 그러면서도그에 대한 내색 없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든, 그야말로 '정상적인 인간의 길'을 버려가면서까지 노력하고 있는거니까.
그나저나 병원 파트는 이거 난데없이 러브코미디(...). 그 자리에 유나와 코이비 선생님이 없었던게 정말 아쉽습니다. 흔치않은 수준의 아수라장인데 그거. 마유가 나타나는 순간 아수라장이고 뭐고 리얼 지옥도가 되겠지만. 녀동생양의 '다소 거친' 츤츤 짓거리도 귀엽고, 후시미 유우의 부끄부끄도 귀엽고, 나가세 토오루의 머뭇머뭇도 귀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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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도 귀여운 나가세 토오루가 9권에서 살해당하잖아? 9권 뒷표지 소개글에 대놓고 스포일러 하고 있잖아?
개인적으로 2권에서 컬러 일러스트를 본 그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라 아쉬우면서도 9권을 하루빨리 읽어보고 싶은 마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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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완결도 안나왔는데 외전인 i가 절판당해버렸습니다(...). 이 무슨만행. 절판 전에 구해서 읽을 수 있었기에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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