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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나라 얼음의 꽃

작성자
Lv.7 루드밀라
작성
11.07.31 00:07
조회
4,779

작가명 : 이상혁

작품명 : 눈의 나라 얼음의 꽃

출판사 : 청어람

(편의상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 Georg Lukács, <소설의 이론> 中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루카치의 말을 인용한 이유는, 근래의 장르문학을 접하는 심정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문장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 주던 시대” 한때 우리들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서점이나 대여점을 기웃거리며 내키는 대로 책을 집어도 오감을 만족시켜 줄만큼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았던 시대. 물론 최근에도 페이지가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 일일이 세어볼 정도로 끈질긴 재미를 주는 멋진 작품들이 있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은 그 별빛 들 중 하나이다. 선명하게 빛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은은한 광채는 그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을 호출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제목부터가 대단히 동화적인 이 소설의 이야기는, 실상 도열(열을 훔치는)의 죄로 인해 가족을 잃은 오실룬의 귀향으로 시작되고 있다. 프롤로그를 통해 소년 오실룬과 소녀 오셀루나의 애틋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지만 현실의 차가운 논리는 이들의 관계를 단절시켜 버린다. 대단히 이질적이고, 어찌 보면 모순적이다.

  모순적이라는 말에는 조금 설명이 덧붙여져야 할 것 같다. 그 전에 이 작품의 핵심 소재인 ‘왕실의 은혜’를 상기해보자. 이 물건은 르에페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일종의 중앙 난방 시스템인데, 끓인 물을 각 지역으로 공급하여 난방이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람들은 현명한 왕의 은혜를 칭송하였으나 실제로 혜택을 받게 되는 계층은 정해져 있었다. 뜨거웠던 물이 왕실과 귀족의 거처를 지나면서 점차 열기를 잃어가기 때문이다. 왕은 모든 신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세상일이 늘 그렇듯 ‘왕실의 은혜’는 부유한 계층이 머무는 곳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뿐이다. 식은 물이 흐르는 파이프를 보는 빈민층은 ‘왕실의 은혜’에 더 이상 경외심을 품지 않는다. 안락과 고통을 동시에 생산해내는 모순의 결정체가 바로 ‘왕실의 은혜’인 것이다.

  주인공인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관계 또한 모순적이다. 이 둘은 나이는 어리지만 친구이자 잠재적 연인이었다. 백작 가문의 영애였던 오셀루나는 귀족과 평민이라는 신분의 격차를 넘어 성인이 되면 그와 정식으로 교제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는 와중에 오실룬의 가족이 모두 몰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중요한 지점은, 오실룬의 아버지의 불법행위를 적발한 것이 바로 오셀루나의 아버지였다는 사실이다.

  오실룬의 아버지는 단순히 생존을 위해 투쟁했을 뿐이다. 그의 범법행위에는 일체의 악의도 존재하지 않았다. 빈민들에게 있어 생존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화두였다. 특히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겨울이 혹독한 르에페의 빈민들은 겨울의 추위가 그 무엇보다도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귀족인 오셀루나의 아버지는 이러한 빈민들의 사정을 알 턱이 없었다. 그들은 법대로 오실룬의 가족을 모두 사형에 처했다. 이러한 이유로 10년 만에 귀향한 오실룬이 목격한 ‘왕실의 은혜’엔 애증으로 가득하다. 오셀루나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과 처참한 과거가 동시에 떠오르며, 서로 모순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때문에 여러 귀족들을 만날 때 ‘잘 만들어진’ 상업적인 미소를 짓는가 한편, 눈사태에 휘말린 오셀루나를 구출해낼 때는 10년 전 무렵의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모순관계는 작품의 후반부에서 오실룬을 큰 위기에 빠트리기도 한다. 즉 작품 내의 모순관계가 단순히 인물의 성격을 규정하고 관계구도를 그리는 차원을 넘어 작품의 전반적인 서사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꼼꼼하게 파헤쳐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회의감을 표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이러한 소설을 보며 구성이 탄탄하다, 혹은 가치관이 명확하다고 간단히 평가하곤 한다. 잘못된 평가는 아니다. 어쩌면 그게 진실에 가까울 수도 있다. 그러나 작품을 같은 범주 내에서도 세밀하게 감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심미적 만족 또한 그곳에서 다양하게 충족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학 비평의 존재 이유도 이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글을 통해 현재 장르문학과 장르비평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들의 시대적 흐름을 점검하는 과정은 지금 쓰고 있는 비평처럼 즉흥적으로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글에 나타난 여러 논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자그마한 욕심이 있다면, 이미 노스럽 프라이가 언급한 바 있지만, 비평이라는 행위가 차별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착실히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단순히 소설이 저지른 부정한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적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비평’이 가능하다면 그 역인 ‘긍정적인 비평’도 이 공간에서 충분히 가능할 것이고, 조금의 아량을 베푼다면 우리들은 그 두 가지 측면을 어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믿고 있을 따름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의 세계는 모순적인 대상들이 서사의 중심축을 구성하고 있다. 미리 밝혀 두었어야 했지만 여기에서 사용된 모순이라는 용어는 가치판단적인 의도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중립적인 의미를 내재하고 있으며 이 작품을 해석하기 위한 자의적인 도구일 뿐이다.

  그렇다면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관계에 나타난 모순적 양상들이 어떤 근본적인 의미를 담아내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를 느낀다. 작품을 보면, 이 두 남녀가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났고, 머리카락의 색 또한 은색으로 동일하다는 서술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의 이름은 각각 ‘얼음의 요정’과 ‘눈의 요정’을 뜻한다. 눈과 얼음의 근원이 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실룬과 오셀루나는 통합된 개체에서 분화한 개별 존재임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신화적인 비유가 허락된다면 다음과 같은 설명도 가능하다. 한 정신체에서 오실룬과 오셀루나라는 인간이 태어났고, 태어난 순간부터 육체적으로 분리된 그들은 갈등과 모순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태초의 안정화된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에 의해 그들은 끊임없이 대립하며 갈등한다. 결국에는 갈등이 해소되고 끝없는 평화를 맞이하게 된다. 사실 이는 신화적 서사의 기본 구조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갈등구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인물을 중심에 두느냐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적어도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경우는 갈등을 통해 하나의 통합체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도열의 죄로 가족이 처형당한 순간부터 오실룬과 오셀루나는 화해될 수 없는 갈등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순수했던 시절 그들에겐 자신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 오셀루나의 병을 고치기 위해 불사조인 알-사다드가 지키고 있는 붉은 꽃을 손에 넣겠다는 것. 그러나 ‘왕실의 은혜’라는 얄궂은 운명은 이러한 유대관계를 단절시킨다.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오실룬의 목적은 위선으로 가득 찬 르에페 왕국을 전복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공작이 진행될수록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갈등은 점차 회복되는 기미를 보인다. 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이 바로 파이통이다. 그는 오실룬으로부터 연구지원금을 받아 오셀루나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서 파악되는 것은  파이통이 두 남녀의 매개적 인물이고, 오실룬은 화해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눈사태가 오셀루나를 덮쳤을 때 오실룬이 그리 필사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이와 같은 두 남녀의 로맨스는 10년 전의 따스함으로 가득했던 과거를 호출하여 서로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도 마찬가지다. 붉은 꽃을 손에 넣기 위해 대결을 펼치는 부분에서는 1인칭 시점으로 전환되어 각자의 소원과 그 소원이 무엇인지 의문을 던진다. 그렇게 모든 갈등은 해소되고, 에필로그가 시작된다.

  요컨대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의 모순은 작품의 서사를 이끄는 핵심이다. 소설은 갈등의 문학이다. 특히 치열한 전투나 투쟁이 빈번하게 드러나는 판타지 소설에서는 인물 혹은 운명과의 갈등이 그려진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은 조금 특별하다. 갈등의 힘이 이야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영역, 다시 말해 인물과 소재의 차원에서 모순관계를 발생시키고,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만약 이 소설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위에서 지적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서는 검과 마법이 난무하지 않아 재미없는 소설이라는 평가가 충분히 가능한 작품이다. 혹은 지나치게 낯선 세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낯선 세계로 떠나는 것이 진정한 모험의 시작은 아닐까. 이는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의 특이한 배경으로부터 떠오른 의문이었다. 자연과학이 발흥한 시대. 불사조인 알-사다드의 존재는 허황된 전설일 뿐이었다. 그러나 불사조는 실존했다. 적어도 목숨을 담보로 그곳에 도착한 일곱 명의 사람들은 이성이 지배하는 세계 속의 모순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전설을 찾아 떠나는 과정, 낯선 세계로 향하는 그들의 모습을 그리며 작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우리에게 슬그머니 던져준 것은 아닐까.

  알-사다드가 자신의 깃털을 오실룬과 오셀루나에게 던지고 간 것처럼.


Comment ' 26

  • 작성자
    Lv.25 노라이프킹
    작성일
    11.07.31 01:09
    No. 1

    절 로그인하게 하는 비평이네요
    이런 비평을 얼마 만에 보는지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해돌이형
    작성일
    11.07.31 01:50
    No. 2

    정성이 느껴지는 비평이네요. 루카치라니! 얼마만에 들어보는 이름인지... 이름만 들어도 왠지 아! 하게 되는 ㅎㅎ 대화명이 루드밀라시군용 ;ㅁ; 러시아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이폭스
    작성일
    11.07.31 01:58
    No. 3

    오감 만족이란 대목에 공감이 되네요. 그래요. 환상문학엔 오감을 만족시킬 작품이 많았어요. 과거형으로 적어야 하는 것이 유감이에요.

    별을 보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가슴을 관통할 힘이 있죠. 그렇게 밝고 아름다운 것을 두고서 많은 네온사인의 빛에 현혹되어 있네요. 그것은 자극적이고 빠르고 다채롭고 입맛대로 요구하기까지 하는데. 별은 별이지 네온사인이 아닌데, 비극이에요.

    이제 별은 요란한 불빛에 숨어있네요. 허황된 불사조의 전설에서도 불사조는 살아있다니, 내가 만든 네온사인을 꺼야 보일테죠. 별은 별이라서,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멀고 가까울 뿐이고 더 밝고 덜 밝을 뿐이니까요.

    살다보면 네온사인에 노출되어 심신이 둔해지곤 합니다. 이 밤에도 수많은 별이 빛나고 있는데.

    글이 담백합니다. 즐겁게 잘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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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2 해돌이형
    작성일
    11.07.31 02:05
    No. 4

    오웅,,,,이폭스님 글도 담백하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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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겸손사랑
    작성일
    11.07.31 02:28
    No. 5

    무척 감탄하면서 읽었던 작품입니다.
    정치체제에 대한 역사적인 논의들을 잘 우려냈더라구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도 좋았고.
    이야기하신대로 모순의 축을 절묘하게 사용한 구성도 꽤나 괜찮았었구요. 이 부분에 점수를 좀 주고 싶었음.
    문체 역시 괜찮았고.
    다만, 뒷 부분으로 가면서 한나라가 너무 쉽게 무너지는데 그 과정에 대한 묘사가 좀 날림이었던 거 같기는 합니다.
    아무튼 이작품때문에 이 작가분 소설을 다 챙겨봤던 기억이 나는군요.
    카르마 마스터, 운터바움... 으윽..
    아무튼.. 이작품은 무척 좋았지요.. 끄덕끄덕..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6 그로스메서
    작성일
    11.07.31 12:59
    No. 6

    참 재미있는 작품이죠. 많은 분들이 데로드&데블랑을 이상혁님 작품들 중 최고로 꼽고는 하는데, 전 오히려 하르마탄이나 눈의나라 얼음의꽃을 더 위로 쳐주고 싶네요. 비평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혼얼
    작성일
    11.07.31 14:40
    No. 7

    하르마탄이 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로하스
    작성일
    11.07.31 15:35
    No. 8

    반대는 어디서 나오는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돼지(亥)
    작성일
    11.07.31 16:27
    No. 9

    우주에서 온돠고 들었습니돼 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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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11.07.31 17:26
    No. 10

    개인적으로 눈의나라얼음의꽃은 이분 작품 중 좀 별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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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4 세류하
    작성일
    11.07.31 20:09
    No. 11

    역시 취향차이는 어쩔수 없는거구나...뭐 전 매우 재미있게 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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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6 파천
    작성일
    11.07.31 20:36
    No. 12

    그래 이런 비평이 있어야 서로가 생각하는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란것을 나눠보지 ㅜㅜ 참 좋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슬로피
    작성일
    11.07.31 22:05
    No. 13

    와... 잘쓴 비평같네요.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뭔 말은 못하겠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탁주누룩
    작성일
    11.07.31 23:19
    No. 14

    루드밀라님의 비평을 읽고 책을 읽어봤습니다. 이걸 비평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지만 게시판에 저와 관련된 글이 많기도 해서 짤막하게 넘어가겠습니다.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은 기본적으로 정치체제 소재를 잘 배치하고 독자들이 생각할만한 관점이 보이는 것이 좋더군요. 기본적으로 5권 완결을 명시하고 글을 써내려가는 것도 바람직했고 마지막 단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초부터 5권 완결이었지만 채 5권 안에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여서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한체 방점을 찍힌 느낌이라 마지막 권에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주인공은 너무 쉽게 남을 속이고 남들은 똑똑해보이지만 쉽게 넘어가더군요.

    결국 이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것은 로맨스라고 봅니다. 나머지야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재 정도의 비중인데 이 로맨스가 크게 어필이 되지 않는군요. 여성 독자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지 못하고 일부 대리점에서 반품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정치체제 소재를 잘 소화해놓고 결국 주인공은 정치가가 아니라 사기꾼이기 때문에 사기를 위한 정치 소재 활용의 수준을 넘지 못했습니다. 항상 일정 수준 이상 좋은 글을 읽고 난 다음에는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고는 하지만 여러모로 안타까운 점이 많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8.01 02:02
    No. 15

    이야기의 루트가 한정되다보니 앞 내용이 유추가 충분히 되다보니,
    내용을 기대하면서 읽을 수는 없었던 소설인지라 많이 아쉬웠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크크크크
    작성일
    11.08.01 11:45
    No. 16

    아 얼마만에 보는 비평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독행로
    작성일
    11.08.01 18:31
    No. 17

    오랜만에 비평글 보네요...ㅠㅠ
    저도 정치적인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 게
    참 흥미로워서 읽어봤습니다.

    음, 그렇지만 5권 부분은 뭔가 미진한 느낌이었는데,
    제 경우엔 오히려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관계가 주가 되고,
    그 외의 것은 부가 되는 것이 아닌가 느꼈습니다~

    그리고, 하르마탄도 정말 재밌었습니다!!
    오히려 최근작보다 이쪽이 더 재밌었던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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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겸손사랑
    작성일
    11.08.02 01:42
    No. 18

    발뭉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도 재미있게 봤지만, 분량 초과인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1 JengE
    작성일
    11.08.02 09:59
    No. 19

    이런 비평글 오랜만에 본다....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루드밀라
    작성일
    11.08.02 14:48
    No. 20

    우선 모자란 글을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분들께서 댓글로 의견을 개진해 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 덕분에 이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이 보다 넓어짐을 느낍니다. 특히 소설의 낭만성과 오실룬, 그리고 오셀루나의 관계에 대해 지적하신 부분은 대단히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비평란을 통해 생산적인 교류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탁주누룩
    작성일
    11.08.02 21:05
    No. 21

    좋은 비평글을 통해 좋은 글을 알게 되어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조금 더 알맹이를 다뤄주셨으면 좋겠네요.

    주인공 둘의 이름이 ‘얼음의 요정’과 ‘눈의 요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실룬과 오셀루나는 통합된 개체에서 분화한 개별 존재임을 추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나 신화적인 비유도 좀 아리송했습니다. 모순적인 양상들의 근본적인 의미를 담아낸다고 하셨는데 저의 눈에는 그저 흔히 쓰는 남녀 간에 애증의 코드로 밖에 보이지 않았거든요. 비평 중 이 둘의 관계를 지적하며 쓴 모순이라는 단어는 모두 애증으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또 글 제목이 얼음의나라 눈의꽃인만큼 작 중 특별한 암시가 없음에도 하나에서 둘로, 그 둘의 통합과 갈등과 모순을 둘의 이름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 아닐까요?

    작가는 다른 작가를 비평하기 힘들고, 비평하는 사람은 다른 비평글을 논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얼굴에 철판 깔고 비평글 중에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좋은 글과 좋은 비유로 이루어져서 글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감탄을 자아내고 부드럽게 읽혀져도 속 알맹이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좋은 글로 뵜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루드밀라
    작성일
    11.08.02 21:54
    No. 22

    발뭉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두 인물의 이름을 통한 추측은 그 앞선 문장인 "작품을 보면, 이 두 남녀가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났고, 머리카락의 색 또한 은색으로 동일하다는 서술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에서 시작합니다. 이름만을 놓고 판단했다면 말씀하신대로 지나친 비약일 따름이지요. 또한 신화적인 비유는 미르체아 엘리아데의 신화론에서 힌트를 조금 얻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미진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나 발뭉님의 댓글에서 한 가지 동의할 수 없었던 부분은 속 알맹이에 대한 논의 부분입니다. 어떤 것이 알맹이인지는 평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순'이라는 키워드로 이 작품을 읽었습니다. 다른 관점도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정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키워드로 읽는 작업이 누적될수록 그 작품이 가지는 의미망은 보다 확장될 것이니까요. 소설이 하나의 알맹이만 지니고 있다면, 그건 굉장히 슬픈 일이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탁주누룩
    작성일
    11.08.02 22:02
    No. 23

    아... 알맹이는 핵심이 되는 알맹이(주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속에 있는 알맹이(구체적인 내용)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 같은 머리 색은 문단이 길어질까봐 생략했습니다(운명적인 관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루드밀라
    작성일
    11.08.02 23:27
    No. 24

    그 부분에 대해서는 취향을 존중해 달라는 말 외에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김하읏
    작성일
    11.08.03 00:57
    No. 25

    우선 발몽님 21번째 댓글에서 얼음의 나라 눈의 꽃이 아니라 눈의 나라 얼음의 꽃입니다. 제가 보기에 발몽님은 지금 잘못된 지적을 하고 계신것 같아서 댓글합니다. 소설이란 열 사람이 같은 책을 읽어도 그들은 같은 책을 읽는게 아닙니다. 소설에 내포한 단 한문장조차도 열명의 사람이 살아오면서 겪은 것이 다르기에 모두 다르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동생이 아프다는 문장에서 어떤 독자는 옛날에 아프던 동생이 죽은 경험이 있어 극도의 슬픔과 불안감을 느낄수도 있는 것이고, 반대로 어떤 다른 독자의 경우 동생이 병에 걸리긴커녕 팔팔거리면서 자기를 놀려대 꼴좋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겁니다. 결국 비평도 책읽기의 연장선에 걸쳐있는 독서의 한 분야입니다. 루드밀라님은 이 소설을 모순이라는 시야로 읽고 비평하신 것이고, 발몽님은 로맨스라는 잣대로 글을 읽으신것 뿐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발몽님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것이 로맨스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어 그 이후로 주장하시는 글의 내용이 로맨스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라는 주장과 '여성 독자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지 못하고 일부 대리점에서 반품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라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더군요.
    그리고 사실 가장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속 알맹이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라는 부분입니다. 댓글로 다신 '아... 알맹이는 핵심이 되는 알맹이(주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속에 있는 알맹이(구체적인 내용)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 같은 머리 색은 문단이 길어질까봐 생략했습니다(운명적인 관계)' 이 댓글과 비평게시판에서 최근에 올리신 글로 말미암아 루드밀라님이 구체적인 소설 안의 내용을 비평하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이신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 비평하는 글은 총 5권으로 이루어진 상당히 긴 글이라는 사실을 주지하겠습니다. 일단 비평이라는 건 '이 소설을 차례로 읽어볼때 첫째장에서 이게 잘못되었다. 사실 이것은 이리이리해야하는데 작가는 이걸 잘못했다. 둘째장에서는 이런것을 잘못했고 이런건 잘했다.' 같은 방식으로 씌여지는 것이아니라. 소설을 읽었을 때 이 글에서 나는 이러한 것을 느꼈다. 비유를 하자면 다이아몬드 원석을 보석세공인이 세공할때 가공되어 나온 보석은 모두 다른 빛을 뿜어내듯이 비평가는 앞에서 말했듯이 자신이 그 글에서 발견한 것을 말해야합니다. 그러니 소설의 내용은 비평가가 주장하는 것의 근거가 될 거름이지 비평의 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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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4 이제운
    작성일
    11.11.15 14:18
    No. 26

    루드밀라님 참 어른스러운 답변이네요. 저도 발뭉님의 답변을 보고 뭔가 편향된 듯한 감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5권이어서 딱히 이야기가 부족하거나 그런 느낌은 없더군요.
    새까만양님의 글을보니 비평이란거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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