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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1 +0.817 G..
작성
09.03.24 15:39
조회
1,342

작가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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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먼저 이글이 과연 비평란에 올라갈 글인지 저도 좀 의문이 갑니다.

하지만 요새 비평란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장르''문학' 이라는 문제에 대한 글이기에 비평란에 올려볼까 합니다.

더불어 이곳에 글이 어울리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이동하거나 삭제 조치 하겠습니다.

양탕님의 아로스 건국사의 비평에, 장르문학의 문학성과 작품성이라는 논제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분명 장르문학의 발전을 위하여, 이러한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며,

이러한 논의가 많을수록 발전의 원동력이 되지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작금의 문피아의 비평란을 보면..

솔직히 너무 많은 글들과 리플들로 인하여..무얼 말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게 되고 있습니다.

불현듯, 가츠시로 가츠키의 레볼루션 넘버 3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나 한 반년 정도 지났는데, 슛을 끝낸 리틀 중사가 내 곁으로 와서는 섭섭한 표정으로 고향에 돌아가게 됐다고 그러는거야. 하지만 자기는 제대하고 오키나와에 그냥 있고 싶다면서. 나는 리틀 중사의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어. 나하고 리틀 중사,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늘 앉는 담 위에 앉아서 다리를 축 늘어뜨리고 흔들흔들 흔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리틀 중사가 옛날 이야기를 꺼냈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본 말로, 열심히. 그 예날 얘기란 게 이런 거였어."

히로시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서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

  지금으로부터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에, 어떤 왕국의 조그만 마을에 한 남자가 흘러들었다. 남자는 그 마을이 마음에 들어 조그만 집을 사들여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그 남자에게 마음을 열려 하지 않았다. 남자의 생김새며 사용하는 말이 마을 사람들과 전혀 달랐고 더구나 남자가 마을 사람들이 믿는 종교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남자가 무서워 멀리했다.

  남자가 마을에 살기 시작하고서 20번째 맞는 일요일, 마을 사람들이 기도를 끝내고 교회에서 나오자 교회 앞 광장에 그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마을 사람들을 소리 없이 바라본 후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몹시 놀랐지만 남자의 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두 팔을 좍 벌리고 춤추는 남자의 모습이 마치 드넓은 하늘로 자유로이 날아오르는 독수리 같았다. 두 발로 대지를 차며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마치 바다 속을 우아하게 헤엄치는 돌고래 같았다. 남자의 몸은 마치 중력에서 해방된 것처럼 자유롭고 압도적이었다. 남자가 춤을 끝냈을 때 광장을 가득 메운 마을 사람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성을 그에게 보냈다. 그리고 드디더 마을 사람들은 남자를 받아들였다.

  남자에 관한 소문은 어느 틈엔가 먼 마을까지 퍼지고, 그 춤을 보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남자가 사는 마을로 몰려들었다. 남자는 변함없이 그저 묵묵히 춤을 추었다. 남자가 45번째 일요일을 맞았을 때 질투심 많은 왕의 귀에도 그 소문이 흘러들어갔다. 왕은 부하에게 명령했다.

  "이교도의 두 다리를 절단하라."

  부하는 왕의 명령에 따라 남자의 두 다리를 잘랐다. 마을 사람들은 남자의 춤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고 비탄에 젖었다. 그러나 70번째 일요일을 맞았을 때, 두 다리를 잃은 남자는 다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의자에 앉은 채 두 팔과 두 손과 양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춤을 추기 시작 했다. 그 춤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회자외어, 이번에는 왕의 부하가 두 팔을 싹뚝 잘라버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130번째 일요일, 남자는 목을 교묘하게 움직이면서 목으로 춤을 추었다. 그리고 끝내 왕의 부하가 남자의 목까지 쳐버리고 말았는데, 땅으로 구르는 남자의 목을 본 마을 사람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남자가 리듬을 바꿔가면서 눈꺼풀을 감았다 떴다 눈으로 춤을 췄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춤을 오래가지 못했고 남자는 두 눈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갔다. 남자의 춤은 마을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그 후에도 오래오래 이어져 내려갔다고 한다.

"

  잠시 침묵이 흐르고, 야마시타가 입을 열었다.

  "그 왕하고, 왕국은 어떻게 됐는데?"

  "나도 리틀 중사한테 같은 질문을 했었어. 그런데 리틀 중사는, 왕과 왕국이 어떻게 되었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왕과 왕국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훌륭한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담고 있는 액자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그러는 거야."

  히로시는 내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부드러운 눈길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리틀 중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작별인사를 했어.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라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는 세계와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느끼면서 히로시의 마지막 말에 귀 기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

어찌보면 어설픈 양비론이나 양시론으로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거기다 저는 전공자도 아닌지라..무엇이 중요한지 조차도 솔직히 잘파악이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장르문학의 문학성이냐 흥행성이냐라는 '액자'를

넘어서 문학 개개의 글을 개개의 글로 봐주어야 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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