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여간의 긴 시간속에서 드디어 표류공주를 완독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한솔쓰님처럼 씨발이란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눈물한방울이 그 '씨발'이라는 단어를 대신 했을뿐....
너무도 멋진 소설이었다.
장경님의 암왕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그런 무협소설.. 아니, 문학이었다
이렇게도 감명깊게 읽었는데도 표류공주에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것은 사랑.. 이었을까?
표류공주를 읽으며 사부 도학정이 죽어가며 말했던 표묘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글썽였다. 또한 구연기, 하상곤, 황경, 희로애락 사괴 등의 주인공과 몇안되는 친분을 쌓고 있던 이들이 죽었을때도 표묘이야기 보단 아니었어도 살포시 눈물을 글썽여 주었다.
신도곡에서 모진위와 채경령이 뇌옥에서 만났을때, 채경령은 모진위가 다시 돌아와줄수만 있다면 모두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런 모진위는 채경령이 말한 다시 돌아온다면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목선민으로 착각했다, 그리고 목선민과의 비무에서 검을 멈춰버렸다.....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서로가 서로의 사랑을 모르고 있었다... 마치 도학정과 들고양이처럼...
내가 표류공주에서 보았던 사나이들, 영웅호걸들 중 역불기가 그렇게 멋있어보이더라..
그는 알고있었다. 그가 아는 자들만 세명이나 목선민 따위가 넘볼수 없는 그런 고수 라는것을... 역불기 자신과, 유진목, 그리고 가장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한사내 모진위!
모진위를 보고 몇몇사람들은 약하다고한다. 하지만 모진위 그는 전혀 약하지않다. 이책을 읽은.. 표류공주를 읽어본 독자들중 모진위보다 강한 사람은 절대로 아무도 없을것이며 표류공주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중에서도 모진위 보다 강한사람은 없다! 누구라도 자살충동을 느꼈을법한 상황에서도 모진위는 꿋꿋이 이겨냈다. 마치 질기고 질긴 잡초처럼...
이야기가 딴데로 새어버린것 같다..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역불기의 마지막 모습은 정말 너무나도 멋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역불기 그가.. 도를 놓고 더이상 살수의 길을 걸을수 없는 그가 나약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가 너무나도 멋있게 느껴졌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내생각엔 변함이 없다.
언젠가 채경령이 이런말을 한 적이있었다.
"해와 달? 이봐요, 허아저씨. 그래요, 해와 달. 저 사람이 해라면 소녀가 달이
랍니다. 해가 뜨면 달이 사라지지요. 해가 져야만 달이 뜨고요. 저 사람이 달이
라면 소녀가 해가 되지요.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사이랍니다. 혼례? 하늘이
두쪽이 나지 않는 한... 아니, 해와 달이 동시에 뜨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
을 겁니다, 허아저씨."
태양과 달은 공존할 수 없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존재했다. 일월병승... 그녀와 모진위는 비록 서로 이루어 지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주며, 그리고 사랑을 나누어 준 만큼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구월이 되면 언제나 먼길을 떠났다. 봉황산과 응과정으로.. 그리고 그들은 보았다. 매년 보았다. 일월병승... 채경령이 결코 불가능 하다고 했던 일월병승... 그들은 매년 그 일월병승을 바라보며 서로의 사랑이 내세에선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갈망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콧등이 시큰해져왔다... 그리고 '씨발'이란 말을 대신할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다.
지금까지 읽어본 수많은 무협들중에서 결코 장경의 작품들에 뒤지지 않는 그런 최고의 무협아닌 문학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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