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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니름有] 표류공주의 여운

작성자
Lv.44 적학진인
작성
06.09.17 03:55
조회
1,910

작가명 : 최후식

작품명 : 표류공주

출판사 :

표류공주의 결말을 읽고 느낀 점을 썼습니다. 미리니름이 있습니다.

표류공주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 때는 화가 났습니다. 끝내 엇갈린 서로의 운명, 그리고 그들의 비참한 결말. 사실 지금도 마음이 찌르르 합니다.

그들은 책이 끝날 때까지 결국 만나지 못합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온전히 알지 못합니다. 모진위는 채경령이 목선민을 사랑하며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채경령은 자신의 탓으로 모진위가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신분이 되어, 해와 달을 보며, 죽어버린 자신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해와 달을 보는 그들의 시선이 가슴을 흔드는 것은, 인생의 고통을 겪은 후 나타나는 보살의 것과도 같은 자비로움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인생이 저마다 말 못할 사연이 있듯이, 그들에게도 그야말로 기구한 사연이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삶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자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와 달을 볼 때, 그들의 시선에는 인생의 고난과, 그것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깊게 녹아있습니다. 그들이 해와 달의 모습에서 찾는 사랑은, 인생의 고통을 통해 정화된 맑고 깊은 향기를 갖고 있습니다.

운명이란 이런 것인가 느낍니다. 진실된 마음, 계속되는 오해, 끝내 엇갈리고 마는 사랑... 그들의 그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이 저에게도 조금이나마 전해져, 정말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아주 가까이 있음에도, 결국 서로를 보지 못한 채 끝나는 모습이란...

일월병승은 계속될 것이고, 그들의 발걸음은 계속 항주로 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젠가 그 둘이 만나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 둘은 분명 첫 눈맞춤에 서로를 알아볼 것입니다. 기쁨과 회한이 미소와 함께 눈물이 되어 흐를 것입니다. 그들은 모진 인생을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아무 조건 없는 사랑에,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음에 감사할 것입니다.

서로가 포옹하며 눈물흘리며 미소짓는 모습이 보일 듯 합니다.


Comment ' 9

  • 작성자
    約鮮
    작성일
    06.09.17 05:14
    No. 1

    좋은 감상이네요.
    표류공주는 언제나 회자될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spt0912
    작성일
    06.09.17 06:19
    No. 2

    예전부터 추천글을 많이 봤는데도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돼서 읽기를 꺼리는 책입니다. 몰입도가 높고 끝이 슬픈 소설을
    읽으면 한동안 멍해지는지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파라오
    작성일
    06.09.17 08:45
    No. 3

    제 책장을 장식하고 있으면서 딱 한 번만 읽은 책은 이 표류공주가 유일합니다. 언제나 한 3분쯤 노려 보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다른 책을 집어들고는 하지요... 두번 읽을 엄두가 안 나는 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엿l마법無
    작성일
    06.09.17 11:16
    No. 4

    후우...정말...대단한 책이자 슬픈 책이라서..(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9 표해만주
    작성일
    06.09.17 15:33
    No. 5

    파라오님 처럼 저 역시 책은 소장하고 있으나 손대길 꺼려 집니다.
    처음 읽었은때 몰아쳐서 읽고 몇일을 뒤숭숭하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산목
    작성일
    06.09.17 22:58
    No. 6

    그래도 아직 못읽으신 분들께는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감히 추천해드리는 한국 무협소설계의 불후의 명작입니다.

    무협소설을 문학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황금달걀
    작성일
    06.09.18 21:30
    No. 7

    산목님 말씀이 딱 입니다. 잘 쓰시는 분들 정말 많지만 '문학'이란 말이 떠오르는 작품은 역시 표류공주죠.
    어린 시절 이걸 읽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게요. 정말 이토록 생가슴을 후벼파는 작품도 없을 겁니다.
    읽은 걸 정말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안읽었다면 더 후회했을 거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스에
    작성일
    06.09.18 23:24
    No. 8

    표류공주 정말 멋진 작품이죠.

    그러나 2번 읽으라고 하면 절대 읽지 못할 작품이죠. 정말이지 독자에게 가혹한 작가이신듯.

    작품중에 첫번째 사부의 죽음이 저에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진위야 바로 그 고양이가 너였느니라` 이부분이 왜그렇게 가슴에 와닿던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우중충한날
    작성일
    06.09.19 15:59
    No. 9

    슬픈건 보고나서 다시보고싶지않아요 가슴이 아파서 ㅡ.ㅜ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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