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태규
작품명 : 천의무봉
출판사 : 발해
뭐 천의무봉에 대한 감상은 아니고 작가인 태규님에 대한 감상이랄까..?
얼마전에 풍사전기 우연히 1권 읽고 태규님의 글에 완전히 반해서
이틀만에 다 읽고 어느덧 천라신조를 거쳐 오늘 천의무봉까지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소개가 너무 유치해서 수많은 양산작가중 한명이 아닐까 싶었는데 글을 정독한 후에 작가소개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암튼 많은 분들이 풍사전기와 비교해서 실망했다고 말을 많이 하시던데 제 의견은 틀립니다.
글도 가벼워지고 조금 어깨에 힘빼고 읽을 수 있게끔 구성하셨던데..
이 가벼움이 그냥 가벼움이 아니라 많이 공부하고 자기화 시켜서 의도시킨 가벼움이라는 거죠.
(이 가벼움을 담근 무협의 걸작은 제 개인적으로는 운곡의 표변도, 한상운의 특공무림 정도??)
물론 풍사전기란 처녀작으로 출사표를 던질 때 에 비해 충격은 덜합니다만.. 글 자체는 더 숙련된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독자에게 불친절한 전작에 비해 전체 구성도 신경 쓴 것 같구요.
한번씩 풍사전기 기대하고 보시다가 실망하긴 분들은
왠지 예전에 좌백이 독행표, 금전표 표사 시리즈 출간하고 욕먹을 때랑 비슷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태규님의 최대 강점이라면 기존 무협의 클리세를 능수능란하게
구성하는 것 같습니다.
남궁가나 당가등의 세가, 마교, 명나라 영락제, 검강등의 무공경지, 등등..이미 왠만큼 무협애독하신 분이면 뻔히 아실만한 내용이지만 그런 부분의 부연 설명이 식상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추리나 SF와는 달리 무협의 틀은 뻔하기 때문에
아이디어나 세계관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자기가 고심해서 짜낸 시놉이 자신이 안 읽은 다른 작가가 이미 써먹은 내용일 수도 있을테고요.
작가들은 이미 그런 약속된 틀을 얼마나 잘 변주해서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암튼 이런 부분에 굉장히 능수능란 하신 것 같습니다.
이런 점 보면 작가님이 무협을 굉장히 많이 읽어보신 분 같아요.
뭐 무협 뿐 아니라 다른 여러분야에서도..패러디랄까 차용이랄까..
상당히 많이 활용하시는 것같고요.
풍사전기에서 철흔이 무적가 부를 때...
드래곤 쉐도우 스킬이라는 일본 만화에서 따온 것같기도 하고..
천라신조의 전차남을 연상시키는 회신이라던지..
뭐 암튼 기복없이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이 나와서 굉장히 기대가 되는 작가분입니다.
좌백, 용대운, 풍종호, 장경등이 90년대중후반 무협을 이끌었다면 태규님도 확실히 요즘 트랜드의 무협을 대표할 만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쓰고보니 완전히 작가예찬론이군요.
조철산님 비영문과 함께 최근 읽은 작품중에 최고 재밌었던 작품입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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