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최후식
작품명 : 표류공주
출판사 :
표류공주의 결말을 읽고 느낀 점을 썼습니다. 미리니름이 있습니다.
표류공주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 때는 화가 났습니다. 끝내 엇갈린 서로의 운명, 그리고 그들의 비참한 결말. 사실 지금도 마음이 찌르르 합니다.
그들은 책이 끝날 때까지 결국 만나지 못합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온전히 알지 못합니다. 모진위는 채경령이 목선민을 사랑하며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채경령은 자신의 탓으로 모진위가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신분이 되어, 해와 달을 보며, 죽어버린 자신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해와 달을 보는 그들의 시선이 가슴을 흔드는 것은, 인생의 고통을 겪은 후 나타나는 보살의 것과도 같은 자비로움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인생이 저마다 말 못할 사연이 있듯이, 그들에게도 그야말로 기구한 사연이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삶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자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와 달을 볼 때, 그들의 시선에는 인생의 고난과, 그것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깊게 녹아있습니다. 그들이 해와 달의 모습에서 찾는 사랑은, 인생의 고통을 통해 정화된 맑고 깊은 향기를 갖고 있습니다.
운명이란 이런 것인가 느낍니다. 진실된 마음, 계속되는 오해, 끝내 엇갈리고 마는 사랑... 그들의 그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이 저에게도 조금이나마 전해져, 정말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아주 가까이 있음에도, 결국 서로를 보지 못한 채 끝나는 모습이란...
일월병승은 계속될 것이고, 그들의 발걸음은 계속 항주로 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젠가 그 둘이 만나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 둘은 분명 첫 눈맞춤에 서로를 알아볼 것입니다. 기쁨과 회한이 미소와 함께 눈물이 되어 흐를 것입니다. 그들은 모진 인생을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아무 조건 없는 사랑에,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음에 감사할 것입니다.
서로가 포옹하며 눈물흘리며 미소짓는 모습이 보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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