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한국무협소설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고 생각하는 광혼록을, 요즘 다시 무협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 대여점에서 보았을때 미친듯이 3권을 읽고서 2부 언제 나와!!하면서 맨날 책방을 들락날락거리면서 2부 안나왔어요? 하고 얼굴에 철판 깔며 물어보기를 몇달..
그리고 서점에서 2부를 발견했을때 그 감동이란! 정말 꿈이 아닐까 하며 꼬집어볼뻔했다.. (이건 드래곤라자 후속편 퓨쳐워커 나왔을때의 감동과도 비견될만하다)
당시 나는 중학생이라는, 돈에 쪼들리던 궁핍한 처지에 있었는지라 빌려보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서 광혼록을 다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볼때마다 또 보고 싶어도 그저 책방에서 몰래 엑기스만 훑어보기만 하였을뿐..
어느새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나는 풍종호님의 작품을 모조리 섭렵했다. 책방에 없어서 못 봤던 경혼기나 일대마도는 교보문고에서 앉아서 다 봤다-나도 참 지독한 사람이다..
잠시, 판타지계로 외도해있던 사이 무림계는 괜찮은 작품들을 내며 나를 유혹했고 요즘 볼 것 없는 판타지에 심심했던지라 무협소설에 다시 빠지며(물론 그전엔 아예 발길을 끊었단 얘기는 아니다) 고무림에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나는 잊을 수 없는 광혼록을 이참에 사버려야겠다고 결심하고 이곳저곳을 뒤진끝에 어느 만화방에서 주인아주머니를 적당히 회유하여 전권을 손에 넣게되었다!(사실은 무협전문헌책방을 찾아가고 싶었으나 어디있는지를 몰라서;;)
그리고 죽어라 다 읽고나서 역시 최고!하며 눈을 빛내는 나..쿨럭.
개인적 취향으로 등장인물 많이 나오는 것(특히 주연을 99% 싫어하는 나로서는 필수요건이다)-물론 그 사람들이 모두 개성만점이어야하는것은 당연지사!-과
이리저리 깔린 복선(이정도는 되어야 두번 볼 마음이 생기지..)과 이리저리 비밀에 쌓인 사람..이 나오는 소설을 죽어라 좋아하는 본인으로서는..
광혼록은 정말 취향120% 맞는 소설이다!
게다가 분위기도 정말 유쾌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 사람들이 티격태격 싸우는 것은 세익스피어의 등장인물들과 맞먹을 정도이고
(세익스피어의 대사빨은 장난아니게 긴장감 넘치고 유머스럽다.게다가 잘 보면 황당하기까지 하다.)
복선과 추리는 롤링의 해리포터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것과 맞먹는다. 게다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명콤비 포와로와 헤이스팅스를 생각나게도 만드는 콤비들.
언제나 말하지만..광혼록은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왔다.
비뢰도(이것도 그냥 재밌게 보고 있긴 하다. 아무튼 요즘세대의 취향에는 딱 들어맞으니까)보다 수억배는 더 웃긴데. 더 재밌는데.
요즘에 표지고치고 재판하면 분명히 뜰텐데. 아..정말 시대를 잘못 골라 태어난 비운의 명작이여..
이 참에 풍종호님의 다른 책도 모두 사려고 벼르고 있다. 지금은 돈에 쪼달릴 나이는 아니니까.
하지만 좀 불만스러운 점은 있다.
주전웅이 왜 몰락했는가가 아직도 알수없다. 수로맹주와 비견될바였으면 친구도 많았을텐데 왜? 왜 그러고 다닌건가? 그리고 몰락시킨 사람은 누구인가?
풍종호님..제발 외전이나 3부좀 내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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