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소녀지옥 - 유메노 큐사쿠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5.01 20:40
조회
1,922

작가명 : 유메노 큐사쿠

작품명 : 소녀 지옥

출판사 : 디앤씨미디어 이타카

Attached Image

『도구라 마구라』와 더불어 유메노 규사쿠 후기 걸작으로 손꼽히는 『소녀지옥』

그녀들은 어째서 ‘마음의 지옥’에서 고통받아야 했을까?

“히메구사 유리코가 자살했습니다. 이름처럼 가련하고 티 없이 순결한 그녀는 귀하와 소생의 이름을 저주하며 자살한 겁니다.” 천재적인 실력과 남녀노소를 사로잡는 사랑스러움을 갖춘 간호사 히메구사 유리코.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정말 사소한,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전 니타카 씨를 사랑하게 됐어요. 아마 곧 그이에게 살해당하겠죠.” 버스 여차장으로 일하는 도미코는 신임 운전기사 니타카와 만난다. 도미코는 그가 소문으로 떠도는 버스 여차장 연쇄 살인마이자 자신의 친구 쓰야코를 죽인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하지만……. 「살인 릴레이」 *아사노 타다노부 주연 영화《꿈의 은하(ユメノ銀河)》원작

“부디 제 작별 선물인 숯덩이 시체를 받아주세요. 전 영원히 당신 것이니까요.” 현립 고등여학교에서 일어난 기괴한 방화사건. 현장에서 신원미상의 소사체가 발견되고, 덕망 높은 교장 모리스는 발광하고 만다. “‘화성의 여자’의 거짓말을 믿지 말라”는 모리스의 부르짖음에 숨겨진 사건의 진상은? 「화성의 여자」

----------------------------

디앤씨미디어 산하 브랜드인 '이타카'는 주로 한국의 본격 장르문학을 소개하는 터라, 일본의 유명 추리작가인 유메노 큐사쿠의 단편집인 이 책이 '이타카'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고 살짝 의아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거 상관없어요. 장르문학 전문 브랜드에서 출판해서 그런지, 표지가 엄청 예쁘니까.

이 책은 '소녀 지옥' 3연작을 비롯해 몇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하나같이 '여성'이 있지요.

1930년대 일본. 여성 교육의 활성화로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이 늘어나지만, 결코 '남성'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던 시대. 그 속에서 자기가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하던 '소녀'들이, 그 압제 속에 순수를 잃고 결국 파멸을 택하는 '소녀지옥' 3연작.

그리고 '남자를 잡아먹는 여자'라 불러야 할, 파멸적인 매력을 지닌 주체적인 여성들과 거기에 얽혀 파멸해가는 남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들.

....

솔직히 이런 깊은 이야기는 작품 뒤에 실린 역자 해설을 읽기 전까지는 안중에도 없었고,

그냥 '소녀'에 대한 묘사가 정말이지 아름다우면서도 유리날 위에 올라간 듯 섬세하고 살떨리는 느낌이라, 읽는 내내 무언가 기묘한 두근거림을 느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소녀지옥의 1편인 '아무것도 아닌'과, 소녀지옥 연작 바로 뒤에 실려있던 '동정'.

아무것도 아니었을 거짓말에 사로잡혀, 마지막으로 찾은 '안식'에서 추방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더욱 큰 거짓말을 하고, 결국 자기 자신을 '거짓말'로서 파멸에 이르게 만들어 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어울리면서도, 결코 연민의 정을 버릴 수 없는 한 여성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참으로 우울한 기분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동정'의 경우, 한 남자의 죽음 직전의 이야기와, 그때 만난 여성의 이야기를, 정말이지 손 떨리는 필치로 묘사해 놓았는데... 작 중 서사는 그렇다치고, 정말이지 묘사 자체가 처절하고 아름다워서 읽는 내내 글에 빠져 있었네요.

그 외의 작품들도 각기 등장하는 '여성'들의 인물상이 다양하면서도 강렬합니다. '화성의 여자'는 현대 학원물에서 튀어나온 듯할 정도에요.

30년대 작품이고, 변격적인 성향이 강한 작품입니다. '탐정소설'이라기 보다는 '미스테리 소설'. 작 내에 '표현되지 않은' 미지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재미로 남겨둘 수 있습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름답고 우울한 그 분위기 자체를 묘사하는 문장 하나하나를 즐기는 것 자체로 충분히 마음에 들었네요.

번역가 후기에 실려있는, 유메노 큐사쿠가 '탐정소설'에 대해 정의내리는 문장은 그야말로 극단적이고 살벌한 단어를 막막 쏟아내는 터라, '이얏호 변태 만세!'라는 느낌입니다. 이런 사람이 30년대에 존재했다니! 옛날부터 변태였구나, 이 판은!

아아, '도구라 마구라' 읽고 싶어라!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5441 인문도서 코박사와 함께 떠나는 다문화 여행 을 읽고 Lv.22 무한오타 11.05.02 1,105 0
25440 기타장르 B.A.D. 1권 - 그냥 막 좋아 죽겠다!!! +3 Lv.29 스톤부르크 11.05.02 2,443 1
25439 기타장르 아쉬운 조기종결 - 세키라라! 3권(완) Lv.29 스톤부르크 11.05.02 1,418 0
25438 게임 연재중인 작품 "잊혀진 신의 세계" 미리니름~ +1 Lv.99 별일없다 11.05.02 1,936 0
25437 무협 매화검수 1.2 +4 Lv.13 얼음꽃 11.05.02 2,424 3
25436 무협 김대산 작가의 몽상가 +17 Lv.99 딸기우유. 11.05.02 5,343 4
» 일반 소녀지옥 - 유메노 큐사쿠 +1 Lv.29 스톤부르크 11.05.01 1,923 1
25434 기타장르 학생회의 오채- 헤키요고교 학생회 5권 +5 Lv.29 스톤부르크 11.05.01 1,210 0
25433 일반 야행관람차 - 작가가 착해졌다... +1 Lv.29 스톤부르크 11.05.01 1,616 1
25432 기타장르 바카노! 9권 - 1934 사바편 Alice in Jails +4 Lv.29 스톤부르크 11.05.01 1,767 0
25431 판타지 김상현 "하이어드" +2 Lv.8 목련과수련 11.05.01 1,731 2
25430 판타지 후아유1~4권 읽고 +6 Lv.34 컴백무림 11.05.01 2,710 1
25429 판타지 패왕 악신 6권 +6 Lv.9 디아누스 11.05.01 3,096 5
25428 판타지 치우천왕기 완결을 읽고 +5 Personacon 애한 11.05.01 3,426 1
25427 게임 [게임판타지]하룬의 비밀17~19 +10 Lv.1 여명의 빛 11.05.01 3,150 0
25426 판타지 사신도-박건 세계관의 시작(미리니름) +10 Lv.14 휠윈드 11.04.30 8,724 1
25425 판타지 열왕대전기 21,22 완결. 누설 있음 +24 Lv.20 레이반 11.04.30 5,271 0
25424 판타지 반생전기 8, 오오 이 드립은...! +12 Lv.50 묵현사 11.04.30 5,113 0
25423 게임 달빛조각사 ... 유린 갑자기 생각이 남 +24 Lv.26 비류연윤 11.04.29 4,075 0
25422 판타지 대형 1~3권 (약간 미리) +1 Lv.37 고오옹 11.04.29 2,488 0
25421 무협 진부동 풍운강호 상당히잘쓴작품 +6 Lv.34 NeoSoul 11.04.29 4,748 2
25420 게임 무한의 강화사, 충격의 완결... (with 미리... +16 Lv.57 새벽의금성 11.04.29 6,011 1
25419 판타지 권왕전생 3권,미친듯이 터치는 유머!!! +9 Lv.81 슬립워커 11.04.29 4,235 1
25418 무협 일보신권 11권을 읽고 +9 Lv.12 써클 11.04.29 3,341 2
25417 무협 진부동 '풍운강호' 추천합니다 +2 Lv.40 컴백홈 11.04.29 3,034 2
25416 무협 쉬어갈수 있는 여유를 가진 금협기행 +8 Lv.50 접근금지 11.04.29 2,223 3
25415 판타지 운터바움 간단평 +13 Lv.68 목마른여우 11.04.29 3,247 0
25414 판타지 드래곤 라자 (完) 10년이 넘은 추억을 되새... +26 Lv.1 코코러브 11.04.29 3,862 29
25413 무협 마병자. 색다른 소재... (내용 완전 有) +6 Lv.29 광명로 11.04.28 3,212 0
25412 기타장르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 +23 Lv.1 [탈퇴계정] 11.04.28 3,197 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