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으론 한 시즌 더 해서 기어이 덱스터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한편으론 좀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서(이게 이 드라마의 본질적인 문제긴 합니다만) 그냥 이 정도 선에서 타협하는구나 했네요. 제가 덱스터의 작가라면 딜레마를 더욱 증폭 시켜서 동료 경찰들을 연쇄살인 하는 연쇄살인마와 대결을 붙이고 결국엔 경찰에게 잡혀 죽거나, 혹은 덱스터의 정체를 까발려서 동료들로 하여금 쫓게 만들어서 마지막엔 동료들 손에 죽게끔 하는 결말도 좋았을 것 같단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연쇄살인마들을 연쇄살인하는 연쇄살인마라는 흥미롭고 자극적인 소재는 정말 매력적임엔 부정할 수 없었지만 상당히 반사회적인 성격을 띌 가능성도 농후하기도 했지요. 연쇄살인마인 주인공의 해피엔딩을 바랄 수도 없고, 그가 겪어왔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면 주인공에게 죽음이란 좀 가혹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이 연쇄살인마가 연쇄살인마 답지않게 느끼는 감정들의 정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만 다른 사이코패스와 달리 불완전한 사이코패스였다는 설명으로 빠져나오더군요. 분명히 주인공인 덱스터는 선천적인 문제가 아닌 후천적 경험으로 시작되었으니 그 설명이 납득하지 못 할 이유는 아니었긴 했지요.
덱스터 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기억에 다 남을만큼 개성적이었던 점도 이 드라마의 좋은 점이었습니다. 워낙 비속어가 찰지게 해서 미드를 주욱 이어보다 현실로 돌아오면 나도 모르게 욕을 영어로 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었다는건 장점이라고 말하긴 힘들겠죠? 모든 시즌이 다 좋았다라고 이야기하긴 좀 거시기하지만 그래도 재밌었어요. 특히 소재만 놓고 봐도 이보다 훌륭한 소재를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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