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앞부분 퍼스루미터 세력의 처참한 만행
상당히 잔혹한 묘사들이 이어집니다. 일부 독자들에게는 거북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진짜 ‘악의 세력' 답게 포장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괜찮았습니다. 요즘 판무 소설들 중에선 독보적으로 잔악함이 돋보이는 악당 포지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챌린저 참전의 과정
이전 권에서 엘프들과의 관계가 최악 수준으로 치닫기 일보직전이어서 이번 전쟁에의 참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었습니다. 결과는 이번에도 챌린저가 참전거부한 선발대가 허망하게 패배하고, 후발대에 참전하게 되는 (이미 두 차례 사용된 바 있는) 패턴이 적용되었습니다. 이런 식의 반복되는 패턴이 자주 사용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조금 식상한 맛이 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만(발리운트 넌 이번에도...), 그래도 그 과정에서 멜리사가 참전의 대가로 이것저것 얻어내는 장면들이 재미를 붙잡아주더군요. (챌린저는 부인 참 잘 얻었어... 부럽;;)
덧붙여서 이 작품에서 엘프라는 종족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기존의 클리셰에 기반을 두면서도 조금씩 다른 해석을 덧붙여놔서 인간과의 차별성을 두는데 확실히 성공했다고 봅니다. (양판소 엘프들은 -_- 으음...)
3. 서로의 허를 찌르는 전투와 챌린저의 성장
힘만 휘두를 줄 아는 바보들의 싸움이 아닌 점이 좋더군요. 물론 연합군의 경우 챌린저(와 멜리사)의 기지만 돋보이고, 나머지 인물들은 조금 평면적이다 싶기도 해서 아쉽긴 했지만요. 뭐, 이거야 인물 비중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부작용일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아무튼 이번 기회에 챌린저가 엄청나게 성장해버렸습니다. 물론 아주 끝의 경지에 다다른 것은 아니지만, 드래곤 나이트들을 제외한 순수 인간 중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4. 챌린저의 급성장이 의미하는 바?
이번 전투로 완전히 쭉쭉 커버린 챌린저. (실제로도 키가 커지기도...) 설마 이제 슬슬 완결을 향해 달려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빌런이 대체 얼마나 강하기에 요로코롬 버프를 와장창 몰아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번 전투의 승리로 인해 챌린저는 무력뿐 아니라 정치적인 위치에서도 급수가 확 치솟아버렸습니다. 무력도 순수 인간들 중에선 라이벌이 없을 정도이고, 정치적인 위상도 하트네쉬 국왕이 (예전엔 까다로운 정도였다면 이제는) 감당하기 힘들게 되버렸다고 봅니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젠 더 이상 같은 편에 라이벌 혹은 극복해야 할 존재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러마스터 유달도 이젠 챌린저에게 한 수 접어줘야 할 것 같으니... (열왕대전기에서의 카리스마 황제 같은 캐릭이 남아 있었으면...)
다르게 말하자면, 이렇게 된 이상 같은 편 내에서의 긴장감은 희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물론 이젠 오로지 ‘혼돈의 세계’ 쪽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긴장과 갈등은 한 식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맛 또한 쏠쏠한 법이니까 아쉽다는 겁니다. (그래서 막장 드라마들이 재밌는지도...)
일단 제 감상은 여기까지 입니다.
아, 하나 질문이 있는데, 제가 13권을 읽기는 읽었는데 책으로 본 게 아니라 북큐브에서 결제해서 본거라... 현재 나온 마지막 연재분 내용이 파동을 이용해 아귀와 헬고스트들을 쓸어버리며 전장의 마무리를 짓기 일보직전인데, 혹시 종이책 13권 마지막도 여기까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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