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검로'를 다시 읽으며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오랫만에 읽었던 무협소설을 되새기며 책한권을 집어든다.
난 무협소설을 주로 작가를 보고 읽는다. 김용님에 빠져있을때는 그가 쓴 모든 소설을 다읽어야 직성이 풀렸고 어떤 작가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그 작가가 주는 묘한 꽤감이 머리를 지배하고 거기에서 엔돌핀을 얻어가며 살아간 시간들이 많다.
장경의 작품세계는 특이하다. 어느 책 서문에 용대운작가가 써놓은 "변경이 보인다"라는 말이 수긍이 간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난 이렇게 애기하고 싶다. "그는 참 끈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구나!"
이후의 '암왕'등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작품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 하는 노력을 엿볼수 있다.
내가 느낀 이 작품은 마치 바둑판을 보는듯하다. 중앙의 싸움과 각귀와 변의 싸움이 따로 따로 이지만 결국은 하나의 대결로 귀결되듯이...구성이 치밀면서도 인물의 특성을 절대 놓치지 않고 지루한 설명도 없다. 또한, 시간과 사건의 동선이 물흐르듯 자연스럽다.
주인공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한다. 끊임없이 모든걸 잃어버리는 공동파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자존심, 이렇게 복잡한 세상에서 무엇하나 가진것 없는 내가 가지고 있는것 하나가 바로 이 자존심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공동파의 마지막 자존심에 자신을 던져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좋은 작품을 읽게 되는건 행운인듯 합니다. ^^ 오늘 가입인사를 대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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