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소설 주인공 중에는 아주 제대로 사고를 치는 바람에 여러 사람 고생시키는 사람이 꽤 많죠. 오늘은 그들에 대해 이야기 좀 해볼까 합니다.
1. 무협계 불행 학사 <마감무림> 한재선
여러 무협 소설을 봤지만 이 인간처럼 정말 심할 정도로 불운한 인간은 처음입니다.
이중계약 받다가 다 못 끝내서 그대로 도주 이래로 편집자들의 적. 영약 다 까먹어 정파의 적. 성화 꺼트려 마교의 적. 우연히 계획 방해했다고 문상 패거리의 적. 그야말로 온 세상을 적으로 만듭니다. 그저 마감을 피하고 싶을 뿐인데...
그에게 구원의 기회는 몇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북해 여자를 꼭 잡아야 되는데 사고 치는 바람에 그대로 쫓겨나고 그나마 완성한 원고는 바람에 날아가는 등 문자 그대로 행복할 수 없는 인생입니다.
더 않좋은 것은 주변 인물들을 그보다 더 불행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편집자가 되는 바람에 개고생한 운풍자와 최유찬, 졸지에 노예된 음양쌍부와 노사신, 심하게 처참하게 죽은 무상 등등. 한재선 곁에 있다 날벼락 맞은 이들이 불쌍합니다.
과연 6권에서는 어떤 사고를 칠런지...
2. 무협 최고의 빈신마존(貧神魔尊) <일보신권> 장건
한재선 없었으면 무협계 최고로 재수 없는 주인공이 될뻔한 장건. 그가 소림에 들어온 이후 그가 일으킨 사고는 다음과 같습니다.(가장 큰 것만.)
1권 : 소림 재정 고갈 시작 2권 : 홍오 독초 밭 결계화
3권 : 속가 제자 개고생 4권 : 소림에 역병을 퍼뜨리다.
5권 : 여난 및 천하제일미 습격 6권 : 제1차 소림사 반대 시위
7권 : 욕탕 훔쳐보기(차라리 들키지 말지)
8권 : 우내십존 분노 수치 UP(그 계기가 쩔죠.-.-;;)
9권 : 홍오 대폭주 및 제2차 소림 반대 시위(그러게 남의 걸 왜...)
10권 : 소림 초토화 11권 : 소림 복마전화 중
거의 한 권에 한 번 이상은 대형사고 쳐주시는 장건. 본인도 모르게 사고치는 것만이면 몰라도 남들 다 말려도 안 듣고 사고치니 더 큰 일이죠. 11권에 2번 심마에 들면서 12권의 소림이 큰 일이 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3. 고요한 무림의 미꾸라지 <천년무제> 송인
한재선과 장건처럼 운이 없기는커녕 오히려 운이 좋은 편인 송인. 하지만 그놈의 망할 성격 때문에 여러 사람 피곤하게 만듭니다. 다음은 송인이 저지른 사고 중 굵진한 것 리스트입니다.
1) 남의 문파 빼앗기
2) 사람 찾는다고 노청년 부자 외 여러 사람 매다 꽂기
3) 하오문도 개고생 시키기(지금도 그들은 송인 곁에서 개고생 중)
4) 종령상단 잔여 물품 갈취 미수
5) 소림 속가 제자 집 탈취
6) 합비 내 문파 초토화
7) 소림에 파견 나온 고위 승려 넉다운 시키기
8) 당가에 파견 나온 암기술사 살해 및 암기 탈취
9) 남궁가 몰락의 원인 제공
쓰다 보니 정말 많군요. 계집질 하기 좋고 돈 뺏기 좋고 사람 죽어 나갈 정도로 엉망인 도시를 선호할 정도의 황당한 마인드를 가지고 여기저기 사고 치는 송인. 앞으로 그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4. 어벙한 개파 조사(?) <천극의 상> 소천풍
어린 시절을 좀 이상한 승려인 현야와 보낸 소천풍. 어린 시절을 약간 잘못(?) 보낸 덕에 어벙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여기저기 사고를 칩니다.
현야가 책을 팔아버린 것을 계기로 심심풀이 삼아 쓴 책이 무림을 뒤흔듭니다. 무림 비급들이 다 삼류인지라 그 때까지는 별 탈이 없었습니다. 그 놈의 어리벙벙함에도 그다지 큰 사고는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화산의 검법을 비급으로 만들면서 서서히 일이 꼬여 갑니다. 남의 비기를 함부로 베낀다는 것이 엄청난 짓인지도 모르는 그는 단숨에 경계대상 1호가 됩니다. 그것도 모르고 무당의 검을 배우겠다며 무당에 쳐들어 가기도 합니다.
그의 꼬인 인생이 절정에 달했는지 혜량과 진현과 파티 맺고 소림으로 가서 장경각을 상대로 딜리트(Delete) 신공을 보입니다.(이 작품의 소림사도 거덜. 소림사가 불쌍하네요.)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겨야 한다는 개념조차 없는 그의 행보가 걱정입니다.
5. 무림 최악의 콤비 <전전긍긍 마교교주> 도유강&풍천
도유강에게 천하를 바치겠다고 여기저기 사고치는 풍천은 목 180도 돌리기와 협박과 폭력 행사로 여기 저기 피해자를 만듭니다.(녹림왕 부녀, 장강수로채 채주, 신의, 철위칠군 등)
이런 풍천 덕에 맛이 가기 시작한 도유강은 소림사 토광 사건을 시작으로 여러 사람들을 무협 소설 사상 가장 더러운 꼴로 만듭니다. 피와 시체로 강을 이룬 게 아니라 인간의 가장 더러운 분비물로 강을 이루었죠.(이거 의외로 평화적일지도...아니지. 차라리 피와 시체산이 더 낫나?)
아웅다웅 하면서도 둘이 같이 이 사람 저 사람 피해를 입힌 도유강&풍천 콤비. 이들도 만만치 않은 사고뭉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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