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미친듯이 쏟아지는 수레기님 덕분에 간만에 외출해 집 밖을 쓸었습니다. 눈을 가만히 뒀다간 연장자 분들이 넘어지실 수도 있어서요. 더구나 집이 시골이라 걱정이 되서 일찍 나와 쓸었습니다. 내친김에 동네 한바퀴 돌며 길을 냈지요.
근데, 집에 돌아와보니 딱 치운 만큼 다시 쌓였더군요. -0-;; 아 이런....
또 눈을 쓸었습니다. 헉헉, 이젠 숨이 차요. 다시 마을에 길 내고 돌아와보니, 미친 자연 복원력에 식겁했습니다.
벌써 세번째 마을을 돌고 왔습니다. 밤이 늦어 그만할까 생각했지만 아직도 눈이 내리네요. 신발은 젖었고 패딩은 녹은 눈에 쩔었고 다리는 아파오는데, 그놈의 눈은 그칠 생각을 안해요 ㅠㅜ
여태 안오다가 갑자기 이게 뭔일이야! 이러다 저희 마을 고립되겠어요. 눈 많이 오면 정말 밖에 못나가요. 제설차가 올만한 지형도 아니고 염화칼륨을 뿌리자니 주변의 농지가 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시 눈 쓸로 나갑니다.
지금 창 밖엔 네 명 정도 같이 눈 치우는 분들이 계시네요. 빨리 합류해야지. ㅠㅜ
왜 군대에서 눈을 그렇게 증오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네요. 쓸어도 쓸어도 끝이 안보이는 이 막막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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