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빈의 역사는 단순히 미군의 m1개런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훨씬 더 길죠. 카빈(Carbine)이란 단어 자체는 프랑스어 까라빙(Carabine)에서 따온 것인대 근대 유럽의 기병들이 사용하던 마상총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근대 유럽의 기병들은 대다수가 총을 휴대했는대 그 역사는 16세기의 라이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는 테르시오로 대표되는 장창보병의 파이크방진이 유럽 군사진형의 대세로 자리잡았었는대 4m 길이인 기병랜스보다 더 긴 5m 길이의 파이크와 할버드와 아퀘부스로 촘촘하게 짜여진 파이크 방진을 대상으로 중장기병의 돌격이 유효성을 상실했던 때입니다. 그래서 기병무용론이 크게 대두되기도 하기도 했었는대 기병의 기동성을 이용하여 기병을 권총 다수로 무장시킨 후 파이크 방진 30m 거리까지 가서(당시 총인 아퀘부스는 사거리와 명중율이 크게 떨어졌는대 그걸 권총으로 만들었으니 30m 거리보다 더 멀면 명중율이 형편없어졌습니다) 권총을 발사한 후 방진에서 후퇴하며 재장전을 하고 다시 다가가서 사격을 반복하는 카라콜 전술이 나타남에 따라 어느정도 살아남을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 카라콜 전술을 사용하는 라이터 기병들은 아퀘부스와 머스킷으로 무장한채 땅에 단단히 기반을 두고 사격하는 다수의 보병을 상대로 권총으로 무장한 소수의 기병이 포화를 뚫고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간 다음에 땅보다는 사격하기 불편한 환경인 마상에서 사격을 하고 다시 뒷통수에 총알 얻어맞으며 멀어진다음 재장선해서 이것들을 반복한다는 구조적인 단점이 있어서 구스타프 2세의 군제개혁과 함께 크게 바뀌는대 이건 역사얘기니 넘어갑시다. 카빈이라는 단어의 원조인 까라빙은 근대유럽에서 나타난 것이고 그 원조를 좀 더 따지자면 16세기까지 넘어갈 수 있으니 m1개런드에서 만들어진 단어라는 주석은 잘못되도 아주 잘못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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