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연
작품명 : 벽력암전
출판사 : 뿔미디어
약간의 미리니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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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새로운 무림을 꿈꾸던 절세기재 '자영기'가
음모로 인해 살해당한 시점에서 시작되며, 또한 종결된다.
「현재」의 이야기는 자영기의 복수를 향해 움직이고,
「과거」의 이야기는 자영기의 죽음을 향해 움직인다.
현재와 과거가 계속해서 교차하는 구도다.
솔직히 나는 이런 구성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핵심인물, 핵심사건에 집중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벽력암전은 맘에 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과거편이 결코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편이 존재하는 이상 현재의 주인공, 사건에
좀 더 관심과 애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벽력암전에서는 과거편이 굉장히 재밌다.
우선 자영기라는 존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이미 죽었다는 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너무나 애석하면서도 죽기전 그의 삶에 끌린다.
그리고 그와 두 형제 사이에 존재하는,
눈에 잘 보이진 않으나 무엇보다도 끈끈한 정...
그것이 마음을 움직여 주고, 세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과거편의 자영기가 그렇게 멋진 놈이기 때문에,
또 그런 그와 나눈 마음이 그토록 뜨겁고 진하기 때문에,
「현재」의 복수가 그만큼 격하게 마음에 와닿는 것이다.
현재편에서 활약하는 복수의 주역, 자영기의 두 형제는
오랜 세월 영기와 소식을 끊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를 살릴 수 없었고, 뒤늦은 복수에 나선 것이다.
이 두 사람에 대해서는 신비주의를 취하고 있다.
과거편이 진행되어가면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정체 또한 과거편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한 요소다.
엄청난 무예, 뛰어난 심계, 거기다 배후세력까지 있는 듯 하다.
복수극은 인물보다는 사건 하나하나를 조명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과거 현재를 오가는 도중에
이런 속도까지 붙어버리니 조금 어지럽기는 하다.
좀 더 부드러운 전환으로 독자를 편하게 이야기에 끌어들였다면
더욱 더 좋았겠지만, 지금 정도로도 따라가는데 크게 힘들진 않다.
이들의 복수는 잔인하고, 철저하고, 격렬하다.
전 무림이 복수의 대상이지만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사 무림은 사냥감이고 그들은 어둠 속의 사냥꾼이다.
막강한 무력과 복수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한
그들의 거침없는 행보는 통쾌하고 시원하다.
자영기에게 매력을 느끼면 느낄 수록 그 느낌은 더해진다.
그저 백연님의 이름 두글자 보고 빌렸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보니, 기쁘기 그지없다.
독특한 구성과 매력적인 인물, 시원스런 전개...
벽력암전은 보기 드문 수작이다.
솔직히 백연님께서 책을 빨리 쓰시는 편은 아니다.
이런 글은 속도감과 감정의 계승이 중요한 만큼
전권의 내용이 잊혀질 정도로 늦게 내진 않으시길 빌 뿐이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2163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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